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초위기 해운산업 '회생의 마중물'…중소형선사 지원에 한계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송종호 기자
입력 2017-08-24 19:28
    도구모음
  • 글자크기 설정

경기 평택시 평택항이 수출을 기다리는 컨테이너와 차량들로 가득하다. [연합뉴스]


“자본금 5조원 규모의 해운산업 전담 지원기관 출범은 해운업계가 요구했던 것과 일치한다. 향후 해운업 활성화에 거는 기대가 크다.” (한국선주협회 관계자)

24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제4차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해양수산부가 한국해양진흥공사 설립 방안을 발표하자 해운업계가 일제히 환영의 뜻을 내비쳤다.

우선 해운업계는 정부가 이날 내놓은 한국해양진흥공사의 재원 규모가 자신들이 주장해온 규모를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고 했다.

선주협회 관계자는 "과거 국회 세미나 등을 통해 4조~5조원대의 재원이 필요할 것으로 주장한 바 있다"며 “해양진흥공사의 재원 규모를 보니 정부의 해운업 회생에 대한 강한 의지를 확인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다만 해양진흥공사의 출범이 위기의 한국 해운업을 부활로 이끌지는 장담하기 어렵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배적인 견해다. 

무엇보다 2015년만 해도 매출 39조원에 달했던 한국 해운업이 한진해운 파산, 장기 불황, 글로벌 선사의 몸집 불리기 등을 거치며 지난해 29조원대로 축소됐다. 또 지난해 상반기 11.3%를 차지했던 한국 해운업계의 미주노선 점유율이 올해 상반기에는 4.8%로 절반 수준으로 추락했다.

대외환경 역시 녹록지 않다. 전 세계 해운 시장은 3대 해운 얼라이언스를 중심으로 돌아가고 있으며 일본, 중국 등 주변국 해운업계는 합종연횡을 통해 몸집을 키우며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여기에 과거에도 다양한 해운 지원 프로그램이 있었지만 한국 해운업은 최근 1~2년 새 추락을 거듭해왔다.

따라서 전문가들은 해양진흥공사 설립 이후 정확하고 효율적인 운영이 중요하다고 짚었다.

이날 정부도 선박 매입 등 투자 보증, 항만터미널 물류시설 투자 등 기존 해운금융프로그램을 통해 지원하던 사업을 해양진흥공사에 흡수하기로 했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한국선박해양, 한국해양보증보험 등에서 비슷한 성격의 지원프로그램이 많았는데 이를 통합하는 것은 바람직한 현상”이라며 “해양진흥공사가 해운산업 전담기관으로 위상을 갖출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해양진흥공사가 정책 지원을 병행하는 것도 긍정적이다. 해양진흥공사의 금융과 정책 부문일괄 지원은 선사들의 업무 무담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해양진흥공사의 금융건전성을 감독하는 권한을 두고 해운업계와 금융위원회 간 향후 마찰을 빚을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이날 해수부 발표에 따르면 공사의 금융건전성 감독은 금융위가 맡게 된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그간 해양진흥공사의 금융 감독 권한을 두고 금융계가 아닌 해운업계가 주체적으로 가져야 한다는 주장이 만만치 않았다”면서 “공사설립위원회 등이 구체화되면 이를 두고 갈등이 빚어질 여지가 있다”고 전했다.

일부에서는 해양진흥공사 재원에 1조원 가량을 더 확보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5조원의 재원으로 중소형선사까지 고루 지원하는데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정우영 법부법인 광장 변호사는 “기존 금융지원 프로그램은 수 조원대의 재원을 마련하고도 금새 바닥이 난 상황”이라며 “이를 충당하고 중소형선사까지 지원하기 위해서는 6조원이 필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해운업계 관계자도 “과거 설립 세미나 등에서 해양진흥공사의 필요 자본을 6조원으로 책정한 경우도 있었다”며 “해양보증보험 등에서 지원하는 금융 한도가 단기간에 도달한 것 등을 감안하며 회생 지원에 최대한 많은 금액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해양진흥공사가 앞으로 조성될 해양선박펀드 활성화에도 앞장서야 한다는 주문도 있었다. 해운산업을 전담하는 기관인 만큼 업계의 애로 사항 해결에 앞장서야 한다는 당부인 것이다.

현재 해양선박펀드는 선사가 신규 선박을 발주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금융프로그램이지만 산업은행, 무역보험공사 등 여러 이해관계자들의 이견으로 답보상태에 빠져있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선박펀드가 본격화되면 선사가 선복량 늘려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해양진흥공사가 펀드조성 활성화에 앞장서길 기대한다”며 “다방면에서 요구가 많은 만큼 해양진흥공사에 거는 기대가 크다”고 말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실시간 인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