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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회 ACCI 포럼] “문화적 의미의 ‘아시아’, 민족·언어·종교 등이 상호 작동하는 개념”

김봉철 기자입력 : 2017-08-10 14:30수정 : 2017-08-10 1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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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상 한국외대 명예교수 “서구적 관점 벗어난 문화콘텐츠 필요” 진페이이 국립대만사범대 교수 “中, 텐안먼 사태 후 ‘공자’ 영화 제작”

이기상 한국외대 명예교수[사진=ACCI 제공]

진페이이 국립대만사범대 교수[사진=ACCI 제공]

콘텐츠가 산업과 기술을 대표한다면, 문화는 인문과 정신의 표상이라고 할 수 있다. 적어도 문화라는 측면에서 바라봤을 때 ‘아시아’라는 개념은 서구의 대립항이거나 지리적인 의미가 아니다.

사단법인 아시아문화콘텐츠연구소(ACCI·Asia Cultural Creativity Institute)의 창립기념 포럼이 지난 5일 서울 용산구 KDB생명타워에서 개최됐다.

한국연구재단 공동주최, 한국외국어대학교 대만연구센터의 후원으로 열린 제1회 아시아문화콘텐츠 포럼은 ‘아시아의 시대 그리고 다시, 창조와 상상의 시대’라는 주제로 진행됐다.

포럼에서는 이에 대한 질문과 답이 끊임없이 제기됐다. 다양한 민족과 국적, 성별, 언어, 종교들이 아시아 내부에서 긴밀하게 작동하는 상호 관계에 대한 질문들이 그것이었다.

임대근 아시아문화콘텐츠연구소(ACCI) 대표는 “마치 불꽃놀이 축포처럼 누구나 문화와 관련된 질문들을 바라보면서 자신의 가슴에 새로운 문화와 새로운 아시아를 그려볼 수 있는 이미지들을 제공하고 싶다”고 밝혔다.

기조강연에서도 이 같은 맥락에서 아시아적 문화콘텐츠가 갖는 의미와 다양한 예시들이 제시됐다.

먼저 이기상 한국외대 명예교수는 기조강연에서 “서구적 가치관에서 벗어나 우리만의 문화콘텐츠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교수는 “서양이 주도해서 제작한 콘텐츠에는 그들의 가치관과 세계관이 보이지 않게 밑바탕에 깔려 있다”면서 “우리의 역사와 문화가 서양인들의 취향에 맞춰 그들의 관점에 따라 멋대로 해석되어 왜곡되는 것을 보고만 있어서는 안 된다”고 역설했다.

그는 대표적인 성공 사례 중 하나로 ‘발리우드(Bollywood)’ 영화를 꼽았다.

이 교수는 “이제 아시아의 대중들은 서양 사람들이 만든 콘텐츠들을 선택의 여지없이 그저 꾸역꾸역 받아만 먹는 소비자들이 아니다”라면서 “이제 그들에게도 자신들의 취향에 맞고 문화적 코드에 부합하는 콘텐츠들을 찾아 즐길 권리가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발리우드 영화를 서구적 영화평론의 잣대로 예술성이 떨어지는 것으로 평가한다면, 그 사람은 아직도 뉴미디어 시대의 의미를 모르고 있는 사람”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수억명의 인도인들, 그리고 비슷한 문화적 배경을 가진 또 다른 지구촌 시민들, 그리고 전혀 다른 문화권의 많은 사람들이 재미있게 그 영화들을 관람했다면 그 콘텐츠는 성공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교수는 또한 현 시대의 큰 화두가 된 커뮤니케이션 또는 소통이 문화적 배경에 따라 다른 의미의 폭을 가지고 있다는 것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많은 학자들이 지금의 커뮤니케이션 연구가 미국 또는 유럽의 문화적 가치에서 비롯된 편향적인 관점에서 기술되고 정립되고 있음을 비판적으로 지적하고 있다”고 전했다.

서양의 커뮤니케이션이 주로 언어적 커뮤니케이션에 초점을 맞춰 ‘커뮤니케이션’을 ‘의사소통’이라고 번역하고 있는 실정이지만, 동아시아 문화권만 해도 ‘소통’을 ‘의사소통’만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 교수는 동아시아적 소통의 문화코드를 잘 드러내고 있는 관용어로서 ‘역지사지(易地思之)’를 지목했다.

그는 “역지사지에는 말로 표현되지도 않고 표현될 수도 없는 상황과 처지를 보고 사태를 파악하라는 메시지가 담겨 있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예술향유의 주체가 대중이라면 대중의 취향과 문화적 욕구에 주목해서 그들과 소통하고 그들이 공감할 수 있는 콘텐츠를 만들어야 한다”고 주문했다.

두 번째 기조강연자로 나선 진페이이(金培懿) 국립대만사범대 교수는 고대 중국의 사상가인 공자(孔子)를 다룬 중국의 영화를 통해 아시아 고전의 동시대화 작업을 설명했다.

특히 진 교수의 기조강연은 최근 한국에서 흥행하고 있는 영화 군함도의 역사 왜곡 논란과 맞물린다는 점에서 관심을 끌었다.

그는 “중국은 텐안먼(天安門) 사태 이후 문화적 고민을 하게 됐고, 그 결과물로 공자 영화가 탄생했다”면서 “중국은 정치·문화적인 특정 시점에 공자를 소재로 한 영화들을 제작하고 있다”고 밝혔다.

진 교수는 “중국이 이른바 ‘공자 영화’를 통해 서양 문화에 예속될 수 없다는 메시지를 지속적으로 발산하고 있다”면서 “더불어 공자 사상을 세계화를 목표로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임 대표는 진 교수와의 대담에서 “한국도 영화 군함도를 통해 역사적 사실과 문화콘텐츠사이의 괴리가 활발히 논의되고 있다”면서 “공자는 역사적으로 실존했던 공자의 모습이 그려진 적이 없다는 점에서 비슷하다”고 지적했다.

임 대표는 “공자 영화는 중국 정부의 2010년 문화 수출 전략의 연장선상에 있다”면서 “상상 속 공자들이 재해석·재생산되고 있지만 결국 현대화에 실패했다”고 분석했다.

진 교수는 “관객들은 이상을 위해 죽는 등장인물이 아니라 현실 속에서 살고 싶어 허덕이는 모습을 보고 싶어한다”면서 “현대인들이 겪고 있는 현실적인 고민보다 미학에만 치중하고 있는 것이 공자 영화의 문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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