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셧다운 시사 등 트럼프 극단 발언에 美 국채 디폴트 리스크 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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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은주 기자
입력 2017-08-24 1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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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멕시코 장벽 건설 위한 셧다운 가능"...美 정치 불확실성 높아져

  • 피치, 미 신용등급 하향 경고...미 국채 디폴트 가능성 겹쳐 혼란 우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연합/AP]


인종차별 시위와 연방정부 폐쇄(셧다운) 시사,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나프타) 폐기 언급 등 미국의 정치적 혼란이 계속되면서 미 국채 디폴트(채무 불이행) 리스크가 부상하고 있다. 미국 디폴트가 세계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적지 않지만 현실적인 시나리오가 뚜렷하지 않은 상황이어서 불확실성이 더욱 커질 전망이다.

◆ 트럼프, 멕시코 장벽 건설 두고 '셧다운' 언급...美 정치 갈등 악화 전망 

CNBC, 로이터 등 주요 외신은 23일(이하 현지시간) 정부 정부 셧다운 가능성을 시사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공화당 내에서조차 거친 반발이 나오면서 당분간 정치적 갈등이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인 22일 애리조나 주 피닉스에서 열린 지지 집회에서 "미국 안전을 위한 멕시코 국경 장벽을 건설하기 위해서라면 정부 셧다운에 돌입할 수 있다"고 밝혔다. 오는 9월 30일까지 미 의회가 멕시코 장벽 건설 예산안이 통과되지 않으면 10월 1일부터 미 연방정부의 업무가 부분 정지되는 셧다운 상태가 된다.

멕시코 장벽 건설은 트럼프 대통령의 상징적인 공약으로, 극단적 상황까지 불사하면서 추진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미 하원은 16억 달러(약 1조 8029억 원)에 달하는 멕시코 장벽 건설 비용 등 예산안 일부를 지난달 27일 통과시켰다. 그러나 민주·공화 양당 내 비판이 높아지면서 상원 통과 가능성은 불투명한 상태다.

정부 셧다운 자체가 경제 리스크가 되는 것은 아니다. 독립재무설계법인인 LPL 파이낸셜에 따르면 지난 1976년부터 지금까지 미국의 셧다운 횟수는 18회다. 이 가운데 주가가 하락한 것은 10회로 거의 절반의 확률을 보였다. 가장 최근에 셧다운이 일어났던 2013년과 95~96년은 오히려 주가가 상승했다. 

◆ 미 국채 디폴트 리스크 주목...피치 "한도 조정 없으면 등급 인하" 

시장이 더욱 주목하는 것은 미 국채 디폴트 가능성이다. 국제신용평가사인 피치는 23일 "미국 정부가 10월까지 부채 상환 한도를 상향 조정하지 않으면 현재 최상위에 있는 '트리플 A' 등급에서 인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미국 신용등급이 떨어지면 이른바 '저위험 자산’으로 분류돼 있는 미 국채가 '위험 자산'으로 바뀔 수 있어 세계 시장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현재 미국 부채 한도는 20조 달러대다. 한도를 올리지 않으면 새로운 대출과 이자 지급이 어려워져 디폴트에 빠질 수 있다. 미 의회예산국(CBO)도 한도 조정이 진행되지 않으면 10월 초중반께 자금이 부족해질 것이라고 관측했다. 

CNBC의 최근 보도에 따르면 골드만삭스의 알렉 필립스 이코노미스트는 "멕시코 장벽 건설 예산안 등 세제 개혁, 의료보험제도 개편 등 여러 정치적 거래 재료가 복잡하게 얽혀 있어 평소보다 예측이 불가능하다"고 평가했다. 정부 셧다운 자체보다 불안한 미국 정치 상황이 불확실성을 높이고 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의 과격한 발언이 오히려 경제적 장애물을 해소하는 역할을 할 수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로이터 등 외신은 23일 "민주당과 공화당은 서로 앙숙 관계지만 폴 라이언 공화당 하원 의장 등 공화당 지도부도 셧다운이나 디폴트를 원하지 않는 만큼 순조로운 협상을 추진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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