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나가는 100만 '황금연휴'…내수 공동화 살릴 묘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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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군득 기자
입력 2017-09-17 1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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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출국 여행객 작년 두배 '역대 최대'…유커감소 겹쳐 내수진작 효과 실종

  • 관련 업계는 "임시공휴일 남의 일"…바가지 요금에 '같은 값이면 해외로'

[자료=인천공항공사]


최대 열흘까지 쉴 수 있는 추석 연휴가 보름 앞으로 다가왔다. 연휴가 길어진 만큼 해외로 발길을 돌리는 여행객도 큰 폭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여행사에서 집계한 자료에 따르면 추석 연휴 기간 동안 한국을 빠져나가는 여행객은 100만명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역대 명절 연휴 중 가장 많은 수치다. 지난해 추석 연휴 때 해외여행객이 47만명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상당히 많은 사람들이 해외로 나간다는 의미다.

인천공항공사는 지난해 5월 연휴(5월 4∼9일)에는 45만여명이 출국했고, 지난 5월 징검다리 연휴(4월 28일∼5월 9일) 때는 98만여명이 해외로 나갔다.

지난해 추석 연휴(9월 13∼18일) 때 출국객 수는 46만9000여명, 올해 설 연휴(1월 26∼31일)에는 49만9000여명이었다.

비수기보다 3~4배 호가하는 항공료에도 아랑곳하지 않는다. 같은 노선, 같은 지역이라도 평소 20만~30만원짜리 노선이 이번 연휴에는 100만원에 육박하는데도 구매가 이뤄지고 있다.

일부 단거리 노선의 경우에는 3박 4일 일정에 19만9000원대가 89만원에 팔릴 정도다. 이처럼 해외여행객 100만명이 예상되자 벌써부터 내수 시장은 빨간불이 켜졌다.

가뜩이나 내수 시장은 침체 국면인데 믿었던 중국인 관광객 감소로 올해 추석은 대목을 기대하기 어려운 처지다.

정부가 지난 12일 내놓은 민생안정대책도 내수를 살리는 데 역부족이다. 국내 관광명소를 찾을 만한 유인책이 부족한 데다, 올해는 코리안 블랙프라이데이인 ‘코리아페스타’와 같은 이벤트도 없다.

이렇다 보니 숙박‧음식업 등 서비스업 종사자들은 2일을 임시공휴일로 지정한 것도 달갑지 않다는 반응이다. 징검다리 연휴이면 국내 소비가 그나마 늘어났겠지만, 이마저도 임시공휴일로 지정돼 손님을 해외로 빼앗겼다는 것이다.

임시공휴일이 두 달 전에 지정된 탓도 크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대부분 명절 여행이 가족단위라는 점을 볼 때 이미 4~5개월 전 여행계획을 세우는 패턴이 많다. 이때 여행지나 숙박업소 예약도 모두 끝난다.

결국 정부가 임시공휴일을 지정하더라도 내수 시장이 살아날 수 있는 구조가 아닌 셈이다. 명절 기간 소비자들을 해외로 빼앗기지 않으려면 휴가 정책을 중장기적으로 손봐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이인철 참좋은경제연구소장은 한 라디오와 전화통화에서 “이런 상황으로 가다가는 소위 ‘죽 쒀서 개 줬다’는 표현을 쓸 수 있다”며 “국내 여행보다 해외여행이 늘어나면 구태여 임시 휴일을 지정한 의미가 없다는 얘기”라고 지적했다.

국내 여행을 하려고 해도 이때만 되면 주요 관광지 물가, 숙박료가 두세 배로 뛰는 바가지 상술 근절도 필요하다. 해외에 가는 비용과 국내에 가는 비용이 엇비슷하다면 절대로 국내 여행 내수 부양에는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얘기다.

이 소장은 “휴가를 분산시키는 방안도 적극 검토돼야 한다. 휴가가 너무 일률적으로 실시돼 열흘 동안 같이 쉬라고 하니까 못 쉬는 분들도 있다”며 “요금도 비싸고 만족도도 떨어진다. 대체 휴가를 통해서 휴가를 분산시킬 수 있는 방안도 중장기적으로 검토해 볼 만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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