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원유 금수 '마지막 카드' 사용...국제사회도 對北 제재 속도 높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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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은주 기자
입력 2017-08-03 1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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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EPA]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북한과 이란, 러시아 등에 대한 제재 수위를 높이는 패키지 법안에 공식 서명하면서 고강도 대북 제재가 발효됐다. 북한의 원유 수입과 주요 자금줄인 노동자 수출 등의 차단을 주요 골자로 하고 있어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CNN, NPR 등 외신이 2일(이하 현지시간)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의 승인 절차가 끝남에 따라 향후 △북한으로의 원유 및 석유제품 유입 봉쇄 △북한과의 인력·상품 거래 중지 △북한과의 온라인 상품 거래 금지 등 전방위 대북제재안이 즉각 발효됐다.

북한이 지난달 4일에 이어 28일까지 미 본토를 타격할 수 있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시험을 단행하면서 미국 내 대북 제재 수위 조정 움직임이 본격화한 것이다. 9월 1일부터는 인도적 지원이나 전문 언론인 등을 제외한 모든 미국 여권 소지자의 북한 입국도 금지될 예정이라고 뉴욕타임스(NYT)는 보도했다.

이번 조치의 골자는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에 사용할 수 있는 자금줄을 원천 봉쇄할 수 있도록 모든 빗장을 건다는 데 있다. 중국과 러시아 등 북한의 우방국을 겨냥한 세컨더리보이콧(북한과 거래하는 제3국의 기관·기업까지 제재 부과)이 본격화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앞서 북한과의 대화 가능성에 대한 여지를 남겼던 렉스 틸러슨 미 국무장관도 당분간 대화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로이터 등 외신은 미 국무부 브리핑을 인용, 틸러슨 장관이 오는 6~8일 필리핀 마닐라에서 열리는 아세안(ASEAN) 관련 회의에서 북한 리용호 외무상과 만날 계획이 없다고 보도했다. 다만 왕이(王毅) 중국 외교부장과의 만남을 통해 대북 압박을 촉구하는 등 우회적인 입장을 취할 것으로 보인다.

미 의회 전문지 더 힐의 2일 보도에 따르면 미국의 안보 사령탑인 허버트 맥매스터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이날 MSNBC와의 인터뷰에서 "핵과 미사일 개발에 속도를 내는 김정은 북한 노동당위원장은 밤에 편하게 잠자서는 안 될 것"이라며 "전 세계와의 대치로 고립돼 있는 김정은 정권의 미래를 거의 예측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사실상 마지막 카드로 꼽혀 왔던 북한으로의 원유 금수 조치 등 강력한 미국의 대북제재안이 발효되면서 그동안 교착 상태에 빠져 있던 유엔 안보리 대북 제재 협의가 탄력을 받을지 주목된다. 지난 6월 유엔 안보리는 여행금지·자산동결 대상인 블랙리스트를 확대하는 내용의 2356호를 만장일치로 채택했다. 다만 대북 원유 공급 금지, 노동자 국외 송출 금지 등 추가 조치는 담기지 않았었다.

유엔 안보리도 조만간 회의 소집 등을 통해 북한의 도발을 규탄하는 한편 대책을 논의할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그동안 대북 제재안 마련에 내내 걸림돌로 작용했던 중국과 러시아에 대한 미국의 압박도 더욱 거세질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다만 북핵 해법과 관련해 트럼프 행정부 안팎에서 연일 엇갈린 대책으로 혼선이 빚어지는 상황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CNN은 "틸러슨 장관의 '대화 카드'를 계기로 트럼프 행정부의 대북 정책 모순이 드러났다"며 "'모든 옵션이 테이블 위에 있다', '전략적 인내는 끝났다"와 같은 표현도 구체성이 떨어진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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