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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 블라인드] 업계는 왜 당국을 믿지 못하나

임애신 기자입력 : 2017-08-11 08:36수정 : 2017-08-11 0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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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광화문에 설치된 한 광고판의 케이뱅크 광고. [사진= 연합뉴스 제공]

금융업계가 속앓이 중이다.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취임 이후 연일 은행과 보험사를 신랄하게 비판하는 데다 최고 금리인하, 장기연체 채권 소각 등 새 정부 정책엔 가속도가 붙었기 때문이다. 금융사로서는 좋을 게 없는 상황이다. 당국이 정부 정책에 맞추기 위해 금융회사에 희생을 요구하면서 채찍질만 해대고 있다고 토로한다. 그렇지만 눈밖에 날까봐 제대로 불만 표시도 못하고 있다.

케이뱅크만 해도 그렇다. 금융위원회가 인터넷은행 인가 과정에서 최순실 게이트에 적극 협조한 KT를 위해 특혜를 제공했다는 지적이 국회에서 나왔다. 인터넷은행 인가 신청을 했던 한 회사는 "KT 때문에 인터넷은행에서 떨어진거냐"며 자조섞인 말을 하기도 했다.

후속 조치로 감사원이 금융위에 예비조사에 착수할 것이라는 보도가 나왔지만 감사원은 즉각 이를 부인했다. 금융위도 사실이 아니라며 해명했지만 업계 반응은 석연치 않다. 당국의 설명을 신뢰하지 못하겠다고 한다. 금융위가 외부로부터 조사를 받는 모양새가 썩 좋지는 않지만 필요하다면 제3의 기관을 통해 진위 여부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입을 모은다.

업계 관계자는 "금융위는 최순실 국정개입 논란 당시 상대적으로 청정지역이었지만 인터넷은행이 연관됐을지 누가 아느냐"며 "박근혜 정부 때 보고 겪은 게 있어서 정부 해명을 곧이 곧대로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처럼 업계의 불신이 커진 건 당국이 신뢰를 잃었기 때문이다. 우선 오랜 세월 이어진 관치금융이 가장 큰 문제라고 지적한다. 정부가 독려해서 출시한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는 '깡통계좌'라는 오명을 썼고 정권이 바뀐 후 성과연봉제는 유야무야 됐다. 당국은 새 정부 기조에 맞춰 일자리 확대를 업계에 주문했고, 비대면 확대로 점포를 줄이던 은행은 다시 채용을 늘리고 있다.

말로만 근절하겠다고 외치는 낙하산 인사도 한 요인이다. 금융협회나 중앙회의 특정자리는 아예 내부적으로 '당국 출신이 내려오는 자리'라고 인식하고 있다. 또 금융위원장이 공석이라는 이유로 금융기관 수장자리가 비어 있는 것도 비정상적인 구조라고 비판한다. 

잊을만하면 터지는 성스캔들도 입방아에 오른다. 금융위 사무관은 처음 만난 산하기관 여직원을 성폭행한 혐의로 1심에 이어 2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았다. 한국은행에서는 여직원 성희롱으로 인사위원회에 회부된 팀장급 간부 2명이 직위해제 되기도 했다. 

업권 관계자는 "당국이 금융회사를 관리·감독하고 지시할 자격이 있는지 가끔 의구심이 든다"며 "은행에 손쉬운 영업을 한다고 꼬집기 전에 당국 관계자들도 울타리 안에서 안일하게 지내고 있는건 아닌지 생각해봐야 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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