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초대석] 송정권 삼화전자 대표 "현대모비스와 공동 R&D 성과…턴어라운드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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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소현 기자
입력 2017-08-02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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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기업과 중소기업 R&D 상생협력...친환경차 핵심 부품 '국산화' 결실

  • '미래 먹거리' 친환경차 시장 기대감↑..."내년 말 21개 차종 납품 확대"

  • 韓 중소기업 日·中에 낀 샌드위치 신세..."정부의 소재기업 지원 절실"

송정권 삼화전자 대표이사


아주경제(용인) 이소현 기자 = “대한민국 대표 부품사인 현대모비스와 미래 친환경차 시대를 준비하는 공동 연구개발(R&D) 활동의 성과로 올해 턴어라운드를 기대할 수 있게 됐다.”

지난달 21일 경기 용인시 처인구에 위치한 삼화전자 본사 집무실에서 만난 송정권 삼화전자 대표이사(60)는 한껏 상기된 표정으로 이같이 말했다.

삼화전자는 국내 유일의 소재기업이자 현대모비스의 2차 협력사다. 현대모비스와의 중소기업 공동 R&D 활동을 계기로 친환경차 전장사업을 신성장동력으로 삼고 부활의 날갯짓을 시작했다.

삼화전자 본관과 공장입구에 걸린 ‘약속을 지키자’ 현수막은 완벽한 품질로 정확한 날짜에 납품하겠다는 의지를 엿보게 해주었다.

◆대·중소기업 R&D 상생협력...친환경차 핵심 부품 ‘국산화’ 결실

삼화전자는 현대모비스와 3년간 공동 연구개발 끝에 지난해 친환경차의 핵심 부품이자 전자파 흡수제 소재인 ‘페라이트 코어(Ferrite Core)’를 국내 최초로 국산화했다.

송 대표는 “과거 친환경차 핵심소재인 페라이트 코어는 일본 업체를 통해 100% 수입해서 썼다”면서 “이번 국산화로 치환하는 작업을 통해 삼화전자의 개발품은 수입품보다 에너지 손실률은 줄이고 가격경쟁력은 10~20% 높였다”고 강조했다.

양사 간 공동 R&D 활동은 현대모비스가 2014년 삼화전자에 손을 내밀면서 시작됐다. 현대·기아차가 본격적으로 친환경차 라인업 확대에 나선 가운데 해외 경쟁사들보다 우수한 가격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 관련 부품들의 국산화가 절실했기 때문이었다.

송 대표는 “현대모비스 같은 대기업이 중소기업과 협업하는 것은 고무적”이라며 “무엇보다 현대모비스와의 협업을 통해 임직원들이 얻은 자부심이 크다”며 첫 공동 개발의 과정과 성과물에 모두 만족감을 드러냈다.

5년 전 삼화전자 대표이사로 부임한 송 대표는 임직원 모두 월급을 줄이고 상여금도 일부 반납하는 등 회사가 어려운 상황이었지만, 연구개발에 집중했던 지난날을 회상하며 만감이 교차하는 듯 보였다.

특히 송 대표는 “중소기업은 신제품 개발을 위해 큰 투자가 힘든 구조인데 현대모비스가 갖춘 대규모 실험장비, 설비들을 활용할 수 있어 큰 도움이 됐다”며 “현대모비스 연구소 연구원들이 직접 회사로 찾아와 전문적으로 기술 지도를 해준 덕분에 삼화전자는 공정개발과 시제품 제작에 집중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현대모비스도 중소기업과의 공동 R&D 활동을 통해 만든 시너지에 만족감을 드러냈다. 

황득규 현대모비스 재료연구팀 책임연구원은 “수입품을 뛰어넘는 성능 확보를 위해 수십 번 양산품 수준의 테스트를 거쳐 소재개발을 진행했다”며 “성공적인 양산화를 통해 현대모비스는 가격 경쟁력을 높이고, 삼화전자는 완성차에 공급 가능한 수준의 품질 경쟁력을 확보하면서 상생협력의 좋은 사례를 만들게 됐다”고 말했다.

현대모비스는 2010년부터 '일곱 가지 아름다운 약속'이라는 상생협력 프로그램을 마련한 뒤 협력사 자금 조성, 중소기업 자생력 강화를 위한 R&D 협력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2·3차 협력사들과 동반성장을 강화하고 있다.

