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거운 사라' 마광수, 자택서 숨진 채 발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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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훈 기자
입력 2017-09-05 1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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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군사정권에 의해 구속되는 등 파란만장한 삶 살아

고(故) 마광수 [사진=연합뉴스]


마광수 전 연세대 국어국문학과 교수가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 등에 따르면 마 전 교수의 가족은 5일 오후 1시51분께 그가 자신의 자택인 서울 용산구 동부이촌동의 한 아파트에서 목을 매 숨져 있는 것을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현장에서는 자신의 유산과 시신 처리를 가족에게 맡긴다는 내용이 적힌 유서가 발견된 것으로 알려졌다.

마 전 교수는 1951년 서울에서 태어나 연세대 국문학과와 동대학원을 졸업했으며 '윤동주 연구'로 문학박사학위를 받았다. 1975년 대학강의를 시작한 그는 28세에 홍익대 국어교육과 교수를 지낸 뒤 1984년부터 모교 국문학과 교수로 재직했다.

시인으로 등단했던 마 전 교수는 1989년 장편소설 '권태'로 소설가로서의  첫발을 내딛었으며, 이후 '자궁 속으로', '귀족', '불안', '발랄한 라라', '사랑의 학교'등의 소설집과 '가자 장미여관으로', '야하디 얄라숑', 육필시집 '나는 찢어진 것을 보면 흥분한다' 등의 시집, '나는 야한 여자가 좋다'등의 수필집을 출간했다.

고인은 외설적 작품을 쓴다는 이유로 군사 정권에 의해 영어의 몸이 되는가 하면, 교수직에서 면직됐다가 복권되는 등 파란만장한 삶을 살았다.

그는 1992년 10월 자신의 소설 '즐거운 사라'가 건전한 성의식을 심각하게 왜곡하는 음란물이라는 이유로 검찰에 구속되며 세간의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그는 이 사건으로 두달여간 영어의 몸이 됐으며, 이후 1995년 최종심에서 유죄가 확정돼 연세대에서 해직됐지만 1998년 복직했다. 

즐거운 사라는 '자유로운 여대생 사라가 온갖 섹스를 즐기며 쾌락을 추구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는 작품으로, 현재까지도 재판(再版)이 허용되지 않고 있다. 

2000년 6월 연세대 교수 재임용 심사에서 논문 실적 등의 문제로 탈락하면서 그는 외상성 우울증으로 정신과 병원에 입원하게 돼 학교에 휴직계를 제출했다. 2002년 다시 복직했지만 건강 문제로 휴직과 복직을 거듭했다.

경찰은 마 전 교수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보고 정확한 경위를 조사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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