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연-이주열 '양대 경제수장' 회동…"필요하면 단호한 시장안정조치 취하겠다"

북한발 리스크 변동성 확대 우려…"적극적 재정역할 중요" 인식 공유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오른쪽)과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16일 오전 서울 중구 전국은행회관에서 열린 오찬회동에서 대화를 나누고 있다.[남궁진웅 기자, [e-mail]]

한국의 양대 경제수장이 최근 불거진 북한의 지정학적 리스크에 따른 시장안정 조치를 단호히 취하겠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

가계부채에 대해서는 실무적인 부분에서 협의를 지속하고 있다면서도, 8월 말로 예고된 대책 발표는 9월로 미뤄질 가능성을 열어뒀다.

김동연 경제부총리와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16일 명동 은행회관에서 만나 북핵 리스크에 따른 국내 금융시장 안정에 적극 노력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들은 김 부총리 취임 직후인 지난 6월 만난 이후 2개월 만에 다시 회동했다. 최근 북한발(發) 지정학적 리스크가 금융시장 변동성을 높였기 때문이다.

이 총재는 “북한의 지정학적 리스크로 국내외 금융시장 변동성이 확대됐지만, 다소 진정된 상황”이라며 “향후 양상에 따라 앞으로 시장변동성이 상당히 재현될 소지가 있다”고 우려했다.

다만 그는 글로벌 경제 호조로 국내 실물경제도 긍정적인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고 언급하면서 “경상수지 흑자나 외환보유고 등 우리경제 기초여건이 양호한 점을 감안하면 과도하게 우려할 상황은 아니다”고 말했다.

이어 “그래도 경각심을 갖고 철저히 대비할 부분이 있다”며 “정부와 한은은 국내외 상황을 면밀히 지켜보면서 시장안정에 적극 노력해 나갈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김 부총리는 “최근 북한 변수로 시장변동성이 커지다가 안정되는 모습”이라며 “정부는 한은과 (시장안정화 부분을) 대응하는 데 협조할 것이고, 필요시 시장안정 조치를 단호하게 취하겠다”고 강조했다.

가계부채 대책과 관련, 김 부총리는 “(대책 발표는)여러 가지 정황상 8월 말이 될지, 9월 초가 될지 관계부처와 논의하고 있다”며 “한은도 그동안 (가계부채와 관련해)분석해 놓은 좋은 자료를 준비해 놓은 만큼 실무적으로 협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들은 최근 경제상황과 적극적인 재정 역할에 대한 인식도 공유했다.

이 총재는 “한은은 우리경제 구조적 취약성을 위해 재정역할이 중요하다고 건의했는데, 김 부총리도 공감하고 적극적인 재정역할을 위해 열심히 노력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이날 최근 경제상황과 실물경제 회복세에 대한 평가, 구조적 문제 등에서 의견을 교환했다고 했다.

김 부총리는 “정부는 ‘할 일 하는 정부’가 되기 위해 재정이 적극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는 이 총재의 말처럼 그동안 정책을 추진해 왔다”고 설명하면서 “국내‧국제경제 동향, 하반기 경제운용, 성장, 부동산 등에 대해 얘기를 나눴다”고 밝혔다.

이날 통화당국 수장과 회동한 자리에서 김 부총리는 이례적으로 178조원의 공약이행 재원 마련이 가능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김 부총리는 “임기 중 초과세수로 60조원 이상을 마련하는 데 큰 문제는 없어 보이고, 11조원 정도의 세출구조조정도 과감하게 하고 있다”며 “전체적으로 국정과제 이행에 따른 재원조달 준비를 잘하고 있다. 세출구조조정을 강하게 하면서 재정수지‧국가채무도 관리 가능한 수준에서 충분히 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