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타이어 채권단, 더블스타와 매각 협상 결렬…경영 위기 극복에 박차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노경조 기자
입력 2017-09-05 17:59
    도구모음
  • 글자크기 설정
금호타이어 매각이 사실상 중단됐다. 매각 우선협상대상자인 더블스타가 제시한 수정 계약 조건들을 채권단이 받아들이지 않기로 결정했기 때문이다. 금호타이어를 계속 떠안게 된 산업은행 등 채권단은 차입금 상환 등 추후 닥칠 위기를 어떻게 봉합해 나갈지 계산법이 복잡해졌다.

5일 산업은행에 따르면 금호타이어 채권단은 이날 오후 주주협의회에서 더블스타가 요구한 매각가격 인하 조건을 수용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채권단은 "더블스타가 추가 가격조정 등 채권단이 수용하기 어려운 조건을 제시하면서 협상이 결렬됐다"며 "채권단은 주식매매계약(SPA) 해제 합의서를 더블스타에 송부하는 안건을 결의하기로 입장을 정했다"고 밝혔다. 해당 안건은 오는 8일 서면 결의된다.

채권단은 향후 더블스타가 재협상 의사를 보이면 논의를 재개하겠다는 입장이지만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더블스타는 지난 7월부터 금호타이어의 실적 악화를 이유로 매각가격 인하를 요구해 왔다. 기존 9550억원에서 8000억원으로 매각가격을 낮춰달라고 제시한 것. 채권단은 이에 주주협의회를 열고 더블스타의 가격 인하 수용을 검토하는 대신 △5년간 구조조정 금지 및 고용보장 △노조와의 협의체 구성 △국내 사업 유지 및 신규 투자 등 회사의 중장기 발전을 위한 조치 사항을 조건으로 내걸었다.

그러나 양측은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채권단은 더블스타가 매각가격을 더 낮추려고 시도한 것이 협상 결렬 이유라고 설명했다. 더블스타는 금호타이어의 3분기 말 기준 영업이익 추가 하락 시 800억원을 추가로 인하해줄 것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로써 어떻게든 금호타이어 매각을 성사시키겠다는 산업은행 등 채권단의 바람은 무산됐다.

채권단이 더블스타와 새로운 조건으로 재계약을 체결할 경우 부활할 예정이었던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의 우선매수청구권도 행사가 불가능해졌다. 채권단은 어차피 금호타이어가 박 회장의 손에 다시 넘어가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못박았다.

산은 관계자는 "매각가격이 낮아졌어도 박삼구 회장이 자금을 조달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채권단은 박 회장을 비롯한 금호타이어 경영진 해임안도 이날 안건으로 상정했다. 그리고 오는 12일까지 현재의 경영 위기를 타개할 수 있는 실효성 있는 자구계획을 제출하도록 요구하기로 했다. 해당 계획이 주주협의회에서 부결될 경우 현 경영진에 대한 즉각적인 해임 절차를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금호타이어 상표권 사용 조건과 관련해 양측이 실랑이를 벌이며 매각 절차가 지연된 만큼, 박 회장 등 금호타이어 경영진 해임안은 가결될 것으로 보인다.

채권단 관계자는 "(금호타이어를) 더블스타에 매각하는 것이 근본적 경쟁력을 회복하고 정상화할 수 있는 최선의 방안이라고 판단했지만 무산될 위기에 직면했다"며 "금호타이어의 경영 위기가 현실화할 우려가 높아 이를 극복하기 위한 방안을 모색할 것"이라고 말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실시간 인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