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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길 먼 ‘소득주도 성장’…"성장동력 없인 힘들다"

배군득 기자입력 : 2017-09-13 18:21수정 : 2017-09-13 18:21
청년실업률 외환위기 이후 최고치 경신…‘J노믹스 효과’ 미약 IMF 총재 ‘속도조절’ 언급…김 부총리, 혁신과 균형 맞추기 안간힘

최악의 청년실업률속에서 서울 서대문구 이화여대 도서관에서 학생들이 공부하고 있다.[연합]

문재인 정부가 내세운 ‘소득주도 성장’이 곳곳에서 삐걱대고 있다. 더 지켜봐야 한다는 견해도 있지만, 현재로서는 정책 방향타의 재점검 필요성을 제기하는 전문가들이 많다.

특히 최저임금 인상, 공공 부문 정규직 전환, 탈원전 등 문 정부 출범 후 4개월간 곳곳에서 불거진 갈등관계는 소득주도 성장의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여기에 정부 정책이 정치권에 밀려 제 목소리를 내지 못하는 것도 소득주도 성장이 주춤해진 이유로 꼽힌다.

정부가 지나치게 소득주도 성장을 강조하다 보니, 기업 등 재계에서는 산업정책이 실종됐다고 불만을 제기하고 있다. 재계의 불만이 커지자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그동안 혁신성장이 상대적으로 소홀했다고 인정했다.

김 부총리는 지난 12일 기자간담회에서 “모든 경제정책 방향이 소득주도에만 몰린 것으로 보이다 보니 전체 경쟁력과 비교우위를 높이는 쪽(혁신성장)이 간과된 것이 아쉽다”며 “수요와 공급 측면이 같이 가지 않으면 우리 경제가 지속 가능한 성장이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새 정부 출범 후 기대를 모았던 고용시장은 여전히 한파가 이어지고 있다. 일자리 정부를 표방하며 관련 위원회 신설과 추가경정예산(추경), 세법개정안까지 모든 역량을 쏟아부었다. 그러나 결과는 외환위기 이후 청년실업률 최고치 경신을 막지 못했다.

통계청의 8월 고용동향을 보면 8월 취업자 수는 7개월 만에 20만명대로 떨어졌다. 체감실업률도 2년 만에 가장 높은 수치로 나타났다. 고용시장이 정부가 기대했던 것보다 더 경직됐다는 것을 방증하는 대목이다.

전문가들은 문재인 정부의 소득주도 성장을 단기적 시각으로 바라봐서는 안 된다고 조언한다. 정책 자체가 그동안 추진했던 성장론과 달라 이해관계가 상충될 수 있다는 것이다. 적절한 단기처방전이 나와 줘야 중장기 전략을 효과적으로 끌고 갈 힘이 생긴다는 얘기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국제통화기금(IMF) 총재도 한국의 소득주도 성장에 대해 속도조절이 필요하다고 일침을 놨다. 소득주도 성장에 대한 방향성은 긍정적이지만, 급격하게 추진하다 보면 부작용이 생긴다는 의미다.

라가르드 총재는 “소득주도 성장 정책은 수요를 창출하는 정책인데, 그렇게 하려면 공급도 같이 맞춰져야 한다”며 “이런 조치들은 경제성장 속도에 맞춰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너무 빨리 움직이면 많은 사람이 소외될 수 있는데 비슷한 정책을 택한 다른 여러 국가에서도 그런 사례가 있었다”고 지적했다.

최근 산업계와 갈등을 빚는 최저임금 인상도 경제흐름과 보폭을 맞춰야 한다는 견해를 내놨다. 임금인상 속도가 너무 빠르면 저숙련 노동자들이 가장 먼저 해고될 수 있다는 조언도 곁들였다.

국내 전문가들도 무작정 소득주도 성장을 외치기보다 저성장 극복을 위한 새로운 성장동력을 발굴한 후, 체계적인 시스템을 정착시키는 전략이 필요하다는 반응이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소득주도 성장이 저성장에 대한 뚜렷한 해결책을 담은 것은 아니다”라며 “분배와 성장의 상충관계를 외면하지 말고 산업에서 성장동력을 찾는 고민이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표학길 서울대 명예교수 역시 소득주도 성장에 제동을 걸었다.  그리스, 포르투갈 등 유럽에서 추진한 임금주도 성장이 남유럽 전체에 금융위기를 초래한 것을 사례로 들었다.

표 교수는 문재인 정부의 일자리 창출 정책에 대해 “지난 상반기 동안 은행권에서 약 4000명의 일자리가 없어졌다"며 “일자리 창출이라는 단일 거시경제 목표는 많은 부문에서 부작용과 왜곡을 야기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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