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요,저" 각본없이 즉문즉답…대통령에 "떨리지 않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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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혜란 기자
입력 2017-08-17 1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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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文대통령 취임 100일 기자회견 현장 이모저모

문재인 대통령 취임 100일째인 17일 오전 서울역 대합실에서 시민들이 문재인 대통령 취임 100일 기자회견의 생중계를 지켜보고 있다.[남궁진웅 기자, timeid@ajunews.com]


문재인 대통령 취임 100일을 맞아 17일 열린 기자회견은 '즉문즉답' 형식으로 진행됐다. 기자들이 사전에 질의 내용을 청와대 측에 전달해 사전 조율하지 않았기 때문에 대통령은 기자들이 어떤 질문을 할지 전혀 알지 못했다. 이에 따라 대통령이 '각본' 없이 1시간가량 자신의 국정 철학과 계획을 즉석에서 답했고, '소통'하는 자리가 됐다. 과거 박근혜 정부에서 기자회견을 진행할 때면 철저히 정해진 약속에 따라 질의응답이 오가던 형식과는 확연히 달라진 모습이었다. 

문 대통령은 오전 11시 2분께 검은색 상·하의 정장에 남색 바탕에 흰색 줄무늬가 있는 넥타이 차림을 하고 나타났다.

문 대통령은 먼저 영빈관 중앙 연단에 서서 7분가량 모두발언을 했다. 모두발언 뒤에 질의응답 시간이 이어졌다. 질의응답 시간에는 의자에 앉아 기자들의 질문을 받았다. 질문은 외교·안보, 정치, 경제, 사회 각 분야별로 나눴을 뿐 질문의 구체적인 내용을 미리 조율하지는 않았다. 매체 순번을 정하거나 추첨으로 질문자를 사전에 정하던 관례도 따르지 않았다.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한 국내 언론 기자는 189명, 외신기자는 28명이었다. 문 대통령에게 질문을 하기 위해 수십명의 기자가 동시에 손을 들기도 했지만,  사전에 예정된 행사 진행은 1시간이었기 때문에  15개 언론사 기자들만이 질문할 기회가 주어졌다.

기자회견 사회를 진행한 윤영찬 국민소통수석이 손을 든 기자들 가운데 한 명을 지목했고, 지목 받은 기자가 일어서서 대통령에게 질문했다. 대통령은 기자의 질문을 간간이 메모지에 적어가며 경청했고 답했다. 자신과 생각이 다른 기자의 질문을 받기도 했지만, 문 대통령은 자신의 소신과 국정 운영 철학을 소신껏 설명하려는 태도를 보였다.

윤 수석은 국내 언론 기자만이 아니라 외신 기자에게도 3차례 질문할 기회를 줬다. 국내 언론은 뉴스통신사 1곳, 방송사 4곳, 종합지 1곳, 경제지 2곳, 지역지 3곳, 인터넷 매체 1곳의 기자가 질문했는데 청와대가 매체 특성과 지역 안배를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외신 중에선 미국 CNN과 NBC, 일본 NHK가 질문을 던졌고 NHK 기자는 강제 징용과 한·일 위안부 협상 문제 등 민간한 외교 현안 문제를 질문했다. NHK 기자가 "강제징용은 노무현 정부 때 (1965년 체결한) 한·일기본조약에서 해결된 문제로 결론지었다"라고 하자 문 대통령은 "위안부 문제는 한·일회담 이후 알려져 다뤄지지 않았고, 한·일회담으로 위안부 문제가 해결됐다는 것은 맞지 않는다"거나 "양국 간 합의에도 불구하고 강제징용자 개인이 상대회사에 가지는 민사적 권리는 그대로 남아 있다는 것이 한국 헌재나 대법원의 판례"라고 적극적으로 반박하기도 했다. 

한반도 안보가 위기 상황인 만큼 안보 현안 질문이 외교·안보 분야 질문이 6건이나 있었고 무거운 질문과 답변이 오갔지만, 대체로 자유로운 분위기였고 이따금 웃음이 터지기도 했다. 한 기자가 질문에 앞서 "대통령님 떨리지 않는가. 저는 이런 기회가 많지 않아 떨리는데 이런 기회를 앞으로도 많이 만들어주시면 훨씬 더 많은 질문을 드릴 수 있을 것 같다"라고 긴장된 분위기를 푸는 농담을 건네자 문 대통령은 너털웃음을 지었다.  

대통령은 이날 기자회견을 대비해 예상 질의를 선정해 답변을 정리하는 등 철저한 준비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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