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성장, 3대 변수]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북핵‧사드‧한미 FTA'에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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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상철 기자
입력 2017-08-01 1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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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낙연 국무총리가 1일 서울 세종로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과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잇단 북한의 미사일 도발이라는 대외변수가 올해 우리나라의 경제성장률 3% 달성을 제약하는 요인으로 부상하고 있다.

중국의 사드 보복 움직임은 이미 내수부문에 부정적 여파를 야기했고, 한·미 FTA 개정협상은 자동차나 철강 같은 국내 주력산업의 위기감을 고조시키고 있다. 북한 도발은 ‘학습효과’로 흡수할 수 있는 충격의 한도가 언제 깨질지 모르는 형국이 됐다.

한국을 둘러싼 대외변수의 핵심은 우리 경제에 대한 저평가(코리아 디스카운트)를 넘어 성장률까지 갉아먹는 고질적인 요인으로 확산될 수 있다는 데 있다. 정부가 각 변수와 이에 따른 경제적 영향을 조기에 진화하지 못하면 올해 3%대 성장이 가로막힐 수 있다는 얘기다.

◆내수 타격 현실화 ‘사드’··· 중국시장 내 성장 제약 우려

지난해 7월 사드 배치가 최종 결정된 이후 1년이 넘도록 중국은 직‧간접적인 보복성 움직임을 이어가고 있다. 한한령(限韓令‧한류금지령), 중국 내 롯데마트 강제 영업중단 조치, 중국발 한국행 전세기 운항 신청 불허 등이 대표적이다.

가장 큰 피해는 내수부문이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지난해 7월 한 달 동안 한국을 찾은 중국인 관광객은 90만명을 넘어섰지만, 올해 6월에는 25만5000명 수준으로 급감한 것으로 집계됐다. 1년 만에 관광객이 72.2%나 줄어든 셈이다.

중국인 관광객 수는 4월부터 3개월 연속 전년과 비교해 60%대 감소율을 기록하고 있다. 올해 3월 방한금지령(한국 단체관광 금지) 이후 관광객이 눈에 띄게 줄었다.

명동‧동대문 같은 주요 상권은 물론 중국 의존도가 높았던 기업들은 ‘어닝 쇼크’를 경험했다. 2분기 롯데쇼핑의 영업이익은 49.1%, 아모레퍼시픽은 57.9%나 급감했다. 호텔신라도 면세점 사업을 포함하고 있는 여행리테일 부문의 영업이익이 47% 줄어들었다.

현재 우리 경기상황은 수출회복세는 뚜렷한 반면 내수 회복세가 견고하지 않다. 이 가운데 내수부문의 사드보복 영향이 장기화될 경우 성장률 타격이 불가피하다. 또 중국 내에서 한국제품이나 기업을 기피하는 현상으로 번질 경우 중장기 성장마저 장담하기 힘들어질 우려가 짙다.

◆주력산업 위기감 고조 ‘한·미FTA’··· 선제적 투자‧고용 위축 우려

한·미 FTA 개정 협상 역시 한국의 성장률을 제약하는 암초로 꼽힌다. 자동차나 철강 같은 우리 경제 주력산업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사안이기 때문이다. 협상이 당장 진행되거나 이에 따른 부정적 효과가 즉시 표면화되지는 않지만, 중장기 산업 경쟁력 유지 측면에서 보면 꼼꼼한 선제적 대응전략이 요구된다.

특히 한·미 FTA에 대한 미국의 움직임이 당초 예상보다 빨라 관련 산업부문의 투자위축이나 경영 구상에도 영향이 불가피하다.

협상 진행이 본격화되면 일부 주력산업 부문에 대한 투자가 줄어들고, 관련 산업계 역시 위기대응을 위해 몸을 움츠려 단기적 투자‧고용 등이 위축될 수 있다는 의미다.

김형주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협상이 진행되면 자동차부문의 경우 대미 수입 변화 요구 가능성이 높고, 결국 국내 자동차 시장의 점유율에도 변화가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케케묵은 리스크 ‘북핵’··· 경제부문 실질위기로 급부상

북한의 핵실험이나 미사일 도발은 한국의 고질적인 지정학적 리스크로 꼽히고 있음에도 지금껏 경제부문에 실질적인 영향은 미미했다.

가장 큰 ‘충격’으로서 다가온 사건은 2011년 12월 19일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 사망 때로 당시 코스피는 전날보다 3.4% 하락했다. 2006년 10월 9일 북한의 1차 핵실험 당시에는 2.4% 하락했다. 핵보유 선언(2005년 2월 10일) 때는 0.2% 하락에 불과했다.

이 외에 2009년 5월 25일 2차 핵실험, 2010년 11월 23일 연평도 포격, 2013년 2월 12일 3차 핵실험 등의 도발 당시에는 영향이 미미했다. 2009년 대청해전이나 이듬해 천안함 침몰이 있었던 당일에는 오히려 상승하기도 했다.

최근 잇단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발사에도 국내 금융시장은 흔들리지 않았다. ‘학습효과’로 국내 시장 영향이 담담하게 반응한다는 분석이 힘을 얻는 이유다.

그러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 이후 분위기가 달라졌다. ‘학습효과’로 흡수할 수 있는 충격의 한도를 벗어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북한의 도발 패턴이 기존 공식에서 조금씩 벗어나고 있는 가운데, 미국의 완강한 입장과 중국과의 기싸움이 겹쳐 ‘사고’가 터질 수 있다는 불안감 때문이다.

정부는 지난달 28일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 이후 가진 관계기관 합동점검반 회의에서 “과거 북한의 도발 당시 우리 경제에 미친 영향은 일시적‧제한적이었다”면서 “그러나 북한의 추가 도발, 관련국 대응에 따라 과거와는 다른 양상으로 전개될 경우 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지금껏 넘지 못한 ‘코리아 디스카운트’··· 3%대 성장 최대 걸림돌

문제는 이러한 대외요인들이 한국경제를 저평가하는 주요 원인들이라는 점이다. 각기 다른 모습으로 새로운 국면에 접어든 변수들을 극복하지 못하는 한 3%대 성장률 회복은 고단할 수밖에 없다.

특히 새 정부 출범 이후 완화될 줄 알았던 북한 도발‧사드‧한·미 FTA 영향이 오히려 ‘해결해야 할 과제’로 부상했다. 대응 여부에 따라 국내외 투자자들의 반응이 극명하게 엇갈리기 때문이다.

익명을 요구한 민간 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새 정부가 출범하고 대외변수에 대한 해결 기대감이 표출되고 있는 것 같다”며 “반면, 대응이 기대치에 미치지 못하면 급격한 자본유출이나 실물경제 부문의 중단기 타격이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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