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버, 필리핀서 영업정지... 확장보다 흑자 중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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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준호 기자
입력 2017-08-16 1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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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량공유업체 우버가 필리핀 당국으로부터 한 달 동안의 영업정지 처분을 받으면서 아시아 시장에서 역풍을 맞고 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16일 보도했다.

우버는 15일 필리핀 당국의 영업정지 처분을 받고 이용자에게 사죄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필리핀 당국이 운행 차량을 더 이상 늘리지 않도록 명령했지만, 우버는 운전자의 모집을 계속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그동안 필리핀에서 운행되는 택시는 목적지에 따라 승차 거부가 다수 발생하거나, 미터기를 사용하지 않고 비싼 요금을 부과하는 등 이용자의 불편이 잇따랐다.

현지 택시를 대체할 수 있는 우버가 필리핀 시장에 진출하면서 관광객뿐만 아니라 현지 사람들의 이용이 늘고 있던 상황에서 내려진 당국의 영업처분 조치에 대해 이용자들의 불만의 목소리는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우버는 당국이 내린 영업정지에 대한 재고를 요청하는 서한을 제출했다고 밝히면서 수도 마닐라에서 일방적으로 운행을 재개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15일 현재 운행 차량 수는 줄었지만 우버 애플리케이션(앱)에는 이용 가능한 차량이 표시되고 있다고 현지 상황을 전했다.

하지만, 필리핀 당국은 결국 우버의 영업정지 재고 요청을 기각했으며, 이에 대해 우버는 “실망스럽지만, 명령에 따르겠다. 신속한 문제해결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이 매체는 법령 준수를 경시하고 자사의 이상을 추구하는 것이 우버의 조직문화라고 평가하면서도, 최근 우버가 정성기 때와 달리 사업 추진력이 약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사업 추진력이 약해진 이유로 경쟁업체의 대두와 주주들의 압력을 꼽았다.

차량공유시장은 진입 장벽이 높지 않은 서비스 시장으로 꼽힌다. 각지에서 경쟁이 심화되면서 우버의 안방인 미국에서 조차 경쟁업체 리프트(Lyft)가 무서운 속도로 추격하고 있는 상황이다. 경쟁이 가장 심한 지역은 아시아 시장인데, 각지에서 나타난 경쟁업체가 원조 차량공유업체 우버를 위협하기 시작한 것이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우버가 동남아와 인도 등에서 현지 업체와 사업 매각, 합병회사 설립 등을 통해 사실상 철수를 검토하고 있다고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실제로 지난해 중국에서는 디디추싱(滴滴出行)에게 중국 사업을 매각했으며, 올해 7월에는 러시아 인터넷기업 얀덱스와 사업을 통합해 사실상 경영권을 양도했다.
 

 


우버와 얀덱스 택시는 러시아, 카자흐스탄, 아제르바이잔 등 구소련 6개 국가에서 차량공유 사업을 통합하는데 합의했다. 얀덱스 측의 발표에 따르면, 합병 회사에 대한 출자 비율은 얀덱스가 59.3%, 우버가 36.6%이다. 관련 수속을 연말까지 마무리하기로 했다. 

3년 전 러시아 시장에 진출한 우버는 이번 합병와 관련해 더 큰 이익을 얻을 수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에 합병을 승인한 것으로, 글로벌 사업의 축소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닛케이산교신문은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우버는 러시아에서 여러가지 법적인 문제가 발생해 사업 확장이 다른 지역에 비해 지체돼 왔다"며 "정체가 지속되면서 3년 이내 시장에서 철수할 가능성이 점쳐졌지만, 얀덱스 택시와 통합함으로서 합리적인 경영판단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러시아 차량공유 시장은 얀덱스 택시와 우버, 겟(Gett) 등 3사가 치열한 경쟁을 펼치면서 요금 인하가 과열 양상을 보이며 각사가 모두 적자를 기록해왔다. 
 


예전 우버였다면 채산을 도외시하면서 확대노선을 가속화시켰을 가능성이 크지만, 주식시장 상장을 준비하면서 흑자 전환을 노리는 우버가 대주주들의 압력을 받기 시작하면서 방침을 전환할 수 밖에 없었다고 이 매체는 분석했다.

우버에 압박을 가하는 대주주의 중심에는 약 20%의 지분을 확보해 의결권을 행사하는 벤치마크캐피탈이 있다. 벤치마크캐피탈은 지난 6월 우버 창업자인 트래비스 칼라닉 최고경영자(CEO)를 자리에서 끌어내리기도 했다.

하지만, 의결권의 16%를 보유한 칼라닉 전 CEO가 여전히 우버 경영에 영향력을 행사하면서 지난 10일 벤치마크캐피탈이 칼라닉 CEO를 부정행위자로 제소하기에 이르렀다. 일련의 소동으로 최고경영자뿐만 아니라 최고집행책임자(COO), 최고재무책임자(CFO)의 공석이 지속되는 이례적인 사태가 지속되고 있는 상황이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창업 8년을 맞은 세계 차량공유 시장 선도업체 우버가 다시 변화할 수 있을지 시장이 주목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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