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공화국' 한국, 우후죽순 카페들 생존 경쟁 '치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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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은주 기자
입력 2017-08-05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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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 커피 프랜차이즈는 '생존경쟁'… 커피 소비 크게 늘며 카페 창업 급증

  • 프랜차이즈 산업 식음료에 75% 몰려… 차별화 어려운 커피전문점 경쟁 치열

한국의 한 커피전문점 매장 [사진=연합뉴스]


한 골목마다 다닥다닥 붙어있는 카페는 흔하게 볼 수 있는 우리나라의 도시 풍경이다. 

커피 전문점 등 카페 점포 수가 사상 처음으로 9만개를 넘어서며 시장은 포화상태에 들어섰다. 한때 경영이 쉽다는 이유로 카페 창업 붐이 불면서 대거 생겨난 소규모 카페들까지 생존 경쟁에 뛰어들며 한 건물에만 카페가 2~3개씩 들어서자 우리나라에는 '커피공화국'라는 별명까지 붙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와 aT(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가 최근 발표한 '커피류 시장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 커피 판매시장 규모는 6조4041억원으로 전년(5조7632억원)보다 11.1% 증가했다.

특히 전체 커피 시장에서 커피전문점이 차지하는 비중도 62.5%(4조원)으로 2014년(2조6000억원) 대비 53.8%나 늘었다.

현재 추정되는 국내 커피숍 개수는 약 10만개로, 전국에 편의점이 5만4000여개 있는 점을 고려하면 커피숍은 편의점보다 약 2배나 더 많은 셈이다. 업계에 따르면 올 상반기 프랜차이즈 커피 전문점 매장만 9000개에 육박한다. ​ 

지난 25일에는 할리스, 카페베네, 망고식스 등 커피 음료 관련 각종 프랜차이즈 브랜드를 만들어 ‘커피왕’으로 불린 강훈 KH컴퍼니 대표가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경영난으로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으로 알려진 강 대표의 죽음은 우리나라 프랜차이즈 업계가 처한 '생존 경쟁'의 암울한 현실을 단면적으로 드러냈다.

카페 업계에는 커피 프랜차이즈 업체뿐만 아니라 소규모 창업자들까지 대거 등장해 경쟁이 심화됐다. 이처럼 경쟁이 치열한 상황에서 신규 가맹점 확대에만 의존한 수익 구조를 가진 커피 전문점 프랜차이즈 산업에게 생존은 더욱 어렵다. 

커피 프랜차이즈 산업이 어려운 이유에 대해 이승창 한국 프랜차이즈학회장은 "기본적으로 프랜차이즈 시장이 식음료 시장에 너무 몰려있고 다양화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회장은 "국내 프랜차이즈 산업은 식음료에 70~75% 정도 몰려있어 경쟁이 치열하다"면서 "카페 프랜차이즈 사업이 차별화가 쉬워 보여도 막상 하기가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시장에서 차별화를 하려면 연구개발(R&D) 사업이 기반이 돼야 하는데 R&D 사업의 기초가 부족하고 차별화 전략이라고는 새로운 브랜드를 광고하는 마케팅 등만 내세우고 있어서 시장 소비자들이 느끼기에 진정성이 떨어진다"고 꼬집었다. 새 브랜드를 홍보하고 가맹 사업만 확보하는 등 진정성이 좀 떨어지는 보여주기 식으로는 차별화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커피 소비량도 크게 늘어 우리나라 성인 1명당 연간 커피 소비량은 377잔을 기록했다. 2012년 이후 연평균 7%의 증가 추세를 보이면서 이처럼 커피 소비가 늘자 커피 창업인구도 급속도로 늘고 있다.

국세청에 의하면 올 4월까지 전국의 커피음료점 사업자는 3만9856여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9.2% 늘었다. 그러나 업계 내 경쟁 심화 등으로 인해 카페의 생존율은 2년을 채우기가 어려울 정도로 다른 업종에 비해 현저히 낮은 편이다. 지난해에만 카페 세 곳 가운데 한 곳이 문을 닫았을 정도다.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에 따르면 올 2월 기준 전국 카페 월평균 매출액은 1370만원으로 전체 업종(3782만원)의 36.2%에 불과하다. 음식점 전체(2124만원), 한식(2116만원), 중식(2203) 등과 비교해도 현저히 낮다.

전국 카페의 사업기간 비중을 보면 ‘2년 미만’ 업체가 41.1%로 다수를 차지하고, ‘5년 이상’ 업체는 29.8%에 그쳤다. 창업과 폐업이 빈번한 것으로 알려진 음식 배달 서비스 업종(2년 미만 35.2%, 5년 이상 43.1%)보다 생존율이 떨어졌다.

카페 산업이 포화상태로 어려운 상황에도 카페를 찾는 발길은 끊이지 않고 있다. 수다나 업무 미팅용 모임 장소로 활용되던 카페는 이제 지친 직장인이 휴식을 취하고 학생들은 공부에 열중하는 새로운 형태의 공간으로 변모하고 있다. 

인공지능(AI) 기반 빅데이터 분석업체 다음소프트가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최근 카페에서 가장 많이 즐기는 활동은 타인과의 대화가 아닌 '쉼'과 '공부'다.

백색 소음이 있는 곳에서 공부나 일을 하면 더 집중이 잘 된다는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카공족'(카페에서 공부하는 사람들을 일컫는 말), '코피스족'(카페에서 업무를 보는 사람들을 일컫는 말)이라는 신조어도 탄생했다.

카공족과 코피스족 언급량은 2014년 494건에서 2016년 2233건으로 약 7배 증가했다.

또 직장인 사이에선 잠을 잘 수 있는 '수면 카페'가 입소문을 타며 크게 인기를 끌고 있다. 수면 카페 언급량은 2011년 22건에 불과했지만 지난해 4403건까지 폭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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