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 번개’ 우사인 볼트, 당당하게 막 내린 ‘볼트 천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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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성민 기자
입력 2017-08-06 1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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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사인 볼트가 6일(한국시간) 영국 런던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7 런던 세계육상선수권대회 남자 100m 결승 후 만감이 교차하는 표정을 짓고 있다. [사진=EPA 연합뉴스]

우사인 볼트(31·자메이카)가 마지막 100m 결승 경기를 마친 후 트랙에 입을 맞췄다. 진짜 이별이다. 경기장을 가득 메운 관중들은 그의 이름을 연신 외치며, 볼트의 마지막 100m 레이스를 아쉬워했다. 지난 10년 간 누구보다 빨랐던 볼트는 관중들을 향해 활짝 웃었다.

볼트는 6일(한국시간) 영국 런던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7 런던 세계육상선수권대회 남자 100m 결승에서 9초95로 3위에 머물렀다. 저스틴 게이틀린(미국)이 9초92로 1위를 차지했고, 9초94의 크리스천 콜먼(미국)도 볼트보다 빨랐다.

출발이 아쉬웠다. 볼트는 출발반응 0.183초로 결승에 나선 8명 중 7번째에 그쳤다. 전성기 시절 볼트는 레이스 중반부터 폭발적인 스피드를 앞세워 역전 우승을 여러 차례 기록했다. 하지만 더 이상 전성기 시절의 막판 스퍼트를 볼 수는 없었다.

볼트는 “출발이 부진했고, 중후반 레이스에서 만회하지 못했다. 이런 레이스를 펼친 것이 후회스럽다. 마지막 경기라는 걸 의식하지는 않았지만, 경기가 끝나고 나니 마지막 100m 결승에서 이런 결과가 나와 아쉽다”고 말했다. 

세계선수권대회를 앞두고 터진 악재를 넘지 못했다. 볼트는 지난 4월 절친한 동료인 2008년 베이징올림픽 남자 높이뛰기 은메달리스트 저메인 메이슨(영국)이 교통사고로 세상을 떠나는 장면을 목격했고 충격으로 3주 동안 훈련을 하지 못했다.

비록 금메달을 차지하지는 못했지만 이날 100m 경기의 주인공은 볼트였다. 볼트는 런던 스타디움의 그 어떤 선수보다 큰 박수를 받았다. 자신에 대한 기대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볼트는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해 경기를 펼쳤다. 볼트는 세계선수권대회 14번째 메달(금메달 11, 은메달 2, 동메달 1)을 획득해 멀린 오티의 세계선수권 최다 메달 기록과 타이를 이뤘다.

볼트는 가장 위대한 육상 선수로 꼽힌다. 볼트가 세운 남자 100m(9초58), 200m(19초19) 세계기록은 다른 선수가 넘보기 힘든 기록으로 꼽힌다.

큰 대회에서도 강했다. 볼트는 2008년 베이징올림픽 2관왕, 2012년 런던올림픽 3관왕, 2016년 리우올림픽 3관왕을 기록하며 전무후무한 레이스를 기록했다. 2009년 베를린 대회를 시작으로 세계선수권에서도 무려 11개의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인간 번개’라는 별명이 전혀 아깝지 않은 볼트다. 하지만 볼트도 모든 선수가 겪게 되는 은퇴를 피할 수는 없었다. 볼트는 최고의 자리에서 내려오는 것을 선택했다.

볼트는 오는 13일에 열리는 남자 400m 계주에서 현역 마지막 레이스를 펼친다. '볼트 시대'가 막을 내리고 있다.

우사인 볼트가 6일(한국시간) 영국 런던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7 런던 세계육상선수권대회 남자 100m 결승 후 자신의 이름을 연호하는 관중들에게 정중히 인사하고 있다. 볼트는 마지막까지 당당했다. [사진=EPA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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