넘치는 관광객에 스페인 주민 뿔났다..관광객에 달걀 세례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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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세미 기자
입력 2017-08-17 1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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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현지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 공항에서 출국하기 위해 보안검색 줄을 기다리는 관광객들 [사진=AP연합]


“당신의 호화로운 여행이 내겐 매일의 고통이다”

바르셀로나 구엘공원에 세워진 커다란 바위에 검은 락카로 적힌 이 문구는 현지인들이 관광객들로부터 얼마나 피로를 느끼고 있는지를 고스란히 보여준다.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가이드를 하는 에드가 토라스는 블룸버그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갑자기 우리가 주민들의 적이 된 것 같다”고 토로했다. 그는 고객들이 주민들로부터 날달걀 세례를 받기도 했다고 말했다.

블룸버그와 AFP 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실제로 스페인 각지에서 관광객을 겨냥한 현지인들의 공격 사건이 빈발하고 있다. 지난달에는 바르셀로나의 버스 안에서 한 관광객이 복면을 쓴 다수의 젊은이들로부터 집단 구타당하는 일이 있었다. 관광객 버스의 타이어에 구멍을 내고 차벽에 “관광이 동네를 망친다”고 낙서한 사건도 있었다. 12일에는 바르셀로나 주민 약 200여명이 모여 관광용 숙소 확대에 반대하는 가두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스페인 정부는 난처해졌다. 스페인 주민들의 고충을 이해하면서도 관광업이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무시할 수 없기 때문. 스페인은 프랑스와 미국에 이어 세계 3대 관광대국으로 떠올랐고 관광업의 경제 기여도도 13%까지 늘어났다. 스페인 마리아노 라호이 총리는 이달 “오늘날 관광업은 우리 경제의 최대 동력 중 하나이며 계속 경제를 뒷받침해주길 기대한다”면서 관광업 호황을 반긴다는 입장을 비쳤다. 

그러나 아다 콜라우 바르셀로나 시장은 최근 세그웨이 투어를 금지하는가 하면 도심에 신규 호텔 건설을 제한하고 에어비앤비 등을 통한 비면허 숙소 임대를 단속하는 등 현지 주민의 고충 해결을 우선하고 있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한편 몰려드는 관광에 몸살을 앓는 것은 스페인뿐은 아니다. 이탈리아 베니스, 크로아티아 드브로브니크, 스코틀랜드 스카이섬 모두 관광객 급증에 현지인들의 불만이 쏟아지고 있다. 

드보로브니크의 구시가지는 유명한 미국 드라마 ‘왕좌의 게임’에 나와 더욱 유명세를 떨쳤다. 현지 호텔에서 근무하는 한 직원은 기온이 40도에 육박하는데 일터로 들어가려면 한 시간이나 줄을 서야 할 정도라며 불편을 호소했다고 AFP 통신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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