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민얼·후춘화 기고문으로 읽는 '中 19차 당대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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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차이나 황현철 기자
입력 2017-09-16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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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천민얼 충칭시 서기·후춘화 광둥성 서기, 인민일보 기고문 키워드 분석

  • '시진핑' 표현··· 천민얼 거의 모든 문장서 18차례 언급·후춘화는 5차례

  • '시진핑 동지를 핵심으로'··· 천 서기 5차례 비해 후 서기는 1차례만 사용

  • '위대', '통일'···후 서기는 사용 않고 천 서기는 각각 6차례·3차례 언급

  • 천·후 모두 '신이념·신사상·신전략' 강조 '시진핑 사상' 채택 유력

천민얼 충칭시 서기와 후춘화 광둥성 서기.[사진 = 신화통신]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측근으로 불리는 천민얼(陳敏爾) 충칭(重慶)시 서기가 인민일보에 기고문을 올린 것이 화제가 됐다.

천 서기가 충칭시 서기로 부임한 후 관영매체에 올린 첫 기고문이다. 중화망은 기고문 발표 당일 오후 ‘천민얼, 충칭시 서기 발령 후 처음 관영매체에 올리는 글 관전 포인트’라는 제목의 기사를 올렸다. 기고문 전문이 올라왔고 핵심 내용은 굵은 글씨로 처리됐다.

다음달 제19차 중국공산당 전국대표대회(이하 19차 당대회)폐막 후 결정되는 '시진핑 정부 2기 지도부'에 대한 관심이 쏠리는 상황에서 차기지도자로 부상 중인 천 서기가 쓴 글이라는 점에서 세간의 이목을 끌었다.
 

천·후 서기가 인민일보에 발표한 기고문. 천 서기는 9월 4일, 후 서기는 8월 30일 기재.[인민일보]


인민일보는 ‘19차 당대회를 맞아 특별 보도’를 기획했다. 지난달 7일 ‘베이징(北京)’편을 시작으로 매일 평일 31개 성·시·자치구 서기(書記)들의 기고문과 지역의 발전성과가 홍보되고 있다.

천 서기와 같은 50대 기수로 ‘리틀 후진타오’라 불리며 유력한 차기 지도자로 꼽히는 후춘화(胡春華) 광둥(廣東)성 서기는 지난달 30일 기고문을 게재했다. 

단지 충칭시 차례였을 뿐 천 서기가 기고문을 올린 자체는 의미가 없다고 볼 수도 있다. 그러나 상무위원 진입 여부와 서열 순위로 관심을 받고 있는 두 사람이다. 기고문은 두 사람이 걸어온 길만큼이나 큰 차이를 보였다. 특히 기고문의 6가지 키워드 △시진핑 △핵심 △위대 △정신 △사상 △통일의 사용 빈도 수를 보면 차이는 더욱 두드러진다. 기고문 분량은 각각 3000자 내외로 비슷하다.

첫 번째 키워드 ‘시진핑’은 후 서기가 5차례 사용한 데 반해 천 서기는 무려 18차례나 사용했다. 기고문의 거의 모든 문장에서 시 주석이 언급됐다.

두 번째 키워드 ‘핵심’은 천·후 서기 각각 7차례 사용했다. 후 서기는 기고문 마지막에 “지난 5년 광둥의 혁신 발전이 이뤄낸 성과는 시진핑 동지를 핵심으로 하는 당중앙의 강한 지도력의 결과”라며 시 주석과 함께 핵심을 한 차례만 사용했다. 나머지는 기술, 발전 등과 함께 기술했다. 반면 천 서기는 ‘시진핑 동지를 핵심으로’를 5차례나 언급했다.

또 후 서기는 기고문에서 ‘위대’를 사용하지 않았지만 천 서기는 총 6차례나 썼다. ‘정신’과 ‘사상’ 역시 후 서기는 각각 3차례, 2차례 사용했지만 천 서기는 7차례씩 사용했다.

마지막 키워드인 ‘통일’은 후 서기는 사용하지 않았고 천 서기는 '통일집중 지도력', '사상과 행동의 통일' 등 총 3차례 언급했다.

