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시장 진출 '마윈의 실험'… 본격 '신용 임대' 시대 개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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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은주 기자
입력 2017-08-19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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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항저우서 '스마트 주택임대 플랫폼' 시범 사업… 부동산 정보 통합·관리가 핵심

  • 불량 세입자·집주인·중개인 걸러 '신용 임대'… 장기적으로 집값 안정에도 기여

지난 9일, 항저우시 주택보장과부동산관리국과 알리바바, 알리바바 산하 즈마신용은 공동으로 '스마트 주택임대 플랫폼' 개설 계약을 체결했다. [사진=항저우시]


간편결제 서비스 알리페이(支付寶)로 중국 결제 서비스 시장에 새 시대를 연 세계 최대 거래 전자상거래 업체 알리바바의 창립자 마윈(馬雲) 회장이 중국 정부의 지원을 등에 업고 부동산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알리바바는 개방적이고 다양한 지원을 담보하는 항저우(杭州)시에 자신들이 보유한 첨단 기술과 부동산 중개업을 융합시킨 '스마트 임대 플랫폼'으로 중국 부동산 시장에 발을 내디뎠다.

모든 부동산 정보를 통합·관리해줘서 누구나 볼 수 있도록 하는 '스마트 주택임대 플랫폼'은 집을 빌리려는 세입자, 집에 세를 놓으려는 집주인, 부동산을 중개하려는 중개업자 모두가 이용할 수 있다. 이 시스템으로 부동산 시장의 정보가 투명해지면 부동산 브로커나 불량 세입자들을 걸러낼 수 있다. 

세입자와 집주인은 임대 전, 임대 중 그리고 임대 계약이 끝난 후 전 과정에서 상호 평가를 진행할 수 있다. 평가 내용에 따라 이용자의 신용도가 축적돼 '임대신용 시스템'이 구축된다. 임대 신용도가 높아지면 보증금 면제, 임대료 월세 납입 등 각종 혜택과 보너스를 누릴 수 있다.

임대주택 신용 시스템은 지난 2015년부터 일부 온라인 부동산 브랜드에서도 시행하고 있다.

즈마신용(芝麻信用)이 인터넷 부동산렌츠 업체 모구주팡(蘑菇租房) 등 알리베이의 결제 시스템을 도입하고 있는 부동산 업체 등을 조사한 결과, 베이징(北京), 상하이(上海), 선전(深圳), 항저우, 난징(南京), 청두(成都) 등 30여개 도시의 장·단기 임대 주택 등에서 시범적으로 신용 평가에 의한 보증금 면제를 시행중이다.

현재까지 1800만명에 달하는 사람들이 면제받은 보증금 액수만 276억 위안(약 4조6700억원)에 달한다. 신용 임대주택을 이용한 사람은 약 600만명에 달한다.

업계에서는 부동산 중개 시장이 투명해지면서 부동산 거래비용이 낮아질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이로써 10년간 이어졌던 부동산 황금기가 조만간 막을 내리면서 부동산 투기는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진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마 회장 역시 "지난 8년 동안 중국의 집값이 대폭 올랐다"면서 "이제 8년 후 중국에서 가장 싼 건 아마도 부동산이 될 것"이라는 전망을 수차례 내놨다. 마 회장은 중국의 집값이 마트에서 파는 '파값'만큼 떨어질 거라고 예상해 사람들을 놀라게 했다.

이번 '스마트 주택임대 플랫폼' 설립은 최근 중국 당국이 시행하고 있는 '임대시장 활성화' 계획의 일환으로 볼 수 있다. 중국 당국은 올가을 열릴 예정인 공산당 제19차 전국대표대회를 앞두고 과열된 부동산 시장을 안정시키기 위해 집중하고 있다. 

최근 몇 년간 시장에서 과도한 투기 열풍이 불면서 부동산 시장에 넘쳐나는 과잉 자본으로 인해 건물값은 천정부지로 치솟았다. 부동산 버블이 심각한 수준에 이르자 중국 당국은 작년부터 본격적인 부동산 시장 안정에 나섰다.

부동산 시장 안정을 위한 일환 중 하나로 중국 정부는 임대에 따른 권리를 주택 소유권과 동등한 수준에서 보장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중국 주택 및 도시농촌건설부(住建部) 등 9개 부서는 최근 합동으로 '인구 순유입 도시의 주택임대시장 가속 발전에 관한 통지문'을 마련하고 임대시장 활성화에 나섰다.

통지에 따라 선전, 항저우, 광저우(廣州), 난징 등 12개 도시가 첫 주택임대 시범지구로 지정됐다. 이들 도시는 신규 아파트 택지 공급, 부대시설 건설, 국유기업 유휴지의 활성화, 임대용 건물 전환 등에서 임대주택 공급을 늘리게 된다. 

전문가들은 중국 당국의 이런 움직임은 그동안 주택 건설에 치중해 부동산 공급과잉 상태에 이르게 된 중국이 주택재고 소진을 위해 임대시장 활성화에 눈을 돌리게 된 것이라고 풀이했다. 항저우시에서 시범적으로 시행되는 이 플랫폼이 성공적으로 운영되면 시행 범위가 전국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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