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은행 빛과 그림자] 케뱅·카뱅 등장에 금융권 전체가 '흔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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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선영 기자
입력 2017-08-03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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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뱅크 모바일뱅킹센터[사진=남궁진웅 기자]


케이뱅크, 카카오뱅크 등 인터넷은행에 대한 기대치가 높아진 만큼 동시에 우려도 커지고 있다. 

너무 쉬운 대출로 '대출 권하는 사회'를 조장하는 것 아니냐는 주장과 함께 각종 보안 사고 등에서 취약성이 드러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케이뱅크의 경우, 출범 초기부터 범죄자들의 타깃이 되기도 했다.

여기에 인터넷은행발(發) 인력 구조조정도 은행원들에게 독이 되고 있다. 4대 시중은행의 점포 수는 올해 상반기 기준 3671개로, 지난해 말보다 86개 감소했다. 총직원 수는 6만2424명(2017년 1분기 기준)으로 지난해 말보다 2346명, 2015년 말보다 4194명 감소했다.

반면 인터넷은행으로 인해 시중은행과 저축은행, 카드, 보험 등 금융권 전체가 긴장하는 점은 긍정적인 시그널로 작용하고 있다. 

인터넷은행은 현재 최고 예금금리, 최저 대출금리, 수수료 면제, 조건 없는 할인 등 시중은행이 할 수 있는 가장 파격적인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제1금융권도 카카오뱅크의 흥행을 어느 정도 받아들이고 있다. 대부분 시중은행은 현재 모바일뱅킹을 운영하고 있기 때문에 인터넷은행이 편의성 측면에서 독보적이진 않다. 하지만 중금리대출이나 그 외 금융 서비스적인 측면에서는 금융권에 상당히 위협적인 존재다.

인터넷은행의 돌풍에 가장 당황스러워 하는 곳은 카드사다. 카카오뱅크가 앱투앱 결제서비스와 자체 신용평가를 도입해 기존 중금리 대출자에게 우대금리를 제공한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카카오뱅크는 내년 상반기께 앱투앱 결제 서비스, 2018년에는 자체 빅데이터를 통한 신용평가모델 도입도 예고했다.

카드론(10~21%), 현금서비스(12~24%) 등 카드업계 대출서비스를 이용하는 중신용 고객의 이탈도 클 것으로 보인다. 인터넷은행 중금리대출의 금리(10% 안팎)는 시중은행(4%대) 대출 평균 금리와 카드사(13.9%), 캐피털사(20.7%) 저축은행(25.5%) 등 여신금융업권 평균 대출 금리 사이에 있다.

갑작스럽게 금융 환경이 바뀐 것은 저축은행도 마찬가지다. 내년 1월부터 현 27.9%의 법정 최고금리가 24%로 내려가기 때문에 대부업체와 카드사, 캐피털 사이에서 영업을 하던 저축은행 입장에서는 시장이 더욱 좁아지는 상황을 맞게 된다.

보험업계는 케이뱅크가 다음 달부터 계획하고 있는 방카슈랑스 시장을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다. 보험사가 기존에 제휴하고 있던 방카슈랑스 채널과 충돌이 예상되지만, 시장 자체가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케이뱅크는 기존 은행이 보험을 연계 판매하고 받던 수수료를 70% 정도만 받고 고객에게 금리 혜택을 더 주는 저축성 보험, 연금저축 등 이른바 '전용 상품'을 개발할 방침이다. 그러나 보험업계는 타은행을 제외하고 케이뱅크에만 제공하기에는 부담스럽다는 반응이다. 때문에 방카슈랑스 시장에 안착하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금융권 관계자는 "케이뱅크와 카카오뱅크의 출범 이후 금융권 전체가 직간접적인 영향을 받고 있다"며 "초반 돌풍을 일으킨 것은 확실하지만, 아직 인터넷은행의 성공 여부를 판단하기엔 이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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