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수교 25주년] "4차산업 앞서가는 중국" 조선·자동차도 고전하는 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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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인선 기자
입력 2017-08-24 0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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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조선소에 수주 고배 마신 조선 빅3…현대기아차 중국 판매량 '반토막'

  • 중국 스마트폰시장 점유율…화웨이 22.1%, 삼성 3%

  • 인공지능·빅데이터·클라우드 육성하는 중국…핀테크 도입율 세계 1위

한중수교 25주년. [그래픽=아주경제DB]


세계 최강을 자랑하던 우리나라 조선업에 최근 충격적인 소식이 전해졌다. 지난 20일 조선해운 전문매체 트레이드윈즈에 따르면 중국 조선소가 프랑스 컨테이너 선사 'CMA CGM'의 2만2000TEU(20피트 컨테이너 1개)급 컨테이너선 9척 발주계약을 따냈다. 현대중공업·삼성중공업·대우조선해양 등 한국 대형업체 3사가 모두 입찰했지만 고배를 마신 것. 이는 중국 조선업계의 고부가가치 선박 건조 기술력을 해외 선사들까지 인정했다는 것으로, 업계에 긴장감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했다.

1992년 한·중 수교 이래 우리나라는 '중국시장 특수'를 누렸지만 오늘날 상황은 180도 달라졌다. 한·중 수교 후 25년 동안 한국의 경제규모는 여전히 세계 10위권 밖에 머물고 있으나 중국은 10위에서 2위로 도약했고, 다양한 산업군에서 우리나라가 현격한 기술격차로 일방적 우위를 차지해 왔던 한·중 경제시대는 이미 옛말이 됐다.

세계 최대 스마트폰 시장인 중국에서 한때 시장 1위를 기록했던 삼성은 올 2분기 시장 점유율이 3%에 그치며 6위를 기록한 것으로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 집계 결과 나타났다. 이는 전년 동기 7%에서 대폭 하락한 것이다.

삼성은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에서는 시장 점유율 22.1%로 1위를 지켜냈지만 화웨이의 점유율이 두 자릿수에 올라서는 등 중국 스마트폰 업체가 무섭게 치고 올라오고 있다. 스마트폰 글로벌 톱10 기업 가운데 7곳이 중국업체이고, 이들 브랜드를 합한 세계 시장점유율은 절반에 육박한다. 삼성의 1위가 위태로워 보이는 이유다.

중국 토종 자동차기업들의 굴기도 위협적이다. 세계 최대 자동차 시장인 중국 대륙에서의 성장세를 발판으로 세계 시장으로 질주하고 있는 것. 올 상반기 현대·기아차의 중국 판매량이 반토막난 것과 대조를 이룬다.

2010년 볼보를 인수하며 세계적으로 유명해진 중국 민영자동차 업체 지리(吉利)자동차가 대표적이다. 올 들어서만 '말레이시아 국민차' 프로톤, 영국 스포츠카 제조업체 로터스, ‘하늘을 나는 자동차’인 이른바 플라잉카 제조업체인 미국 실리콘밸리 자동차업체 테라퓨지아도 잇달아 인수하며 기술력을 확보했다. 거침없는 성장세에 지리자동차 주가는 홍콩거래소에서 지난 1년 새 3배 넘게 뛰었다.

첨단 기술산업인 반도체 분야에서도 중국의 공세는 거침이 없다. 시스템 반도체 설계 분야에서 이미 우리나라를 제친 중국은 메모리 반도체 시장에서도 투자를 강화하며 한국과의 기술 격차를 줄여나가고 있다.

디스플레이 분야에서도 중국은 물량공세를 펼치며 한국을 맹추격 중이다. 대만 디지타임스에 따르면 중국 최대 디스플레이 업체인 징둥팡(BOE)이 두 번째 10.5세대 대형 액정표시장치(LCD) 생산 공장을 짓기로 한 것을 비롯해 차이나스타(CSOT), HKC, CEC 등 중국 기업들이 건설 중이거나 계획 중인 10.5세대 이상 초대형 LCD 공장은 모두 6곳이다. 대형 LCD 시장 주도권이 중국으로 빠르게 넘어갈 것이란 업계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삼성과 LG가 독주하고 있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아몰레드) 시장에서도 중국 기업들이 잇달아 거액을 투자하면서 한국과의 기술격차가 좁혀질 것이라는 우려의 시각도 있다. 미국의 시장조사기관 IHS 마킷은 BOE가 2019년 세계 최대 아몰레드 디스플레이 패널 공급업체가 될 것이란 전망을 내놓았다.

인공지능·빅데이터·클라우드·사물인터넷 등 4차 산업혁명 분야에서도 중국은 이미 한국을 추월했다. 선견지명을 갖고 빅데이터에 적극 투자해 온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기업 알리바바는 이미 미국·유럽·싱가포르·일본·두바이 등 전 세계에 14개 데이터센터를 운영하며 구글·아마존에 버금가는 '빅데이터 공룡'으로 성장했다. ‘중국의 구글’을 표방하는 바이두와 텐센트, 전세계 상업용 드론 시장 1위 다장(DJI), ‘중국판 우버’ 디디추싱은 모두 중국 4차 산업혁명을 주도하는 중국 하이테크 기업이다.

중국 정부는 이미 2020년 AI 시장 규모를 1조 위안 이상으로 확대하고, 2030년까지 10조 위안 규모로 육성한다는 중장기 AI 계획을 발표하는 등 4차산업 육성에 열을 올리고 있다. 정보통신기술진흥센터(IITP)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AI와 클라우드 서비스가 포함된 ‘기반SW·컴퓨팅’ 분야에서 중국보다도 뒤진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나라에서는 이제야 뜨고 있는 인터넷은행도 중국에선 이미 수년 전에 자리잡았다. 중국인들은 현금, 신용카드보다 모바일 결제를 선호한다. 글로벌 컨설팅기업 '언스트앤영'이 발표한 ‘2017 핀테크 도입지수’에 따르면, 중국의 핀테크 도입률은 69%로 조사대상 20개 국가 중 1위를 차지했다. 한국은 32%(12위)로 20개국 평균(33%)에도 미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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