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피해자대책 '지지부진'…'살인 가습기' 옥시 한국 생산 손 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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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득균 기자
입력 2017-09-05 1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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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익산공장 매각 등 철수 수순…지속된 불매 운동 확산 영향

  • 수입산 판매에만 전념할 듯

지난 5일 오전 11시 서울 송파구의 한 대형마트 세제용품 진열대에는 가습기 살균제 논란으로 회수조치된 옥시 제품 대신 다른 회사의 상품들로 가득했다. [아주경제DB]


가습기살균제 참사의 최대 주범인 옥시레킷벤키저(현 RB코리아)가 소비자들의 지속된 불매운동을 버티지 못하고, 전북 익산2공단에 위치한 직영 생산공장의 매각 수순을 밟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국내 공장에서 직접 생산은 사실상 중단하고 '옥시와 무관해 보이는 의약품과 콘돔 등 해외 생산 제품을 수입·판매하는 방식으로 한국 시장을  또 '농락'하려 한다는 비판이 제기될 전망이다. 

5일 업계에 따르면 옥시는 지난달 31일 서울 본사 직원들에게 생산공장 매각과 관련한 이메일을 발송했으며, 이달 중으로 익산공장을 정리할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계 회사인 옥시는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에 본사를 두고 전북 익산2공단에 직영 생산공장을 운영해왔다. 옥시는 그동안 국내 생산, 수입,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등 3가지 방식으로 사업을 영위했으며, 직영공장은 국내에서 익산공장이 유일하다.

독성물질인 폴리헥사메틸렌구아니딘(PHMG)을 사용한 가습기 살균제는 경기도의 한 화학공장에서 OEM 방식으로 만들어졌고, 1994년에 완공된 익산공장에서는 옥시크린, 물먹는 하마, 파워크린 등의 제품을 생산했다.

가습기살균제 피해가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면서 그동안 업계에선 옥시가 추가 단종을 진행하고 국내 사업을 철수하는 것이 아니냐는 추측을 내놓기도 했지만, 옥시 측은 지난 7월 "단종됐던 브랜드 제품에 이은 추가 단종은 없을 것"이라며 국내사업 철수 논란에 대해 일축했다.

하지만 '스트렙실', '개비스콘' 등 의약품과 세계 1위 콘돔브랜드 '듀렉스' 사업을 지속한다는 방침을 내세웠다. 이 제품은 수입판매 제품으로 알려져 옥시가 국내 생산과 OEM 생산 방식을 접고 수입판매에 의존하겠다는 입장인 것으로 해석된다.

옥시 본사 관계자는 익산공장 매각 사실을 확인해 달라는 질문에 "현재 확인할 수 없는 사항"이라며 입을 굳게 닫았다. 익산공장 관계자 역시 "공장장은 출장 중이지만, 공장은 현재 가동 중"이라며 "그 이외의 사안은 우리가 알 수 없다"고 했다.

그러나 익산공장 매각에 대한 사실은 업계 관계자를 통해 확인됐다. 옥시 제품에 대한 소비자 불매운동이 사그라지지 않으면서 시장점유율이 바닥으로 떨어졌고 주요 유통사들이 퇴출 방침을 밝혀 판로 확보도 힘들어 이 같은 결정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익산공장에서 이달 중 철수할 것으로 보이며 옥시가 세 가지 방식(국내생산·수입·OEM)으로 사업을 진행하고 있기 때문에 국내에서 완전히 철수하는 것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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