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사드 강경대응 '국내정치용?' 19차 당대회 앞두고 '충성경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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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 = 조용성 특파원
입력 2017-08-08 1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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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당대회 앞두고 시주석 강경발언 이후 충성경쟁 벌어질까 우려

  • 왕이 외교부장, 관영매체 한국 사드배치 비난수위 대폭 높여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달 30일 열린 인민해방군 건군 90주년 기념 열병식에서 군복을 입은채로 발언하고 있다.[사진=신화통신]



"중국 영토를 분열시키려는 행위를 중국은 결코 허용하지 않을 것이다", "국가주권과 국가안보상의 손해를 우리가 감수할 것이라고 결코 기대하지 말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 1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인민해방군 건군 90주년 기념 경축대회에서 내놓은 강경발언이다. 중국은 현재 인도와 국경분쟁을 벌이고 있으며, 우리나라에는 사드 배치에 대한 경제보복을 하고 있다. 중국의 입장에서 인도는 중국 영토를 분열시키려 하고 있으며, 우리나라는 중국의 안보이익에 손해를 가하고 있다.

시 주석의 건군절 발언 이후 중국은 더욱 날선 반응을 보이고 있다. 시 주석의 강경한 입장이 공개적으로 재확인된 만큼, 오는 10월말에 개막할 것으로 예상되는 19차 중국공산당 전국대표대회(당대회)가 종료되기 전까지 주변국의 양보가 있지 않는 한 갈등은 더욱 격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더해 중국 관료들 간의 충성경쟁이 벌어질 경우 더욱 강경한 대응이 나올 수도 있다. 이 경우 우리나라의 경제적인 추가피해가 예상된다.

특히 중국의 입장에서는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자국에 대한 위협으로 보지 않는다는 점은 우리에게 뼈아프다. 반면 한반도 사드 배치는 자국에 대한 위협으로 간주한다. 이 때문에 북한에 대해서는 비판을 자제하지만, 한국에 대해서는 강력한 압박을 가하고 있는 형편이다.

왕이(王毅) 중국 외교부장은 지난 6일 필리핀에서 강경화 외교부 장관을 만나 "(사드 추가배치로) 양국 관계에 찬물을 끼얹었다"며 "이는 이웃국가의 도의에 맞지 않고, 전략적 동반자 간의 도리도 아니다"라고 비난했다. 외교 결례에 가까운 언사라는 해석이 나온다. 왕 부장은 강 장관과의 회담 도중 의례적인 미소도 짓지 않았지만, 같은 날 북한 리용호 외무상은 웃음 가득한 얼굴로 맞았다.

이어 7일 중국 관영매체들은 우리나라에 십자포화를 날렸다. 중국 관영 영자지 글로벌타임스는 7일 "중국은 사드라는 쓴 약을 삼키지 않을 것"이라며 "사드라는 드라마는 아직 끝난 것이 아니라 한·중 관계를 계속해서 따라다닐 것"이라고 경고했다. 관영 환구시보도 이날 사설에서 "사드 배치는 어리석고, 경솔한 행동"이라며 "미국을 돕느라 북한의 관심사를 전혀 고려하지 않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한중간의 갈등이 심화되면서 오는 24일 열리는 한중수교 25주년 기념행사가 따로 열리고, 행사 규모도 많이 축소될 것으로 보인다.  중국 인민대외우호협회는 주중 한국대사관에서 주최하는 행사와 별도로 기념행사를 열 예정이다. 이는 이례적인 경우다. 5년전 한중수교 20주년 기념행사에 당시 국가부주석이었던 시진핑 주석이 참석했던 데 비하면 초라한 25주년이다.

중국의 강경정책은 인도와의 관계에서도 보여지고 있다. 시주석의 건군절 발언 이후인 지난 4일 중국 국방부는 대변인 명의 성명을 통해 "선의엔 원칙이 있고 자제에는 최저선이 있다"면서 인도에 최후통첩을 보냈다. 현재 중국은 중국 티베트-인도 시킴-부탄 3개국 국경선이 만나는 둥랑(洞朗·인도명 도카라, 부탄명 도클람) 지역에서 인도와 국경분쟁을 벌이고 있다. 

이어 중국 해방군보는 최근 중국군 서부전구(戰區)의 공군 여단부대가 여러대의 무장헬기를 동원해 고원지대에서 초저공 수색 비행 및 구조 훈련을 벌인 사실을 8일 공개했다. 무장헬기의 고원지대 훈련은 히말라야 국경에서 대치 중인 인도군을 압박하기 위한 차원이다. 조만간 중국과 인도 사이에 무력충돌이 벌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중국이 무장헬기를 투입해 인도군 부대를 기습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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