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분석] 산업은행, '산은맨' 송문선 CFO 대우건설 수장 앉힌 속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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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충범 기자
입력 2017-08-20 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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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재무통'인 만큼 매각 추진에 적격의 인물이라는 평가

  • 대우건설 영향력 강화를 위한 선임이라는 비판적 시각도

송문선 대우건설 신임 대표이사.


박창민 전 사장의 사임으로 대우건설 수장 자리에 송문선 CFO(최고재무책임자)가 오른 가운데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대우건설은 지난 16일 송 CFO가 신규 대표이사로 선임됐다고 공시했다. 송 신임 대표는 1987년 KDB산업은행에 입행한 이래 투자금융부문장 부행장, 기업금융부문장 부행장, 경영관리부문장 부행장 등을 역임한 전형적인 '산은맨'이다.

무엇보다 산은에서 금융 요직을 두루 섭렵했다는 점에서 재무 사정에 밝은 그가 초읽기에 들어간 대우건설의 매각 구원투수 역할을 할 것이란 게 업계의 기대다. 

특히 최근 최순실씨의 사장 인선 개입설로 불거진 'CEO 리스크'도 당사자인 박창민 전 사장이 물러남에 따라 일단락된 상태다. 대우건설은 이 문제로 최근 1개월여 간 한바탕 홍역을 치른 바 있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엄밀히 말해 송문선 CFO의 사장대행 체제로 운영되는 것이다. 사장 공석은 그대로 유지된다"면서 "송 신임 대표가 대우건설에 산적한 매각 문제를 해결할 적임자라 판단하고 있다. 송 대표는 대우건설의 매각이 완료되는 시기까지는 계속 사장대행 업무를 수행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국건설기업노동조합 대우건설지부(대우건설 노조) 관계자도 "이번 송 대표 선임은 무슨 일이 있어도 대우건설을 반드시 매각하겠다는 산은의 의지를 드러낸 것 아니겠느냐"고 반문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산은이 CEO 리스크 해소를 명분으로 대우건설에 대한 영향력을 강화하기 위해 산은맨인 송 대표를 무혈입성시켰다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비록 대행 체제라는 단서가 달려있긴 해도 사실상 대우건설의 컨트롤 타워가 산은으로 공식화됐다는 것이다.

한 M&A(인수합병) 전문가는 "대우건설 입장에서는 굉장히 공교로운 시점에 송문선 대표가 선임됐다. 이번 선임으로 산은은 최근 매각 걸림돌로 작용했던 CEO 리스크를 제거하고, 매각 작업에도 박차를 가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었다"며 "특히 송 대표가 직무를 대행하는 입장이어서, 대우 내부에서 섣부르게 반대 논리를 펼치기도 어려운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재미 있는 것은 송 신임 대표가 대우건설 역대 두 번째 외부출신 수장이라는 점이다. 지난 번 박창민 전 사장이 극렬한 반대에 부딪힌 것과는 다르게, 매각이라는 특수성이 결합돼 송 대표는 잡음 없이 안착하는 분위기"라며 "다만 매각 카드가 무산될 경우 건설 이해도가 높지 않은 송 대표와 노조 측과의 대립 가능성은 얼마든지 커질 수 있다"고 예측했다.

대우건설 노조 측은 일단 송 대표의 움직임을 지켜보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다만 산은 측이 주장하는 대로 연내 매각은 사실상 쉽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노조 관계자는 "일단 송 신임 대표가 대우건설에 대해 어떤 비전과 매각 전략을 갖고 있는지에 대해 이야기를 들어봐야 할 것 같다"며 "그 이전까지는 우리 노조 입장을 공식적으로 밝히기는 어려운 상태"라고 말했다.

이어 "다만 산은 측이 PEF(사모투자펀드) 만기 도래로 오는 10월 전 매각을 완료하겠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데, 주가 부양, 적정 매수인 확보 등을 감안하면 사실상 쉽지 않을 것이다. 무리한 매각에 대해서는 반대 의견을 펼쳐나갈 생각"이라며 "대우건설이 성장하고 발전할 수 있는 틀 안에서 매각이 추진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조만간 이 부분에 대해 송 대표와 논의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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