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준의 라면 속풀이] ① 농심 신라면, 27년째 매출 1위…국민 입맛 사로잡은 ‘얼큰·쫄깃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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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준 기자
입력 2017-08-16 0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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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국서 재배되는 고추로 맛실험, 출시 직후 인기

  • 연매출 4500억‥국내 시장의 25% 차지

[그래픽=박성준 기자]


한국 라면의 대명사를 꼽으라면 누구든 농심의 ‘신라면’을 떠올린다. 신라면은 한국인이 좋아하는 매운맛을 강조하며 1986년 첫 선을 보였다. 이후 1991년부터 꾸준히 1위 자리를 수성 중이다. 한국의 대표라면으로 꼽히는 신라면은 어떻게 탄생했으며 최고로 올라선 원동력은 무엇일까. 

신라면은 1986년 10월, ‘깊은맛과 매운맛이 조화를 이룬 얼큰한 라면’이라는 콘셉트 하에 기획됐다. 당시 농심은 1985년 시장 1위에 올라선 다음 독주체제를 유지하기 위해 신라면을 개발했다. 맛은 한국인이 좋아하는 얼큰한 소고기장국을 베이스로 구상했다.

농심에 따르면 이를 위해 개발팀이 전국에서 재배되는 모든 품종의 고추를 사들여 매운맛 실험에 나섰다. 단순히 고춧가루에서 비롯되는 매운맛에는 한계가 있어 내부에서는 좀 더 감칠맛을 추가한 다진 양념으로 실험해 보자는 아이디어도 나왔다. 개발팀은 당시 유명한 음식점들을 돌면서 확보한 다진 양념을 신라면에 접목시키며 연구를 이어갔다.

라면의 맛이 스프에 있다면 라면의 식감은 면발에서 나온다. 신라면을 만들기 위해 투입된 실험용 면발도 200여 종류나 됐다. ‘안성탕면보다 굵고 너구리보다는 가늘면서 쫄깃한 식감’이 목표였다.

당시 한 연구원의 회고록을 보면 하루에 평균 세 봉지의 라면을 먹어가며 초시계로 시간을 재고 비커와 온도계로 물의 양과 온도를 측정하며 맛을 감별했다. 깊은 맛과 매운 맛이 조화를 이루며 감칠맛을 더한 신라면은 이렇게 세상에 나왔다.

신라면은 출시되자마자 인기를 끌었다. 초기 소비자들은 ‘얼큰한 국물맛도 좋고 면도 맛있다’는 반응을 보였다. 출시 이듬해인 1987년에는 무려 180억 원을 상회하는 매출을 올리며 국내 라면시장의 대표주자로 뛰어 올랐다. 신라면은 1991년 라면시장 1위에 올라선 이후 지금까지 단 한번도 정상의 자리를 내주지 않았다.

이 같은 매출파워를 자랑한 신라면은 농심에겐 든든한 버팀목이 됐다. 2015년말 기준 신라면의 누적매출은 10조원을 돌파했다. 지난해까지 국내외 누적매출은 약 11조 3000억원에 달한다. 누적판매량은 약 290억개다.

신라면의 누적매출은 상위 5개의 국내 식품기업 연 매출(2014년 기준, 11조 6000억원) 합에 육박한다. 신라면의 국내 매출은 연간 4500억원 수준으로 약 2조원인 국내 라면시장의 4분의 1을 차지한다. 한국인이 1년에 먹는 평균 76개의 라면 중 17개가 신라면인 셈이다.
 

[사진=농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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