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수출증가율 세계 1위…불안 요소 많아 "4분기 둔화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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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승길 기자
입력 2017-09-19 1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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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WTO발표 1-7월 증가율 16.3%…수출액 3280억 달러 '최고 성적표'

  • 물량보다 단가상승 '일시적 효과'…미 자산축소로 증가폭 둔화 예상

[김효곤 기자]

올해 1~7월 한국의 수출증가율이 세계 10대 수출국 가운데 1위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8개월 연속 두 자릿수 증가세를 기록하는 등 최고의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그러나 지난해 저조했던 수출실적에 대한 기저효과의 소멸, 유가상승 및 세계경기 회복 등 대외요인에 따른 일시적 요인, 특정 품목에 대한 지나친 수출 의존도 등 불안요소가 산적해 4분기에는 둔화가능성이 클 것이라는 관측도 적지 않다.

세계무역기구(WTO)가 19일 발표한 '월간 상품수출 통계'에 따르면, 올해 1~7월 한국의 수출 총액은 3280억 달러(약 370조2000억원)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6.3% 증가했다.

이는 세계 10대 수출국 가운데 가장 높은 증가율이다. 2위인 네덜란드(11.0%), 3위 홍콩(8.5%), 4위 중국(8.3%), 5위 일본(8.2%)과 월등한 격차다. 특히 전 세계 70개국 수출 증가율(8.8%)의 두 배에 육박했다.

실제 한국의 수출은 거침없는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가장 최근인 지난달 통관 기준 수출액은 471억1600만 달러로 잠정 집계돼 전년 대비 17.4% 늘었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의 수출은 지난해 11월부터 10개월 연속 증가했다. 이는 지난 2011년 12월 이후 68개월 만이다.

증가세도 가팔랐다. 올해 들어서만 매월 두 자릿수 증가율을 기록하고 있다. 8개월 연속 두 자릿수 증가는 2011년 9월 이후 71개월 만이다.

산업부는 수출증가 원인에 대해 "글로벌 제조업 경기가 회복되고 주력 수출품목의 단가 상승, 수출물량 증가, 주력품목의 고부가가치화 등이 주요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수출가격 단가를 보여주는 '수출물가지수 증가율'은 1~7월 전체 13.9%인 것에 비해 반도체(51.6%), 석유제품(29.3%), 석유화학(25.0%) 등 주력 품목의 단가는 크게 뛰었다.

문제는 4분기에도 이런 수출 증가율을 기록할 수 있을지 여부다. 여러 불안요소가 산적해 하반기 증가세 둔화 가능성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우선 기저효과 소멸이 눈에 띈다. 지난해 한국 수출은 58년 만에 2년 연속 수출 감소를 기록하는 등 체면을 구긴 바 있다.

지난해 7월까지 19개월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한 수출은 8월 반짝 반등 후 9월(-5.9%)과 10월(-3.2%) 다시 감소세를 보였다. 그러다 11월(2.5%)과 12월(6.4%) 10개월 연속 증가의 시작을 알렸다.

이는 지난해 저조한 수출성적에 대한 반대 효과로 수출 증가율이 늘어났는데, 11월과 12월 상대적으로 줄어들 수 있다는 의미다.

또 한국의 수출이 크게 늘어난 것은 가격상승에 따른 일시적인 효과라는 분석도 있다. 수출 물량과 단가가 모두 상승했지만, 물량보다 단가상승 요인이 컸다는 것이다.

단가가 오르면 같은 양을 수출해도 금액 기준 수출증가율은 오를 수밖에 없다. 특히 국제유가 변동과 연관이 있는 원유제품의 경우, 유가상승에 따른 '착시효과'가 영향을 미쳤다는 관측이다.

이와 함께 특정 품목에 대한 수출의존도가 너무 높다는 점도 불안요소로 꼽힌다. 유병규 산업연구원 원장은 "한국수출은 반도체에 대한 수출의존도가 너무 높다는 특징이 있다"며 "세계경기 회복과 4차 산업혁명 진행 등으로 반도체시장 전망은 밝은 편이지만, 반도체산업의 높은 변동성은 수출 안정성을 저해할 우려가 있다"고 설명했다.

수출 주무부처인 산업부는 하반기 수출 전망에 대해 "미국 연준 자산매입 축소, 보호무역주의 강화 등으로 인해 증가 폭이 다소 둔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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