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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인도 첫 고속철 사업에 파격적 차관 제공… 중국 세력확장 맞서 '反中열차' 올라탔다

박은주 기자입력 : 2017-09-21 17:00수정 : 2017-09-26 15:13
아베 총리, 모디 총리와 정상회담 갖고 고속철사업 기술·자금 지원 '선물 보따리' 양국 '亞·阿성장회랑' 사업 협력… 일대일로 대응 인도양·태평양 새질서 논의

14일 인도 서부 구자라트 주 아메다바드에서 열린 인도 첫 고속철 착공식에서 나렌드라 모디(앞줄 오른쪽) 인도 총리와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악수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최근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와 정상회담을 갖고 인도에 고속철 기술력과 자금 지원 등 '선물 보따리'를 풀고 친밀한 관계를 드러내며 이른바 '반중(反中) 연대'를 더욱 공고하게 하고 있다. 
 
아베 총리와 모디 총리는 지난 14일 인도 서부 구자라트 주 간디나가르에서 정상회담을 열고 "공통의 전략적 목표를 위해 양국 협력관계를 다음 단계로 고양하고자 협력하기로 했다"면서 해상안보, 방위산업 등 안보에서부터 경제, 문화 등 다양한 분야에서의 협력을 언급했다.

두 정상은 애초 미국-인도 해군의 연합 해상훈련이었지만, 지난해부터 일본 해상자위대의 참여가 정례화된 '말라바르' 훈련을 언급했다. 특히 '항해 자유의 중요성'과 '평화적 분쟁해결'을 강조하며 남중국해 등에서 영향력을 강화하는 중국을 견제하려는 의도를 보였다.

양국은 아시아와 아프리카 국가의 연결성을 증진하기 위한 협력을 가속할 것을 강조했다. 이른바 '아시아-아프리카 성장회랑(AAGC)'으로 불리는 이 사업은 일본의 자본과 기술, 인도의 인력자원과 현지 경험을 결합해 아시아와 아프리카 저개발국에서 도로 등 인프라 개발에 양국이 협력하는 것으로 중국이 추진하는 '일대일로(一帶一路, 육·해상 실크로드)'에 대응하는 성격이 강하다.

아베 총리는 정상회담을 통해 인도의 '신동방정책(Act East)'에 동참 의사를 밝히며 인도 동북부 지역에 투자하기로 약속했다. 신동방정책은 모디 총리가 중국을 견제하고 동남아와의 관계를 강화하기 위해 추진하고 있는 동진(東進) 전략이다.

다만 이번 회담에 앞서 제기된 일부의 예상과 달리 양국은 외교·국방 차관 사이에 이뤄지던 2+2회의를 장관급으로 격상하지는 않았다. 또 일본 해상자위대가 사용하는 수륙양용 구난비행정 US-2의 인도 해군 구매 문제도 이번에 매듭짓지 못하고 차후에 논의하기로 했다.

일본과 인도가 밀월을 즐기며 간접적으로 중국을 견제하는 뉘앙스를 풍기자 중국도 불편한 기색을 드러냈다.

양국이 성명을 발표한 다음날인 15일 진행된 기자회견에서 이와 관련된 질문을 받은 화춘잉(華春瑩)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일본과 인도 양국의 성명에는 '중국'이 없었다. 양국이 주장하는 해상에서의 국제법 준수와 대화를 통한 협상은 중국이 일관되게 주장하는 부분이다"라고 말했다고 대만 왕보(旺報)는 보도했다.

다만 국경 문제에 대해서 화 대변인은 "주권을 두고 벌이고 있는 인도와 중국 간의 영토 분쟁 문제에 어떤 방식으로든 제3자가 끼는 것은 좋지 않다"며 불편한 기색을 드러냈다.

이번 정상회담의 하이라이트로 꼽히는 건 단연 인도의 첫 고속철 착공식이다. 정상회담에 앞서 구자라트 주 최대 도시 아메다바드에서 열린 고속철 착공식에는 양국 정상이 나란히 참석하며 긴밀한 경제 협력관계를 과시했다.

일본의 고속철도인 신칸센(新幹線) 방식을 도입한 이 고속철의 착공식에 참석한 아베 총리는 고속철, 도로망 개선 등 총 5건의 사업을 대상으로 총 1900억 엔(약 1조9256억원)의 엔화 차관 제공을 약속했다.

1조1000억 루피(약 19조3490억원)에 이르는 건설비용의 80%인 8800억 루피를 일본의 50년 만기 연이율 0.1% 차관으로 충당한다는 파격적인 조건이다. 아베 총리 부부를 맞기 위해 공항으로 나간 것도 모자라 아베 총리에 뜨거운 포옹을 퍼부은 모디 총리의 태도를 납득시키는 대목이다.  

모디 총리가 이처럼 아베 총리와 친밀한 모습을 보인 것은 최근 두 나라가 어느 때보다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데다 최근 중국과 70여일간 국경 대치를 겪으면서 중국의 세력 확장을 견제하기 위한 양국 공조 필요성이 더욱 커졌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일본의 이런 파격적인 제안에 중국도 적잖이 당황한 모양새다. 

환구시보는 일본과 인도의 정상회담이 진행된 당일 '아베를 맞는 인도, 항중연맹(抗中聯盟) 꿈꾸나'라는 기사를 통해 "중국과 인도가 히말라야 고원 둥랑(洞朗·인도명 도클람)에서의 대치를 매듭지은 후 일본과 인도가 맺은 이 파트너십은 향후 중국에 대항하는 항중연맹의 초석이 될 것"이라는 견제의 목소리를 높였다.

중국 서부의 유력 신문인 충칭스바오(重慶時報)도 최근 "스스로 세계급의 강국이라고 느끼는 인도는 이미 인도양의 주인만으로는 만족하지 못한다"면서 인도의 야욕을 고발하는 사설을 냈다.

일본과 인도는 각각 남중국해, 히말라야 고원 둥랑(洞朗·인도명 도클람) 등 지역에서 중국과 국경 분쟁을 일으키며 기싸움을 벌이고 있다.

양국은 안보 문제로 출발해 경제 등 영역에서 서로 협력하기로 협의하고 미국, 영국 등 서방국가들과 '반중연대'라는 공감대로 끈끈하게 뭉치고 있다.

미국 국무부에 따르면 지난 19일 렉스 틸러슨 미국 국무장관, 고노 다로 일본 외무상, 수슈마 스와리지 인도 외교장관은 유엔 총회 참석차 방문한 미국 뉴욕에서 회동해 남중국해를 포함해 세계 전역에서 항해와 통상 자유를 강조했으며 인도양-태평양 지역에 규칙에 기반을 둔 구조 구축의 중요성을 논의했다.

이는 중국의 일대일로 사업에 부정적인 인도가 종전부터 강조해 왔던 부분으로 이 사업을 통해 주변국에 영향력을 확대하려는 중국을 견제하려는 의도에서 나온 언급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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