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 DOWN] 김홍창 잇츠한불 대표, '사드보복'에 날개 꺽인 '달팽이크림' 신화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조현미 기자
입력 2017-08-21 03:00
    도구모음
  • 글자크기 설정
  • '유커' 인기 등에 업고 덩치 불려

  • 한한령 직격탄…실적 곤두박질

  • 2Q 15억 영업손실·매출 반토막

  • 전문경영인 영입에도 회복요원

 
잇츠한불이 또다시 부진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CJ 출신 전문경영인(CEO)을 '구원투수'로 영입한 것도 소용없었다. 

2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잇츠한불은 올 2분기에 영업재무제표 기준으로 15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불과 1년 만에 적자전환한 것이다. 매출액(427억원)도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반토막이 났다.

1분기에 이은 부진이다. 지난 1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541억원, 133억원으로 35.1% 51.8% 추락했다. 상반기 실적도 크게 쪼그라들었다. 상반기 영업이익은 지난해보다 67%나 급감했다.

잇츠한불은 지난 5월 만들어진 회사다. 1989년에 세워진 화장품 1세대 기업인 한불화장품과 2006년 나온 그 회사 브랜드숍(단일 브랜드 매장) 잇츠스킨이 합쳐 탄생했다. 젊은 소비자와 중국인 관광객(유커)에게 인지도가 높은 잇츠스킨이 주력 브랜드다. 회사 이름에 '잇츠'가 들어간 것도 이 때문이다.
 

잇츠스킨의 '프레스티지 끄렘 데스카르고' [사진=잇츠스킨 제공]


잇츠스킨은 유커를 등에 업고 덩치를 불려왔다. 이른바 '달팽이크림'으로 알려진 '프레스티지 끄렘 데스카르고'가 유커에게 큰 인기를 끌면서다. 회사 매출의 절반 이상이 유커 주머니에서 나왔다.

이에 힘입어 2012년 318억원에 머물던 매출은 2013년 524억원, 2014년 2411억원으로 껑충 뛰었다. 유가증권시장(코스피)에 상장한 2015년엔 3096억원을 기록하며 브랜드숍 매출 상위 4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하지만 지난해 들어 상황이 180도 달라졌다. 한반도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 배치에 따른 중국 당국의 경제보복이 시작되며 부진이 시작됐다. 지난해 매출은 전년보다 13.6% 감소한 2673억원, 영업이익은 34.4% 줄어든 733억원에 그쳤다.

모기업인 한불화장품은 김홍창 부회장(63)을 구원투수로 내세웠다. 서울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제일제당에 입사한 뒤 CJ투자증권과 CJ GLS, CJ제일제당 대표이사를 역임한 김 부회장은 지난해 11월 한불화장품에 합류해 합병을 주도했다. 올 5월엔 합병으로 탄생한 잇츠한불 대표이사 자리까지 꿰찼다.

하지만 이런 노력에 사드보복 앞에서는 소용이 없었다. 유커 매출을 대체할 묘수를 찾지 못해 실적 부진을 거듭하고 있다.

여기에 중국 저장성 후저우에 세운 생산시설 가동이 차일피일 미뤄지는 점도 실적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 지난 6월 공사를 마무리한 후저우공장은 아직 생산 허가를 받지 못해 가동을 못 하고 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실시간 인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