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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서남북] 만성림프구성백혈병, 환자 삶의 질도 중요

양덕환 화순전남대병원 혈액내과 교수입력 : 2017-09-05 03:01수정 : 2017-09-05 03:01

양덕환 화순전남대병원 혈액내과 교수. [사진=아주경제 DB]


만성림프구성백혈병은 림프계통에 발생하는 악성 질환의 하나로, 이 악성림프구는 림프절·골수·간·비장에 주로 축적되고 때로는 다른 장기에도 축적된다. 서구에서는 가장 흔한 백혈병이지만 동양에서는 드물게 발생, 한국에서도 전 백혈병 환자 중 0.4~0.5%를 차지하고 있다. 최근에는 그 발생빈도가 점차 증가하고 있는 추세이지만 아직까지 정확한 원인은 규명돼 있지 않다.

만성림프구성백혈병은 진행이 느린 림프구 혈액암으로 대부분 65세 이상의 고령에서 더 많이 발병하며, 경과는 느리지만 치료 후 관해에 도달했다가도 재발하거나 기존 치료에 불응하는 형태로 진행되는 경우가 잦다. 실제로 한 연구결과에 따르면 항암치료를 받은 환자의 30~40%가 3년 내에 재발을 경험했고, 재발과 진행이 반복되다 결국에는 사망에 이를 수 있는 심각한 질환 중 하나로 확인됐다.

때문에 재발률이 높은 만성림프구성백혈병은 재발 후의 치료가 더욱 중요하게 다가온다. 특히 고령 환자들은 치료제를 선택하는 데 나이뿐 아니라 운동, 수행능력 등 고려해야 할 사항이 많다. 그러나 현재까지 만성림프구성백혈병 1차 치료나 재발 시 보험급여 적용이 가능한 치료제들은 약제 독성으로 인한 감염과 합병증 등 부작용 발생위험이 높아 고령 환자에게 적용할 수 없는 경우가 자주 발생한다.

환자의 삶의 질과 관련된 부분도 중요하다. 이제까지의 항암치료는 독성으로 인한 탈모·감염 등 이상반응을 염려해야 하고 1~2주일간 입원과 퇴원을 반복해야 한다. 때문에 고령 환자는 항암치료로 인해 삶의 질이 급격히 떨어질 수밖에 없다. 한 예로 필자가 만난 70대 중반 고령 환자는 1차 치료로 면역복합항암요법을 받는 동안 약제 독성으로 매우 힘들어했고, 최근 재발선고를 받고 나서는 2차 치료를 더 이상 원치 않았다.

최근에는 이에 부응하듯 고령 환자에게도 사용이 가능한 낮은 독성과 함께 높은 효과를 보이는 새로운 치료제들이 출시됐다. 이 중 하나인 ‘이브루티닙’은 기존 항암제와 달리 경구(입을 통한) 투약이 가능해 복약 편의성과 순응도가 높다는 것이 장점이다.

정맥주사제는 입원을 통한 치료가 필요한 반면, 알약이기 때문에 집에서 치료받는 것이 가능하다. 또 일상적인 생활과 규칙적인 가벼운 운동 등도 가능해 만성질환과 같은 관리가 가능할 수 있다. 이렇듯 치료 중 환자의 삶의 질이 개선되면 치료 효과는 더욱 극대화될 것으로 기대할 수 있다. 하지만 이 치료제는 아직까지 보험급여가 적용되지 않아 경제적 부담이 크기 때문에 혜택을 누릴 수 있는 환자는 매우 제한적이다.

국내 환자 수가 적어 사회적 인식이 부족했던 만성림프구성백혈병은 빠른 고령화 단계에 있는 현 시점에서 재평가돼야 할 질환 중 하나다. 이제 만성림프구성백혈병도 적절한 치료제를 통해 당뇨병이나 고혈압 등 만성질환과 같이 지속적인 관리가 불가능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간 항암 치료에서 난점으로 제기됐던 삶의 질 부분까지 개선할 수 있는 새로운 치료제의 보험급여 적용에 대해 환자 치료 선택권과 형평성 등을 감안해 보다 긍정적인 검토와 제고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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