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돈줄' 차단에 대비...한국 등 가상화폐 해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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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은주 기자
입력 2017-09-12 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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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가상화폐, 거래 장벽 낮아 국제 제재 피해 자금 확보·돈세탁 용이"

  • "올 들어 한국 대상 해킹 시도 최소 3번...같은 언어·지리적 강점 탓"

[사진=연합/EPA]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가 신규 대북 제재 결의안을 채택한 가운데 북한이 가상화폐 시장에 대한 해킹 능력을 강화하고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국경 없는 거래가 가능한 가상화폐 특성상 국제사회의 제재가 심화되더라도 자금 확보와 돈세탁에 용이하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는 분석이다.

블룸버그통신은 11일(이하 현지시간) 보도를 통해 북한이 자금 조달 등에 가상화폐를 적극 활용하기 위해 관련 해킹 능력을 강화하고 있다는 정황이 포착됐다고 전했다. 국제사회의 대북 압박이 강화되면서 기존 화폐 수단으로는 자금줄 차단의 위험성이 높아진 만큼 차선책을 마련하고 있다는 것이다.

비트코인 등 가상화폐는 특정 국가의 통제 없이 거래가 가능하다는 면에서 국경 장벽이 낮다. 북한 입장에서는 대북 무역 제재와 인력 유출 제한 등 국제사회의 제재와는 별개로 자금 확보와 돈세탁이 가능하다는 기대감이 작용할 수 있다. 최근 가상화폐 가격이 급등하면서 가치 차익을 노릴 수 있다는 점도 매력이 될 수 있다. 
 
미국 사이버보안업체 파이어아이의 보고서에 따르면 최근 북한 해커들은 영어로 작성된 비트코인 관련 뉴스 사이트를 해킹하거나 지난 5월께 전 세계를 불안하게 했던 '워너크라이' 랜섬웨어 피해자들에게서 가상화폐를 탈취하기도 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한국 가상화폐 시장을 적극 공격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북한 해커들은 올해 들어 최소 세 번 한국 가상화폐 거래소를 공격했고, 5월 시도는 성공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당시 서울 기반 가상화폐 거래소인 야피존(Yapizon)에서는 3800개의 비트코인을 도난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비트코인 가격이 10일 기준 개당 4246.46달러 수준이었던 점에 비춰보면 약 1614만 달러(약 182억원)를 손해본 것이다. 

북한이 한국을 해킹 먹잇감으로 삼은 데는 지리적으로 거리가 가까운 데다 같은 언어를 사용하고 있다는 편의성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한국 가상화폐 시장의 거래 활성화도 한몫하고 있다. 서울 소재 거래소인 빗썸은 세계 최대 이더리움 거래소라고 블룸버그통신은 전했다.

이번 보고서를 작성한 파이어아이의 루크 맥나마라 연구원은 "대북 제재가 강화될수록 북한은 저비용으로 현금을 확보하기 위해 가상화폐 시장을 노릴 것으로 보인다"며 "아직까지는 한국 이외에 다른 국가의 가상화폐 거래소 공격 증거가 나오지 않고 있지만 향후 공격 확대 가능성은 충분하다"고 내다봤다. 

그동안 북한은 지난 2014년 소니 픽처스 엔터테인먼트 해킹 의혹을 포함, 랜섬웨어 등 사이버 공격에 연루됐다는 의혹을 받아왔다. 지난 5월께 전 세계를 불안하게 했던 '워너크라이' 랜섬웨어 창궐 당시에도 북한 소행이라는 지적이 나왔지만 북한은 줄곧 부정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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