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대강자 없는 청소기 시장 두고 삼성·LG·다이슨 '치고 받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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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윤 기자
입력 2017-09-12 1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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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서울 종로 아라아트센터에서 케빈 그란트 다이슨 수석 엔지니어가 신제품 'V8 카본파이버'의 성능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다이슨 제공]


국내 상중심(上中心) 무선청소기 시장을 이끌고 있는 영국 다이슨이 'V8 카본파이버' 신제품을 출시하며 국내 가전업체들의 추격 저지에 나섰다.

다이슨은 12일 서울 종로 아라아트센터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V8 카본파이버 신제품의 ‘첫출시 행사’를 가졌다. 다이슨이 이례적으로 한국에서 가장 먼저 신제품을 공개한 것이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다이슨의 행보에 대해 시장 상황의 변화를 꼽고 있다. 올해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국내 가전업체들은 잇따라 상중심 무선청소기 시장 진출을 선언한 바 있다. 이로 인해 국내 상중심 청소기 시장을 독점하고 있던 다이슨의 지위가 흔들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상중심 무선청소기는 모터가 손잡이 부분에 위치해 있는 제품을 뜻한다. 무게 중심이 손잡이 가까이에 있어 들어 올릴 때 팔과 손목의 부담을 덜어준다. 이 덕분에 하중심 청소기 보다 높은 곳을 쉽게 청소할 수 있어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

이날 간담회에 참석한 케빈 그란트 수석 엔지니어는 한국에서 가장 먼저 신제품을 선보이는 것에 대해 "한국 소비자들은 기술 발전에 대한 높은 이해도와 기대치를 갖고 있다"며 "V8 카본파이버는 끊임없는 기술 개발로 이뤄졌으며, 한국 소비자들이 이런 부분을 잘 이해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V8 카본파이버는 기존 모델 대비 흡입력이 30% 향상됐고, 탄소 섬유 필라멘트로 만들어진 청소 브러시를 장착해 효율적인 청소가 가능하다. 2중 래디얼™ 싸이클론 기술(2 Tier Radial™ Cyclone)은 눈에 보이지 않는 먼지를 잡아내면서도 더 깨끗한 공기를 배출하도록 돕는다. 또 최신 니켈-코발트-알루미늄 배터리를 장착해 기기를 작동할 때부터 끌 때까지 흡입력을 유지한다. 최대 40분까지 사용할 수 있으며, 제품 가격은 109만8000원이다.

케빈 그란트는 "다이슨은 청소기 기술 개발에만 매주 700만 파운드(약 104억원)를 투자하고 있고, 연구인력만 전 세계적으로 3500명이 넘는다"며 "이번 신제품 역시 성능 개선을 위해 집착할 정도로 노력한 엔지니어들의 성과"라고 설명했다.

다이슨이 신제품으로 한국 공략에 본격 나선 것은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시장 확대를 견제하기 위함으로 풀이된다. 실제 지난 7월 LG전자가 '코드제로 A9'을 출시하면서 시장이 급변했다. 코드제로 A9은 7~8월 간 판매량 4만대를 돌파하며 큰 인기를 끌었다.

삼성전자 역시 'IFA 2017'에서 '파워건'을 공개한데 이어, 이번주 국내에 출시할 예정이다. 파워건은 흡입력이 동급 최고 수준인 150W(와트)이며, 5년을 사용해도 배터리 용량이 80%까지 유지되도록 성능을 끌어올렸다. 여기에 '5중 청정 헤파 필터 시스템'을 적용해 청소기가 빨아들인 초미세먼지가 제품 밖으로 배출 되는 것을 99.9% 차단한다.

우리나라가 무선 청소기 시장의 격전지가 된 이유로는 시장성이 매우 높다는 점이 꼽힌다. 시장조사기관 GFK에 따르면 올 상반기 국내 진공청소기 시장 가운데 상중심 무선청소기 등 핸드스틱 제품의 비중은 수량 기준 40%, 금액 기준 52%를 차지했다. 판매규모는 지난해보다 25% 증가했고 금액은 70% 이상 늘어났다.

이날 케빈 그란트는 치열한 경쟁을 의식한듯 경쟁사 제품과 비교하거나, 시장점유율에 관한 질문에는 일절 답하지 않았다. LG전자의 신제품 출시 이후 한국시장 점유율이 급감한 것에 대해 그는 "저는 엔지니어라서 자사 제품 외에 시장점유율에 대해선 밝힐 수 없다"고 말했다. 또 타사 청소기와 흡입력 성능 차이를 비교하는 질문에도 "자사는 산업 표준을 따르고 있을 뿐 타 기업과의 비교는 할 수 없다"며 말을 아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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