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서 날개단 中 게임사...중국 문턱도 못 넘는 韓 게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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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희강 기자
입력 2017-09-19 0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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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8개"

올 상반기 국내 구글플레이 스토어에 출시된 중국 모바일 게임의 숫자다. 5년 전 10개 미만에 그쳤던 중국 게임사들의 한국 진출이 가시화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반면, 우리나라 게임사들은 사드 배치에 따른 중국의 '한한령(限韓令·한류 금지령)' 시행으로 중국 문턱조차 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심화되는 양국 간 게임무역 불균형으로 한국 게임사들이 사장(死藏)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18일 아이지에이웍스(IGA웍스)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국내 구글플레이 스토어에 출시된 중국 모바일게임 수는 68개로, 지난해 52개에서 31% 증가했다. 장르의 비중은 RPG(역할분담게임), 전략, 액션 장르가 전체의 86%를 차지했다.

이날 구글플레이 매출 기준으로 소녀전선(4위·룽청), 음양사(7위·넷이즈), 권력(9위·이펀컴퍼니), 클래시로얄(12위·슈퍼셀), 로드모바일(14위·아이지지닷컴), 반지(16위·이엔피 게임즈), 클랜즈(17위·시선게임즈), 뮤오리진(18위·천마시공) 등 대부분 중국산 게임들이 상위권에 랭크돼 있다. 엔씨소프트의 '리니지M(1위)'과 넷마블의 '리니지2 레볼루션(2위)', 넥슨의 '액스(3위)' 등 국내 게임업계 '3N'의 턱밑을 바짝 뒤쫓고 있는 형국이다.

중국 게임 퍼블리셔들의 활동도 눈에 띄게 증가했다. 지난해까지 중국 게임 퍼블리셔는 한국지사(27%) 비중을 적게 두고 서비스를 했지만, 올해 들어 한국지사(48.5%)를 늘린 것으로 파악됐다. 포화된 중국 모바일 게임 시장 환경에서 벗어나 한국이라는 나라에서 활로를 모색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실제 중국 게임 시장 점유율의 60% 이상을 차지하는 텐센트, 넷이즈 등을 비롯해 룽투코리아, 라인콩코리아 등 대기업들은 막대한 자본을 앞세워 일찌감치 국내 진출에 나선 상황이다. 이들은 국내 게임 시장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MMORPG(다중역할접속게임)를 앞세우며 흥행몰이를 가속화하고 있다.

중국디지털출판판권협회 게임출판업무위원회(GPC)가 발표한 '2017년 상반기 중국 게임산업 보고서' 의하면 중국 게임 매출은 997억8000만 위안(약 17조원)으로, 이 가운데 모바일 게임의 매출은 561억4000만 위안(약 9조5000억원)을 달성했다.

이처럼 중국 게임사들이 국내에서 승승장구하고 있는 것과 달리, 국내 게임사들은 마른침만 삼키고 있는 실정이다. 대표적으로 중국 현지 게임 서비스 허가권인 '판호(版號)' 장벽에 막혀 국내 게임사들은 진출조차 못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 판호를 받은 한국산 게임은 '던전앤파이터 모바일', '크로스파이어 모바일' 등 6종으로, 전체의 0.11%에 불과한 수준이다. 이마저도 중국 시장에서 이미 서비스를 하던 게임들을 대상으로 신규 발급이 아닌 갱신조치가 이뤄진 것으로 파악됐다.

넷마블의 흥행작 '리니지2 레볼루션'은 물론, 엔씨소프트의 '리니지 레드나이츠'와 넥슨의 '메이플스토리M', '삼국지 조조전' 등의 히트작들도 판호를 신청하기만 한 상태다. 그나마 국내 대형 게임사들은 텐센트와 넷이즈 등 중국 대형 게임사들과 손을 잡고 진출의 물꼬를 트고 있지만, 여건이 넉넉지 않은 중소 게임사들은 벙어리 냉가슴만 앓고 있다.

한국게임학회 관계자는 "중국 정부는 판호를 이용해 한국 게임의 출시를 의도적으로 제한하며 자국 산업 지키기에 열을 올리고 있다"며 "우리나라 정부 역시 국내 게임사를 옥죄는 '셧다운제' 등 과잉 규제를 완화하고, 보복성 무역장벽을 해결하는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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