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귀향2' 드라마보다 메시지…목적 분명한 '변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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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송희 기자
입력 2017-09-11 1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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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14일 개봉하는 영화 '귀향2' 스틸컷[사진=제이오 엔터테인먼트 제공]

아직 끝나지 않았다. 소녀들은 끝내 귀향하지 못했고, 상처는 아물지 않았으며 여전히 사과받지 못했다.

영화 ‘귀향, 끝나지 않은 이야기’(감독 조정래·제작 제이오 엔터테인먼트·배급 커넥트픽쳐스)는 지난해 350만 명을 동원한 영화 ‘귀향’의 후속작이다.

제2차 세계대전 중인 1943년. 정민(강하나 분)은 영문도 모른 채 일본군에게 끌려 강제로 기차에 몸을 싣는다. 기차 안에는 이미 수십여 명의 또래들이 타고 있는 상황. 공포에 질린 소녀들은 정체 모를 곳으로 끌려가 그대로 일본군 위안부로 전락하고 만다.

지옥 같은 하루하루지만 소녀들은 서로를 의지하며 하루하루를 견딘다. “전쟁이 곧 끝날 것”이라 희망을 걸고 있지만 일본군은 미쳐 날뛰며 소녀들을 희롱하고 해친다. 친구들이 죽어 나가자 정민은 지옥 같은 그곳을 탈출하기로 마음먹는다.

영화는 지난해 개봉한 영화 ‘귀향’(이하, ‘귀향1’)의 비하인드 스토리와 추가 에피소드, ‘나눔의 집’에서 제공한 일본군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의 증언 영상을 더해 만들어졌다. 주된 스토리는 ‘귀향1’을 따르되 극 사이사이에 현재를 살고 있는 소녀들의 모습을 녹여내 전작과 다른 이야기를 완성해냈다. 현재를 살고 있는 소녀들이 위안부 피해자들을 위해 노래를 부르는 과정을 다큐멘터리로 풀어내며 드라마보다 역사적 사건, 고증에 더욱 초점을 맞추고자 했다.

두 가지 시제를 다른 색으로 표현한 것도 눈길을 끈다. 위안부 피해자들의 이야기는 천연색, 다큐멘터리에 가까운 현재 이야기는 흑백으로 대조시켜 의미적 구분을 뒀다. 천연색을 통해 위안부 피해자들의 고통을 사실적으로 표현했고 그 아픔이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다는 것을 상기시켰으며 흑백으로 현재를 나타내 피해자들의 고통에 초점을 맞추고자 했다.

영화는 러닝타임 내내 이렇게 말하고 있는 듯하다. “이제 정말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고. 매 장면 힘주어 말하는 역사적 사실은 정공법으로 관객들의 마음을 찌르고 그 아픔을 상기시킨다. 그리고 극 사이사이에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의 증언을 삽입, 우리나라뿐 아니라 해외 관객들에게도 사실적 발언을 강조한다. ‘귀향, 끝나지 않은 이야기’는 영화를 넘어 역사적 자료로서 그 몫을 다하고자 노력했다.

따라서 ‘귀향, 끝나지 않은 이야기’는 영화 자체로서의 가치보다 영화 외적인 가치가 더 높게 드러난다. 서사나 전개는 허술하고 드라마와 다큐멘터리의 엮음 새는 조악하지만, 역사적 사실을 기록하고 이를 고발하려는 ‘귀향, 끝나지 않은 이야기’의 목적만큼은 확실하게 전달됐다. 그만큼 상영이 끝나고 난 뒤 전달되는 울림이나 메시지, 여운 또한 강력하다.

위안부 피해 생존자는 이제 35명. 지난해 영화 개봉 후 약 1년 사이 10명에 가까운 피해자들이 사망했다. 그런데도 일본은 사과는커녕 인정조차 하지 않는 실정. 평균 연령 90.6세의 위안부 피해 생존자에게 시간은 그리 많지 않다. 메시지를 택한 영화가 강력하게 발언하는 만큼 또 한 번 강력한 폭풍이 일기를 기대한다. 오는 14일 개봉이며 러닝타임은 96분, 관람등급은 15세 관람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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