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에드가 라이트 감독 '베이비 드라이버' 리듬, 액션이 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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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송희 기자
입력 2017-09-11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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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베이비 드라이버' 스틸컷 중, 베이비 역의 안셀 엘고트[사진=소니픽쳐스 제공]

오프닝 시퀀스를 보자마자 직감했다. ‘이 영화, 보통내기가 아니겠다’고.

영화 ‘베이비 드라이버’(수입 배급 소니 픽쳐스)는 ‘새벽의 황당한 저주’, ‘뜨거운 녀석들’ 등 자신만의 색깔이 뚜렷한 작품으로 전 세계 팬들의 사랑을 받아온 에드가 라이트 감독의 신작. 음악을 무기로 지금까지와는 다른 액션 영화를 선보였다.

영화는 청력에 문제를 겪고 있는 베이비(안셀 엘고트 분)를 주인공으로 앞세워 이야기를 진행한다. 전문 강도단의 탈출을 돕는 드라이버 베이비(안셀 엘고트 분). 그는 귀신같은 운전 실력으로 강도단의 신뢰를 얻고 있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어린 시절 겪은 교통사고로 트라우마에 시달리고 있다.

청력에 문제가 생긴 베이비는 음악 없인 아무 일도 할 수 없게 되고 아이팟과 이어폰을 상비(常備), 음악으로 이명을 달래며 스피드를 즐긴다.

그러던 어느 날, 운명 같은 여인 데보라(릴리 제임스 분)를 만나게 된 베이비는 새로운 인생과 탈출을 꿈꾸지만 설계사(케빈 스페이시 분)를 비롯해 강도단인 달링(에이사 곤살레스 분), 버디(존 햄 분), 배츠(제이미 폭스 분)는 그의 탈출을 막으려 한다.

“항상 음악이 중심이 되는 액션을 만들고 싶었다”는 에드가 라이트 감독은 30여 개의 곡으로 구성된 플레이리스트를 직접 작성, 대본에 영감을 불어넣는 것에 성공했다. 존 스펜서 블루스 익스플로전의 ‘벨 바텀(Bellbotoms)’을 비롯해 ‘할렘 셔플(Harlem Shuffle)’, 퀸의 ‘브라이턴 록(brighton rock)’ 등에 맞춰 안무 같은 액션을 완성, 관객들의 눈과 귀를 즐겁게 만든다.

또한 눈길을 끄는 것은 단순히 음악을 선곡한 것에 그치지 않고 리듬을 액션화시켰다는 것. 에드가 라이트 감독은 카체이스뿐만 아니라 인물들의 걸음걸이, 카메라의 움직임 등 영화의 모든 요소를 음악에 맞춰 연출하고자 했다고.

“일종의 뮤직비디오”라는 안셀 엘고트의 말처럼 ‘베이비 드라이버’는 음악과 미장센에 상당한 공을 들였다. 때문에 영화의 스토리라인은 매우 간략한 편. 많은 부분을 생략하고 듬성듬성 비어있는 구간을 숨기지 않는다. 그러나 빈 공간을 음악과 액션으로 빼곡하게 채워 리듬감과 속도감은 배가시켰다는 평. 영화를 보는 내내 질주하는 듯한 기분을 느낄 수 있다.

영화의 시그니처인 카체이스 또한 매력적이다. 미국 애틀란다 도로를 통제해 완성한 대낮 고속도로 활주극은 150대 이상 차량을 동원했으며 CG 없이 직접 스턴트 연기를 더했다고.

이처럼 에드가 라이트 감독은 영화의 곳곳에 카세트테이프와 아이팟을 심어놓으며 관객들의 입맛을 완벽히 충족시킨다. 캐릭터부터 음악, 액션, 의상 등 구식과 신식을 조화롭게 버무리며 요즘 말로 힙한 장면 장면들을 만들어낸 것이다. 어느 캐릭터, 어느 장면이든 관객들이 꽂힐 만한 재미 요소들이 준비돼있다.

배우들의 연기 또한 만족스럽다. 소년의 얼굴을 가진 안셀 엘고트는 베이비가 가진 복잡한 심리를 함축적으로 표현해냈을 뿐만 아니라 사랑스럽고 매력적인 인물로 완성시켰다. 이 외에도 베이비를 강도단으로 이끈 설계사 역의 케빈 스파이시, 다혈질 행동대장 배츠 역의 제이미 폭스, 순정마초 버디 역의 존 햄 등 조연 배우들의 열연 또한 훌륭하다. 인물들의 매력을 십분 끌어올렸을 뿐만 아니라 압도적인 존재감을 자랑한다. 오는 14일 개봉이며 러닝타임은 113분, 관람 등급은 15세 이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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