◆'미래 먹거리' 친환경차 시장 기대감↑...“내년 말 21개 차종 납품 확대”

친환경차 시장의 확대는 삼화전자에 호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삼화전자는 내년 말까지 현대·기아차의 친환경차에 페라이트 코어 납품을 확대할 계획이다.

송 대표는 “현재 쏘나타 하이브리드 등 5개 차종에 적용하고 있고, 오는 10월 기아차 니로에 추가 투입하는 등 점차 물량을 늘려갈 계획”이라며 “내년 말이면 현대차에서 새로 선보이는 수소연료전지차를 포함해 총 21개 친환경차에 적용돼 매월 5만대 규모의 납품 물량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삼화전자는 제품의 '불량률 제로화'에 힘쓰고 있다. 송 대표는 “작년 9월부터 소량 생산을 시작했는데 초기 불량률은 10%였다”며 “현재는 4% 수준으로 향후 연마공정에서 정밀도를 높여 불량률을 점차 낮추는 등 품질 고도화에 힘쓸 것”이라고 강조했다.

친환경차 전장부품 생산을 위한 추가 설비도 계획 중이다. 송 대표는 “현재는 기존 설비 내에서 제품을 생산하고 있는데 친환경차 규모 확대에 따라 하반기에 20억~30억원 규모 추가 설비 투자를 계획하고 있다”고 전했다.

삼화전자는 페라이트 코어 납품을 통해 실적 턴어라운드에 본격 시동을 걸었다. 송 대표는 “올해는 시작 단계이지만 친환경차 시장이 성장하면 페라이트 코어 생산량도 확대될 것”이라며 “올해 매출목표는 430억원이며 영업이익도 턴어라운드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송정권 삼화전자 대표이사


◆ 韓 중소기업 日·中에 낀 샌드위치 신세...“정부의 소재기업 지원 절실”

송 대표는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여파에 중국 칭다오에 생산공장을 가동 중인 삼화전자도 자유로울 수 없었다고 안타까움을 토로했다.

사드 사태로 인해 중국인 관광객이 감소하면서 밥솥 제조사들은 매출에 타격을 입었다. 이에 쿠쿠전자 등 밥솥업체에 전자파차단(EMC)필터를 납품하는 삼화전자도 연쇄적으로 매출 감소를 겪은 것.

송 대표는 “밥솥을 대여섯 개씩 사가던 중국인 관광객들의 방한이 줄면서 관련 매출이 반토막났다”면서 “청도 공장에서 생산 중인 LF 안테나(자동차 도어와 트렁크 개폐 제어용 센서안테나) 매출도 50% 감소했다” 전했다.

정부의 소재산업에 대한 지원 부족에도 아쉬움을 호소했다. 송 대표는 “일본은 국가적으로 소재산업의 기술력을 보호하고 있고, 저렴한 인건비가 무기인 중국도 정부 차원에서 전방위적으로 소재산업을 지원하고 있다”면서 “국내는 1990년대까지만 해도 소재산업에 대한 지원이 이뤄졌으나 현재는 전무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정부 지원 사업들은 기업의 높은 신용도와 낮은 부채비율을 요구하고 있어 진입장벽이 높아 아쉽다고 전했다.

송 대표는 “삼화전자는 국내 페라이트 생산은 1위이며 전파흡수체 코어는 세계 1위 기술력을 갖춘 회사”라며 “독보적인 기술력을 갖고 가능성이 높은 회사라면 과감한 지원을 통해 중소기업이 성장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해줬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또 송 대표는 내년도 최저임금이 17년 만에 최대 폭인 16.4%로 인상되면서 경영 애로사항이 가중될 것으로 우려했다. 당장 삼화전자 용인공장 등 근로자 170명의 앞날이 걱정이다.

그는 “대기업은 최저임금에서 벗어나 문제가 없지만 우리나라 중소기업들은 앞으로가 걱정”이라며 “삼화전자도 내년 신규채용은 불가능하고 현재 인원의 30~40%를 줄이고 자동화 설비를 확대해야 할 상황”이라고 말했다.
 

삼화전자 페라이트 코어 생산 공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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