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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수교 25주년] 中 토종기업에 밀리고 규제에 막히고…'기회의 땅'서 무덤으로

송종호·문지훈 기자입력 : 2017-08-23 20:53수정 : 2017-08-23 20:53

[그래픽=임이슬 기자]


# 반도체 및 LCD용 화학제품을 생산하는 ENF테크놀러지는 중국 후베이성 우한에 LCD용 화학제품 생산기지를 설립한 이래 중국 내수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지난 2015년 1~9월 매출의 경우 2억2000만 위안(약 370억원)으로 전년 대비 164%의 증가세를 나타내며 대표적인 성공 사례로 꼽힌다.

# 전자부품을 생산하는 A사는 최근 중국 내 판로를 개척하지 못하고 현지 진출 1년 반 만에 상하이 인근에 위치한 현지 공장을 폐쇄했다. A사는 중국 전자제품 산업의 고성장에 고무돼 진출을 결심했지만 가격과 기술경쟁력 등이 취약해 끝내 실패하고 말았다.

중국에 진출한 한국 기업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시장 규모만 보고 진출했던 업체들은 '철수'라는 쓰디쓴 실패를 경험해야 했다. 반면 기술투자, 현지화 등에 공을 들인 한국 기업들은 사드 후폭풍 속에서도 외연을 넓혀가고 있다.

한국기업이 중국에 본격 진출한 것은 수교 이후인 1992년부터다. LG전자(중국)유한공사(1993년), 포스코제철공사(1995년), 둥관삼성시야유한공사(1997년) 등이 모두 이때 진출한 기업들이다.

이후 2013년까지만 하더라도 한국 기업은 중국 시장에서 흔들림 없는 성장을 이어왔다. 중국인들은 삼성전자의 갤럭시 스마트폰을 사용하고 LG전자의 프리미엄 가전을 집안에 들여놨다.

그러나 2014년을 기점으로 중국 현지 브랜드가 급성장하면서 중국 내 한국 기업들의 위상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2015년 중국의 하이얼이 미국 GE의 가전 부문을 인수하며 한국 브랜드의 약화를 가져왔고 화웨이, 샤오미 등은 현지 휴대전화 시장에서 삼성은 물론 애플마저 5~6위권으로 밀어냈다.

앞으로도 중국 업체의 성장세는 가속화할 전망이다. 중국 정부가 지난해 13차 5개년 계획을 시작하면서 세계경제의 재편과정에서 중국 제조업의 역할, 특히 가전업계 육성에 중점을 두면서 현지 업체의 성장이 빠르게 이뤄지고 있기 때문이다.

사드 배치와 같은 정치적 이슈도 현지 경제 상황과 별도로 중국에 진출한 한국 기업들의 경영난을 가중시키는 요인이다.

산업연구원이 지난 4월 발표한 ‘2017년 1분기 중국 진출 한국기업 경기실태 조사결과’에 따르면 조사 대상 기업의 66%가 ‘한·중 관계 악화 영향을 체감하고 있다’고 답했다. 부문별로는 유통(87%)과 자동차(82%)에서 80%가 넘는 기업들이 중국의 사드 배치 보복을 체감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구체적인 악영향으로는 ‘한국 기업에 대한 규제 단속 강화’를 꼽은 기업이 가장 많았다.

하지만 상당수 기업들은 여전히 중국 시장에 대해 긍정적인 전망을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코트라 관계자는 “설문조사 결과 중국의 시장성에 대한 긍정적 답이 50% 이상을 차지해 여전히 시장으로서의 기대치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며 “대중 투자 기업들은 현지 진출 지역의 시장성이 대부분 높은 편으로 평가하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도 현지 업체와 협력을 강화하고 제품 차별화에 나선다면 정치적 갈등과 별개로 승산이 있다고 분석했다.

황재원 코트라 동북아사업단장은 “현지 트렌드를 맞추고 중국 업체와의 협력을 통해 성장하면 우리 기업도 함께 성장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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