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방 견제·당국 규제에 中 해외 M&A 거래 급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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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세미 기자
입력 2017-09-11 1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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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아이클릭아트]


올해 중국 기업의 해외 기업 인수합병(M&A) 규모가 전년 동기 대비 1/3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방의 견제와 중국 당국의 규제 속에서 중국 기업들의 해외 투자 및 M&A 거래가 어려워지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0일(현지시간) 금융정보업체 딜로직을 인용하여 올해 들어 중국 기업들의 해외 M&A 거래액이 1130억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1/3 감소했다고 전했다.

무엇보다 중국 당국이 자본의 해외 유출 및 부채 증가에 따른 경제 건전성 악화를 우려해 규제를 강화하고 나선 것이 중국 기업들의 해외 기업 사냥을 주저하게 만들고 있다. 또한 미국, 유럽, 일본 등에서 기술 유출과 안보 문제에 대한 우려로 중국의 자국 기업 인수에 대한 경계심이 높아졌다. 

일례로 올해 중국 대표 유제품 기업인 내몽고이리실업그룹이 프랑스 다국적 유제품 회사 다논으로부터 미국 자회사 스토니필드를 9억 달러에 인수하려 했지만, 다논은 중국 기업의 인수 시 규제 불확실성을 우려해 이리실업 대신 프랑스의 8억7500만 달러를 제시한 락탈리스를 선택했다고 WSJ는 사안에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하여 전했다. 

일본에서도 도시바의 메모리칩 매각과 관련해 대만 홍하이정밀(폭스콘)이 수차례나 인수 대상자로 언급됐지만 일본 정부 관계자들은 폭스콘이 대만에 본사를 두고 있는 만큼 중국으로 기술이 유출될 것을 우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레노보를 보유한 중국의 레전드홀딩스는 올해 초 스페인의 자산배분회사인 올펀즈뱅크 인수 경쟁에 참여했지만 레전드홀딩스가 중국 당국으로부터 부채 확보를 승인받지 못할 수 있다는 우려로 인해 미국 사모회사인 헬먼앤프리드먼과 싱가포르 국부펀드 GIC 연합이 최종 인수자로 결정됐다.

중국의 미국 기업 M&A 감소세는 더 뚜렷하다. 올해 중국 기업들은 99억 달러를 들여 미국 기업에 대해 86건의 인수합병을 진행했다. 작년 동기 118건, 330억 달러에 비해 급격히 쪼그라든 것이다.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외국인투자심의위원회(CFIUS)의 심사가 까다로워진 탓이라고 WSJ는 분석했다.

중국 정부의 지원을 받는 캐넌브릿지캐피탈파트너스는 지난해부터 미국 반도체업체인 래티스반도체 인수를 추진하는 가운데 CFIUS의 심사가 안보 위협을 이유로 저지하자 이례적으로 트럼프 대통령에 직접 승인을 요구하기도 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중국 기업들은 보다 환대받을 수 있는 홍콩, 싱가포르, 브라질, 필리핀 등으로 눈길을 돌리고 있다. 실제로 딜로직 자료에 따르면 올해 중국 기업들의 싱가포르 기업 M&A 규모는 233억 달러, 홍콩 기업 M&A 규모는 115억 달러로 미국을 상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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