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MBC 총파업…KBS새노조 "공영방송 정상화 위한 싸움", MBC 김장겸 사장 5일 자진출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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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아름 기자
입력 2017-09-04 1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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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언론노조 KBS본부 총파업 기자회견 [사진=KBS언론노조]


전국언론노동조합 KBS, MBC본부(이하 KBS노조, MBC노조)가 4일 0시를 기해 총파업에 돌입했다. 이 가운데, KBS노조는 총파업 기자회견을 개최하며 고대영 사장 퇴진을 거듭 요구했으며, 기습적으로 MBC에 출근한 김장겸 사장은 5일 오전 고용노동부 서부지청에 자진 출석하기로 결정했다.

KBS노조와 MBC노조는 현 경영진이 공영방송의 독립성과 공정성을 무너뜨렸다고 규정, 퇴진을 요구하며 5년 만에 동시 총파업에 돌입했다.

먼저 KBS노조는 이날 오전 8시 고대영 사장 출근 저지 피케팅을, 오전 11시 총파업 돌입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이날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KBS 연구동에서 열린 KBS본부 총파업 돌입 기자회견에서 성재호 위원장은 “이명박 정부는 공영방송에 대한 야만적인 장악을 했다. 그 과정에서 고대영 사장은 정권과 협력했던 핵심 협력자”라면서 “그가 2008년 보도국장 자리를 맡기 시작하면서 KBS 사장이 되기까지 KBS 뉴스를 중심으로 방송을 망가트린 핵심 당사자”라고 고대영 사장 퇴진 요구 이유를 밝혔다.

이어 “정권이 바뀌었다고 해서 사장에게 나가달라는 게 아니다”라고 강조하며 “공영방송이 도저히 회복하기 힘들 정도로 망가지고 있기 때문에 나선 것이다. 이번 싸움은 생존권 싸움이다. 조직이 망가졌고, 인사가 엉망이 됐고 방송이 신뢰를 잃었고, 그 속에서 우리 구성원들은 희망을 잃었고 미래를 뺏겼다. 더 이상 기다린다면 도저히 회복할 수 없는 만신창이 공영방송이 될 것”이라고 총파업에 나선 이유에 대해 목소리를 높였다.

KBS 새노조 조합원들은 다양한 쟁의 행위를 이어가고 있다. 오태훈 부위원장은 이날 오전 8시 기자와 PD 보직 간부들이 피케팅 시위를 진행한 것에 대해 “고대영 사장과 만나 본인들의 의견을 전하기 위해 사장실로 올라갔지만, 고대영 사장은 바쁘다는 이유만으로 면담 요청을 거절했다”고 상황을 설명했다.

앞서 KBS노조 측은 기자회견 개최 전 “우리는 지금 다시 돌아오지 않을 다리를 건넜다. 오직 승리를 향해 나갈 것”이라며 “고대영, 이인호의 퇴진은 돌이킬 수 없는 시대의 흐름이다. 만신창이가 된 KBS를 우리 손으로 다시 일으키자”라는 내용이 담긴 성명서를 배포하며 입장을 재차 천명한 바 있다.

이날 현재 KBS 새노조 조합원 중 대다수인 1900여명이 파업에 참여하고 있다. KBS노조(1노조) 역시 7일부터 파업에 동참해 새노조와 뜻을 같이 한다. 이미 KBS PD협회는 제작거부에 들어갔다. 이로써 KBS 직원 4000여명이 당분간 업무에서 손을 떼게 됐다.
 

MBC 노조, 김장겸 퇴진 촉구 [사진=연합뉴스]


더불어 같은 날 MBC 노조 역시 총파업에 돌입했다. 조합원들은 그간 두문불출했던 김장겸 MBC 사장이 이날 오전 6시경 MBC 사옥에 출근하자 “김장겸은 물러나라!” 등의 구호를 외치며 퇴진을 요구했다.

특히 이날 고용노동부 서울서부고용노동지청(서부지청) 근로감독관들이 MBC 사옥을 방문해 부당노동행위 혐의로 체포영장이 발부된 김장겸 MBC 사장을 만나 자진출석을 독려했고, 이에 김 사장은 5일 오전 10시 고용노동부 서부지청에 출석해 조사받기로 결정했다.

앞서 지난 6월부터 고용노동부 서부지청은 MBC의 부당노동행위와 관련한 특별근로감독을 진행한 바 있다. 1일 오후 체포영장이 발부된 김 사장은 그간 서부지청의 출석 통보에 세 차례 이상 응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근로감독관 방문 이후 MBC도 보도자료를 내고 “김 사장은 체포영장 집행은 물론 고용노동부의 무리하고 강압적인 출석 요구도 법 절차의 하나라는 의견이 있음에 따라 일단 내일 고용노동부에 출석해 조사받기로 결정했다”고 알렸다.

김 사장의 자진출석 소식이 전해지자 전국언론노조 MBC본부 측은 “당연히 조사를 받아야 한다. 현직 사장 신분으로 수사당국의 조사를 받는다는 것 자체가 불미스럽다”며 “오늘이라도 거취를 결정해 사퇴하고 조사를 받길 바란다”는 의견을 내놨다.

이번 양사의 총파업으로 인해 방송 파행이 불가피해진 상황이다. KBS는 뉴스부터 타격을 입게 됐다. 저녁 시간의 주요 뉴스들이 축소 방송되고 조합원들의 파업 참여로 인해 진행자들의 교체가 예정돼 있다.

또 MBC는 주요 예능 프로그램부터 결방하며 대부분 스페셜 방송으로 대체될 전망이다.

한편 KBS와 MBC 각 노조들의 총파업에 양사 사측은 지속적으로 입장문과 문자메시지 등을 통해 업무 복귀를 압박하고 있는 상황이다. 총파업이 시작된 4일 오전까지도 북핵 6차 핵실험을 계기로 제작 업무로 돌아올 것을 종용했지만, 노조들은 “경영진 사퇴가 먼저”라는 등의 강경한 입장을 고수하며 물러서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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