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수교 25주년] 차이나머니의 '역습'…한국기업 점령군서 동반자로 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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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종호·문지훈 기자
입력 2017-08-23 2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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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2015년 중국 동심반도체는 국내 메모리 설계업체인 피델릭스를 85억원에 인수했다. 피델릭스는 코스닥 상장업체로 인수 직전 연매출 780억원대의 매출을 기록했다. 중국 동방항신그룹의 자회사인 동심반도체는 피델릭스 인수로 반도체 시장에서 경쟁력을 강화하게 됐다.

# 중국 안방보험은 2년 전 동양생명보험을 인수하며 중국 본토 자본의 첫 국내 금융회사 인수로 기록됐다. 안방보험그룹은 총자산 7000억 위안(약 125조원) 규모의 종합보험그룹으로, 2014년에는 우리은행 매각 입찰에 참여하는 등 국내 금융회사 인수에 많은 관심을 두고 있다.

중국 기업과 자본의 국내 유입이 가속화되고 있다. 과거에는 중화권 자본을 통한 간접적인 투자 또는 진출이 주를 이뤘다면, 최근에는 본토의 기업과 자본이 빠르게 국내로 유입되고 있다.

그 가운데 서비스업에 대한 투자 규모가 압도적으로 많은 것이 특징이다. 코트라에 따르면 2015년 중국의 한국 기업 투자 건수는 서비스업 588건, 제조업 86건, 종합 건설업 9건, 1차산업 1건 순이었다.

서비스업에 대한 투자가 많은 것은 중국 정부의 관련 산업 육성 정책 때문이다. 지난 2013년 중국 정부는 ‘중점산업의 기업합병과 구조조정에 관한 지도 의견’에서 인수·합병(M&A)을 통한 대기업 육성을 강조했다. 특히 최근에는 문화산업 육성정책을 추진하면서 중국 문화콘텐츠 관련 기업의 국내외 M&A를 통한 대형화 움직임이 활발하게 일어나고 있다.

이런 가운데 한국과 중국의 문화 정서가 비슷한 데다, 기술력에선 앞서 있고 기업 가치는 상대적으로 낮게 평가돼 있는 한국 서비스 기업들이 인수 대상으로 자주 거론되고 있다.

이와 함께 중국 기업들은 최근 들어 한국 내 투자영역뿐만 아니라 투자방식에서도 변화를 보이고 있다.

코트라에 따르면 중국 기업은 과거 파트너를 찾거나 독자 형태로 기업을 설립하던 방식에서 벗어나 최근에는 지분의 일부 또는 전부를 인수하는 M&A 방식으로 한국에 진출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 10년간 중국 기업의 한국 기업 M&A 건수는 총 64건이었는데, 이 중 약 70%가 2014년과 2015년 2년에 걸쳐 이뤄졌을 정도로 상승세를 기록하고 있다.

중국 기업과 자본의 국내 유입이 가속화됨에 따라 한국 기업들의 인식도 변화하고 있다. 과거 기술 유출, 자본 탈취 등의 실패 사례가 아니라 중국 진출의 교두보로 생각하는 기업들이 늘어나고 있다.

피델릭스 관계자는 “인수 이후 회사가 운영해온 메모리반도체 사업 영역에는 큰 변화가 없다"며 "동방항신그룹이 보유한 중국 내 네트워크를 활용, 중국시장에 낸드플래시 상품군 등을 수출하는 데 도움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 기업의 투자가 국내 지역 경제 활성화에 기여하기도 한다.

지난해 광주광역시는 중국 주룽자동차의 한국 법인인 패펀오토그룹과 투자 양해각서를 교환했다. 양해각서에는 주룽자동차가 광주에 2500억원을 투자해 오는 2020년까지 연간 10만대를 생산할 수 있는 공장을 짓기로 한다는 내용을 담았다.

한 민간연구소 관계자는 “메이드 인 코리아의 신뢰도를 확보하려는 주롱자동차와 광주시의 노력이 맞아떨어진 결과물”이라며 “인건비, 품질 등의 과제를 해결하면 기존 시장에 변화를 가져올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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