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큰 손의 말레이시아 투자 포인트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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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규진 기자
입력 2017-09-06 1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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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레이시아에 대한 중국 외국인직접투자(FDI)가 줄고 있는 가운데 투자가 부동산에 집중된 것으로 드러났다. 중국 기업은 말레이시아의 대규모 인프라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지만 장기적인 투자 보단 건설 계약 등을 체결하고 있다. 특히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고속 철도 사업을 수주하기 위해 신도시 개발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말레이시아에서 중국의 FDI 규모는 지난 2014년 이후 점차 커졌지만 다른 강대국에 비해 적다. 6일 말레이시아 통계청에 따르면 전체 FDI 시장에서 중국 비중은 2.6%로 5번째다. 말레이시아 FDI 시장에선 싱가포르가 22%를 차지해 가장 많고 유럽연합(EU)가 20%로 바짝 추격하고 있다. 일본이 13%로 3위, 미국이 7% 가량을 차지한다. 대표적인 중국 FDI 사례는 중국광핵집단(CGN)이 말레이시아 국부펀드 1MDB를 98억원 링깃(약 23억달러) 상당의 지분 매입이다. 채무불이행으로 기술적 디폴트에 빠졌던 1MDB는 지난달 아부다비 국부펀드 국제석유투자(IPIC)에 6억 달러( 6740억원) 상당의 대출금과 이자를 반환했다.

중국은 550억 링깃(약 14조 7000억원) 규모의 동부 해안 철도(ECRL) 등 대형 프로젝트에 속속 참여해있지만 정작 FDI 규모는 적은 편이다. 이는 중국이 말레이시아에서 FDI 시장이 아닌 분야에 투자를 활발하게 하고 있기 때문이다. FDI는 보통 현지 기업의 10% 지분을 보유하는 장기적인 투자를 정의된다. 해외로부터 구입된 재화와 용역 또는 외국기업과 각종 계약 등이 포함되지 않는다.
 

[말레이시아 외국인직접투자 추이 [자료:FT, 말레이시아 통계청]]



예컨대 중국교통그룹(CCCC)는 ECRL의 건설업자지만 투자자가 아니다. 이 노선은 말레이시아 국영기업 SOE가 소유하고 있다. 지난 2012년에 기공된 제2의 페낭대교도 마찬가지다. 중국은 프로젝트에 상당한 자금을 투자했고 말레이시아가 상환해야 한다. 덕분에 중국 업체는 금융 리스크를 적게 받는다. ECRL이 상업적으로 실패한다해도 말레이시아 정부는 여전히 CCCC의 대출금을 갚아야 한다. 일부 계약은 FDI를 포함하기도 한다. 중국 최대 고속철회사인 중궈중처(CRRC)는 지난 2015년 말레이시아에 9100만달러 상당의 공장을 짓고 말레이시아철도공사(KTMB)에 열차를 공급했다.

말레이시아의 BoP를 보면 말레이시아로 유입된 FDI의 42%는 제조업, 49%는 서비스 산업에 투입됐다. 그러나 중국 투자자의 자본 지출 48%는 부동산으로 흘러간다. 이어 석탄 탄화수소, 메탈, 창고업, 전자 순으로 이어진다. 부동산에 집중된 투자는 기술력이 낮은 일자리 수를 대거 창출해준다. 싱가포르 일본 미국 등 일반적으로 고급 기술 직업군을 만드는 투자와 다르다. 중국 투자자들이 부동산에 초점을 맞추다보니 조호르 남부의 주택 공급 과잉에도 영향을 미쳤다.

중국 기업들은 고속 철도 사업에 적극적으로 뛰어들고 있다. 말레이시아 정부는 쿠알라룸푸르 외곽에 들어서는 반다르 말레이시아 신도시 개발 사업에 중국철로공정총공사(CREC)와 지역 파트너 이칸다르 워터프론트를 개발업체로 선정했었으나 계약금 문제로 취소했다. 새로운 입찰이 시작됐고 재경부는 9개의 입찰을 받았다고 발표했다.

중국건축공정총공사(CSCEC), 중국교통건설(CCCC), 중국 거저우바 그룹(CGGC), 그린타운오버시즈 화룬 그룹, 완커(China Vanke), CCCC 자회사 존 홀랜드 등 중국 업체 7곳과 다이와 하우스 그룹, 미츠이 후도산 그룹 등 일본 업체 2곳이었다. 최종 결정은 올해 말 또는 2018년에 발표될 예정이다. 이들 기업들은 최소 70억 달러(약 7조8000억원)에서 105억 달러(약 11조7000억원) 규모를 제안한 것으로 드러났다.

중국기업들이 신도시 개발에 뛰어든 이유는 싱가포르-말레이 고속철도 사업 때문이다. 이번 입찰을 발판으로 고속철도 사업 수주를 따내기 위해서다. 동남아시아 고속철도 사업인 싱가포르 말레이 고속철도는 총 350km 구간이며 종점이 반다르 말레이시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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