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커피전문점 시장 포화?… 유명 체인점 잇따라 철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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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환 기자
입력 2017-09-20 1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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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에서 유명 커피 전문 체인점들이 잇따라 매장 문을 닫고 있다. 높은 임대료와 치열한 경쟁을 이기지 못하고 사업을 접고 있는 모양새다. 이에 베트남 시장에서 자리잡기 위해서 철저한 사전 조사와 준비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베트남 호찌민시에 있는 NYDC 한 매장.[사진=NYDC 페이스북]


20일 베트남 영문매체인 베트남넷브릿지에 따르면 유명 커피전문 체인점들이 베트남에서 잇따라 사업을 축소 또는 철수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뉴욕 디저트 커피(NYDC)는 지난 5월 호찌민에 있는 마지막 매장 3곳의 문을 닫았다. 싱가포르 SUTL그룹이 투자한 NYDC는 지난 2009년 베트남에서 첫 선을 보였다.

NYDC는 최신식 음료와 미국식 디저트로 젊은층 사이에서 인기를 모았다. 이에 한때 호찌민에서만 6개 점포를 운영했고, 향후 5년 내에 점포를 20개로 확대할 계획을 세웠다. 하지만 비싼 메뉴와 점포 접근성이 떨어지는 문제 등으로 인해 NYDC가 철수를 결정한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호주 커피 체인점인 글로리아 진스 커피도 지난 4월 베트남의 마지막 매장을 폐쇄하기로 결정했다. 글로리아 진스 커피는 느린 확장 속도, 높은 임대료, 부적절한 사업 모델 등으로 인해 사업을 접었다.

지난 2006년 현지 업체와 프랜차이즈 계약을 맺고 베트남에 진출한 글로리아 진스 커피는 태국, 말레이시아와 마찬가지로 베트남에서 자리잡을 것으로 기대했다. 하지만 진출 이후 6년 간 호찌민과 하노이에서 단 6개 매장을 오픈하는 데 그쳤다. 이는 호주 시장에서 개발된 사업 모델을 그대로 적용했기 때문이란 지적이다.

에스프레사멘테 일리는 2009년 베트남 파트너와의 협업을 통해 베트남에 진출했다. 하지만 2개 매장만 개설한 이후 투자자들이 파산하고 말았다.

커피 인은 하노이에서 첫 매장을 연 이후 인기를 끈 브랜드다. 특히 베트남에 아이스 블렌드 커피를 처음 들여온 브랜드로 유명하다.

커피 인은 지난 2013~2014년 매출이 급증했지만 2014년 중반 스타벅스와 다른 브랜드들이 메뉴와 음료의 질을 향상시키면서 어려움을 겪기 시작했다. 커피 인은 매장 디자인을 바꾸고 메뉴에 몇몇 식품 제품을 추가했지만 결국 소비자들을 다시 끌어들이는 데 실패했다. 이에 2016년 9월 기존 매장 4분의 3을 없앴다.
 

더 카페 점포 전경.[사진=더 카페(The Kafe) 홈페이지]


2013년 설립된 더 카페(the kafe)는 브랜드 출범 이후 2년 안에 홍콩 또는 런던에서 해외 상장을 한다는 방침이었다. 더 카페는 하노이에서 12개 매장을 오픈하며 빠르게 덩치를 키웠고, 호찌민에서도 점포를 열었다. 2015년 10월에는 홍콩 사모투자회사로부터 550만 달러를 투자받기도 했다.

하지만 투자 유치 후 1년 만에 창업자인 다오 치 안(Dao Chi Anh)이 회사를 떠나게 되면서 더 카페는 내리막길을 걷기 시작했다. 결국 올해 4월 하노이와 호찌민 매장이 차례로 문을 닫았다.

사이공 카페는 작년 6월 호찌민시에서 첫 매장을 오픈했다. 이후 호찌민에서 7개 매장을 늘렸다. 하지만 출범 1년 만에 매장이 다시 2개로 줄었다. 임대료 상승과 경쟁 심화로 인해 매출이 큰 2곳의 매장만 유지키로 결정했다.

한국 커피 체인인 카페베네는 2014년 첫 발을 내딛인 이후 오는 2018년까지 매장을 300개로 확대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최근 100개로 낮춰 잡았다.

이에 대해 현지 커피업계 관계자는 "현재 베트남 커피 시장에 많은 '빅 플레이어(Big players)'들이 경쟁하고 있다"면서 "이와 함께 비싼 임대료가 체인 개발을 방해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한편, 베트남 커피 시장은 오는 2020년까지 매년 15% 이상 성장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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