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과 돈독해지는 러시아...美, 대북문제 해결에 중국 대신 러시아 지렛대 삼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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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세미 기자
입력 2017-08-17 1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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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AP연합]


최근 북한과 러시아의 관계가 돈독해지면서 미국이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한 지렛대로서 중국보다 러시아를 눈여겨보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최근 북한이 중국과 소홀해지고 러시아와 돈독해지는 근거로 북한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이 이번 달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 취임식에 참석할 때 중국 베이징 대신 러시아 모스크바를 경유했다는 사실에 주목했다. 북한이 자국에 점점 강경해지는 중국 대신 러시아에 더 의존하려는 행보라는 해석이다.

실제로 지난 1년 동안 북한 관리들은 수 차례 러시아를 방문했으며 서방의 일부 관측통들은 북한 내에서는 이미 북러 간 접촉이 북중 간 접촉을 뛰어넘은 것으로 보고 있다.  

발레리 수히닌 전 북한 주재 러시아 대사는 FT에 “북한이 중국에 감정이 상하면서 양국의 정치적 접촉도 얼어붙거나 심각하게 위축되고 있다”는 관측을 내놓았다.

그러나 중국에 감정이 상한 것은 북한뿐만이 아니다. 이달 중국이 유엔의 신규 대북 제재에 동의하긴 했지만 트럼프 행정부는 북한 무역에서 90%를 차지하는 중국이 경제적인 대북 압박에 미온적인 태도를 보인 데 꾸준히 불만을 나타냈다. 

따라서 미국은 이제 북한을 압박할 통로로 러시아에 기대를 갖고 있다고 FT는 분석했다. 

실제로 이달 초 렉스 틸러슨 미국 국무장관은 북한으로 통하는 채널로서 중국과 러시아에 같은 무게를 실어 눈길을 끌었다. 틸러슨 장관은 9일(현지시간)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참석 후 귀국하는 비행기에서 “나는 그들(중국과 러시아)이 북한에 가진 영향력을 활용할 것을 기대한다. 나는 그들이 북한 정권을 대화 테이블로 이끌어낼 힘이 있고 영향력을 갖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 서방 외교관은 FT에 "미국은 지난 3~4월에 북한에 중국이 갖는 접근성이나 영향력을 시험했듯이 이제는 러시아의 접근성과 영향력을 시험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러시아가 미국의 기대처럼 북한을 비핵화와 대화로 이끌어낼 수 있을지에는 의구심이 제기된다.

러시아 전문가들은 이달 유엔의 대북 제재를 중국과 러시아가 모두 지지하면서 북한은 중국뿐 아니라 러시아에 대한 감정도 틀어졌을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북한은 이달 해외 수출의 3분의1을 차단하는 유엔 제재가 만장일치로 통과되자 중국과 러시아를 싸잡아 비난했다.

또한 이미 많은 러시아 관리들은 북한이 핵개발에 열중하는 것이 고립된 국가로서 강대국에 맞서기 위한 최후의 수단임을 인정하는 분위기인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는 공식적으로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인정하지 않지만 대부분의 러시아 외교 및 정치 관측통들은 현재 위기를 해소할 현실적인 유일한 방법은 인도, 파키스탄, 이스라엘처럼 북한을 암묵적으로 핵무기 보유국이라는 지위를 인정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고 FT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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