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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보기의 그래그래] 나이 오십 넘어 하면 안 좋은 일들

최보기 북칼럼니스트·작가입력 : 2017-08-31 20:00수정 : 2017-08-31 20:00
[최보기의 그래그래]

                                      [사진=최보기 북칼럼니스트·작가]


나이 오십 넘어 하면 안 좋은 일들

공자 가라사대 나이가 오십에 들어서면 지천명(知天命)하라 했다. ‘모든 일에 무리하지 말고 순리대로 따를 나이’로 이해하고, 또 그렇게 살려고 노력한다. ‘오십 넘으면 가방끈 길이와 상관 없이 인격이 비슷해진다’는 말도 순리에 따르는 경우가 많다 보니 생긴 게 아닐까. 이제 말하려는 ‘오십 넘어 하면 안 좋은 일들’은 물론 남녀불문이겠으나 글 쓰는 이가 남자이므로 아무래도 남자들에게 더 가까울 말이겠다. 또 글 쓰는 이의 주관적 의견이므로 각자 알아서 새길 건 새기고, 흘린 건 흘렸으면 한다. 웃자는 말에 죽자고 덤비면 서로 민망하니까.

첫째, 자기가 잘 모르는 분야에 사업한다고 불쑥 뛰어들지 말아야 한다. 동네에서 백반집을 하더라도 주방을 장악해야 성공률이 높다. 전문가에 따르면 창업 3년 안에 매년 25%씩 약 75%가 폐업한다고 한다. 자기가 속속들이 잘 아는 분야에 뛰어들어도 될까 말까 한데 하물며 잘 알지도 못하는 분야라면 말해 무엇하리. 오십 넘어 새로 일을 벌일 거면 ‘잘 알기, 철저한 조사, 전문가 조언’ 등 준비운동에 심혈을 기울이라는 교본을 유념해야 한다. 나이 들어 재산 날리면 젊었을 때보다 복구하기도 훨씬 어렵거니와 여생이 많이 피로하지 않겠는가.

둘째, 집 나가지 말아야 한다. 여기서 ‘집 나간다’는 말은 ‘애인이 생겼다며 이혼을 하네 마네 하는 것’을 뜻한다. 오십 넘으면 집 나갔던 사람도 들어오는 나이거늘 밉네 곱네 해도 ‘동지섣달 긴긴 밤 새우잠 함께 자던’ 배우자가 최고다. 진실한 사랑이야 나이 불문이겠지만 필시 오십 넘어 애인은 사랑보다 돈이나 몸일 확률이 높을 것이므로 돈 떨어지고 몸 부실해지면 덩그러니 혼자 남아 쪽박 차기 십상이다. 그런 사람 여럿 봤다. 물론, 이혼하는 이유가 이것만 있는 것은 아니므로 모든 이혼을 다 여기다 치환할 필요는 없겠다.

셋째, 욕하지 말아야 한다. 그 사람의 말이 곧 그 사람의 인격이자 품격이다. 글 쓰는 이도 삼사십대 때 술자리에 앉으면 욕깨나 하는 것으로 분위기(?) 띄우거나 스트레스를 풀었다. 그런데 어느 날인가 술집의 옆 테이블에 앉은 중년의 사내들이 욕을 사정없이 주고받으며 왁자지껄 떠드는 것이 그렇게 천박해 보일 수가 없었다. 그날 이후 어떤 경우의 자리라도 욕을 삼가기로 했다. 돈 되는 것 하나 없이 스스로의 품격을 낮추는 짓이 욕하는 것이다. 물론, 충분히 욕 들어먹어도 싼 흉악범이나 공인에게 ‘빅욕’ 한 방 시원하게 날리는 것은 정신건강에 이로우므로 예외다.

넷째, 습관적으로 ‘빈대 붙지’ 말아야 한다. 나이 들어 가난하면 맨날 얻어먹기 미안해 친구들 만나는 것도 부담된다고는 하지만 돈이야 돌고 도는 것이고, 있고 없고도 팔자 탓이니 좀 있는 친구가 없는 친구 배려하는 것은 얼마든지 좋은 일이다. 그런데 충분히 능력이 되면서도 습관적으로 ‘구두끈 매는’ 구두쇠라면 말이 다르다. 말은 안 해도 같이 있는 친구들이 얼마나 얄미워 하겠으며 뒷담화가 돌겠는가. 나이 들수록 친구밖에 없다는데 빈대가 습관되면 친구들이 떠난다는 것을 명심하자. 술 중에 최고로 맛있는 술은 입술이 아니라 ‘공술’이지만 그보다 맛있는 술은 ‘내가 사는 술’이다.

다섯째, ‘룸싸롱’ 가지 말아야 한다. 이는 대부분 남성의 경우가 되겠는데 흔히 접대부라 하는 젊은 여성이 옆자리에 앉아 ‘여러 가지 서비스’ 하는 술집에 가지 말라는 말이다. 그 이유를 길게 말하는 것도 참 쪽팔리다. 시쳇말로 ‘자식 같은 아이’들과 그러고 싶은가 말이다. 그런데 심지어는 부끄러운지도 모르고 그걸 떠벌리며 자랑까지 하는 한심족이 있다. 나이가 든다는 것은 인격이 든다는 말과 같다.

여섯째, ‘나 누구누구랑 친하다’고 자랑하지 말아야 한다. ‘내 인생은 나의 것’이란 노래도 있는데 오십 넘어서도 ‘내가 누구다’를 말하지 못하고 ‘힘 있거나 돈 있는 누구와 친하다’는 것으로 몸값을 올리려 해봐야 자기만 더 초라해진다. 더구나 권력이나 돈은 가진 사람이 임자여서 아무리 가깝다 해도 공유하기 어렵다. 행여 공유했다가 일이 틀어져 신문 사회면 기사의 주인공 되는 사람들 부지기수 아닌가. 듣는 사람도 그 정도는 다 알아서 속으로는 ‘당신 친구는 그리 대단한데 당신은 뭐지?’라 묻는 것이다. 공자께서도 ‘나이 오십에 이름이 알려지지 않은 사람은 그리 두려워할 것이 못 된다’고 하셨지 않은가. 그러니 ‘내가 누구랑 잘 안다’는 사람이기보다 ‘남이 안다고 자랑하는 내’가 되도록 노력할 일이다.

일곱째, 돈자랑하지 말아야 한다. 그건 자기보다 없이 사는 사람이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지 않게 하려는 친절과 배려다. 또 오십 넘어 여전히 돈자랑해대면 ‘저 자는 자랑할 게 돈밖에 없나? 참으로 천박하군’이란 소리 듣기 십상이다. 있는 사람은 굳이 자랑하지 않아도 다 드러나는 법이니 그럴수록 겸손해야 ‘그 사람 인덕이 참 좋다’는 말을 듣는다. 나이 들수록 ‘지갑(배려)은 열고, 입은 닫으라’는 말의 근원이 이것 아닌가 싶다. 마지막 여덟째, 자신의 생각과 다르다고 버럭 화내며 동창생 단체 카톡방 휘리릭 나가지 말아야 한다. 다른 친구가 다시 초대해 주지 않으면 스스로 ‘왕따’ 될 뿐이다. 그렇게 나갔다가 다시 초대해 달라고 아쉬운 부탁하는 사람 여럿 봤고, 이 글 쓰는 자 역시 그랬다가 후회한 적 여러 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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