천 서기는 ‘4개 분야에서 충칭 발전의 새 지평을 연다’는 제목의 기고문에서 18차 당대회 이후 가장 의미 있는 이정표적 성과로 “시진핑 총서기의 ‘핵심’ 지위를 당중앙과 전당(全黨)에 명확히 하고, 시진핑 총서기의 중요 연설과 당중앙 국정 운영의 신이념, 신사상, 신전략 수립”으로 꼽았다.

지난 5년간 충칭시가 거둔 경제 실적을 높게 평가하면서 “당중앙이 쑨정차이(孫政才)에 내린 ‘엄중한 기율 위반 혐의’에 대한 조사 결정을 지지하고 사상과 행동을 중앙의 요구대로 통일해 정치국면을 안정적으로 유지했다”고 충성심을 드러냈다.

또 “'보왕(보시라이와 왕리쥔)'사상의 해악을 없애고 당풍염정(黨風廉政·당의 기풍과 청렴한 정치)건설과 반부패 투쟁을 추진해 당내 정치생태의 감시자 역할을 잘 수행해야 한다”며 사상의 첨병 역할을 독려했다.

마지막으로 사상 통일이 강조된 “‘시진핑 7·26 중요 연설 정신’을 학습하고 관철시키는 것이 19차 당대회를 맞은 우리의 중요한 정치적 임무이자 책임이다”며 충성을 거듭 강조했다.

7월 25일자 파이낸설타임스(FT)에 따르면 1963년생인 쑨 전 서기는 2022년 중국 공산당 총서기로 내정될 수 있는 유력한 차기 지도자 후보였다. 후진타오(胡錦濤) 전 국가주석의 천거를 받았지만, 경쟁자들과 비교해 공개적으로 시 주석을 지지하는데 소극적이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중국밀보(中國密報)의 단독보도에 따르면 쑨 전 서기 실각의 결정적 원인은 왕치산(王岐山) 중앙기율검사위원회 서기다. 과거 쑨 전 서기가 베이징시 비서장으로 있을 때 왕 서기가 베이징시 시장으로 오면서 두 사람 사이에 알력과 앙금이 생겼고 결국 화근이 됐다는 것이다.

천 서기와 함께 상무위원 유력 후보로 거론되는 후 서기의 기고문 제목은 ‘혁신에 의한 발전전략 견지’다. 2012년부터 광둥성 서기를 맡고 있어 지난 5년간 혁신을 통한 자신의 치적을 소개하는 데 주력했다.

후 서기 기고문에 따르면 2016년 광둥성에 투자된 R&D는 총 2035억 위안(약 35조1403억원)으로 GDP의 2.56%를 차지했고, 신기술기업 숫자는 1만9857개로 중국 전체 1위를 기록했다. 같은 해 발명 특허 신청량은 15만6000건으로 2012년에 비해 배 이상 증가했고, 국제 특허 신청량은 2만4000건으로 2012년에 비해 2.56배 증가했다.

천·후 서기 모두 시진핑 총서기의 국정 운영 이념인 신이념, 신사상, 신전략을 강조한 부분이 눈에 띈다. 2기 지도부 상무위원 진입이 예상되는 한정(韓正) 상하이시 서기와 시 주석의 또 다른 측근인 차이치(蔡奇) 베이징시 서기 등도 인민일보 기고문을 통해 같은 내용을 강조했다. 이번 당대회에서 시 주석의 사상이 당장(黨章)에 명기되는 것이 유력하다는 관측을 뒷받침해주는 대목이다.

지난달 24일 일본 요미우리 신문은 공산당 고위층들이 베이다이허(北戴河) 회의를 통해 7명의 정치국 위원 명단을 정했다고 전했다. 시진핑 주석과 리커창(李克強) 총리 외에 왕양(汪洋) 국무원 부총리, 후춘화, 한정, 리잔수(栗戰書) 중앙판공청 주임, 천민얼이 포함됐고, 왕치산 서기는 제외됐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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