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 25시]무색무취 김은경 환경부 장관, '한가한' 환경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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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군득 기자
입력 2017-08-28 1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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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일정은 내 멋데로…형식적인 간부회의에 꽉 막힌 의사소통

  • 5개월 된 신설부터 해체 수순…물관리 일원화는 느긋

[사진=환경부 제공]

요즘 정부세종청사 입주 부처 분위기는 ‘쑥대밭’이다. 새 정부 출범 후, 바람 잘날 없는 사건의 연속이다. 수시로 열리는 기자간담회로 인해 기자들은 하루에도 두 세번씩 부처를 옮겨다니는 일이 일상이 됐다.

한편으로는 새 정부가 의욕적으로 정책을 추진하려는 행보가 나쁘지 않다. 뭐든지 국민에게 알리겠다는 의지를 보이는 것을 탓할 이유가 없다. 새로 취임한 장관들도 김동연 경제부총리 등 몇 명을 제외하고는 관료 사회의 ‘신참’들이다.

밖에서 보던 공직사회와 달리 큰 그림을 그려야 하는 신참 장관 입장에서는 의욕이 앞설 수밖에 없다. 그런데 정부세종청사에서 유독 조용한 부처가 있다. 최근 환경부의 분위기가 그렇다.

안에서는 뭔가 큰 그림을 그리는 듯한데, 밖에서는 어떤 그림을 그리는지 파악이 어렵다. 이렇다 보니 여러 소문이 무성해지는 악순환이 계속되고 있다.

김은경 환경부 장관의 지난 취임 1개월은 불만의 연속이다. 지난달 5일 취임했으니, 다음주면 2개월에 접어든다. 이제 조직도 어느 정도 파악되고, 자신의 확실한 철학을 보여줄 시기가 된 것이다.

그런데 아직까지 김 장관의 색깔을 찾기 힘들다. 확실한 메시지도 없다. 그 사이 환경부 내부에서는 인사적체와 독단적 행동에 대한 불만만 가득 쌓였다. 물관리 일원화만 봐도 그의 리더십에 의문부호를 던질 수 있다.

물관리 일원화는 환경부의 숙원 사업이다. 현재 가장 중요하고, 앞으로 환경부의 힘을 키울 핵심 정책이다. 새 정부 조직개편에서 뜨거운 감자가 될 정도로, 물관리 일원화는 국토부에서도 놓기 어려운 사업 중 하나다.

이런 중요한 정책조차 김 장관은 침묵으로 일관한다. 다음달 정치권에서 물관리 일원화에 대한 논의가 진행될 예정인데, 벌써부터 11월로 연기가 될 것이라는 얘기가 흘러나온다. 환경부 장관은 이런 부분조차 관심 밖이다. 

지난 3월 신설된 환경정책융합관은 운영 5개월만에 해체될 위기다. 환경부 직원들은 만 2개월이 채 되지 않은 장관이 벌써부터 인사권부터 옥죄기 시작했다며 불만이 가득하다.

실‧국장과의 의견조율도 삐걱대는 모양새다. 중요 정책의 경우 시의성과 홍보성이 관건인데, 이런 일련의 절차가 모두 묵살된다. 토론은 많이 하는데 간부들과 의견을 교환하기보다는 입맛에 맞는 정책을 선택하는 시간이 대부분이다.

2개월간 공식적인 현장방문은 지난 11일 경남 창녕 녹조현장 방문이 유일하다. 환경부 이슈에 대해 적극적인 행보를 보일 것으로 기대했던 초반과 달리, 힘 있는 발언이 부족하다.

이런 내부 불만을 김 장관은 파악하고 있을까. 소위 ‘정책은 타이밍’이라는 얘기를 자주 한다. 그만큼 정책은 어떤 시기에 어떤 방식으로 추진하느냐에 따라 작은 정책도 힘이 실린다. 김 장관이 환경부 정책을 적극적으로 알리는 것이 환경부의 힘을 키울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이라는 것이다.

환경부는 다음 달 초 비전발표를 한다. 시선을 확 잡을 만한 비전이 발표될지는 지켜볼 일이다. 여론을 집중시킬 만한 정책이 환경부에서 나올 가능성은 희박하다.

그러나 김 장관이 어떤 의지로 비전을 만들었는지 강한 소신을 보여준다면 환경부의 비전에 공감대를 형성할 여지는 충분하다.

김 장관이 어떤 카드를 꺼내들어 지금의 미지근한 행보에 종지부를 찍을 수 있을지, 환경부가 이슈메이커로 발돋움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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