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10대 커피 브랜드 중 '한국계 커피' 1곳뿐… 주타깃층 공략 실패 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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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은주 기자
입력 2017-08-05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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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류팬 여성 타깃층은 1회성 소비에 그쳐… 스타벅스는 '직장 여성' 공략 주효

  • 한국계 커피 체인 중 '만카페'는 차별화 성공… '텀브커피' 1호점도 좋은 성적

'만카페'에서 진동벨 대신으로 쓰고 있는 시그니처 아이템 곰인형  [사진=다중뎬핑]


커피가 점차 일상생활의 한 부분으로 변하면서 소비량이 폭증해 중국의 커피 산업이 전성기를 맞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중국에 진출한 한국 카페 체인점 대부분은 초반에 폭발적인 확장세를 이어나갔던 것과는 다르게 맥을 못 추고 있다. 

1선 도시뿐만 아니라 2·3선 도시에서의 커피 소비 역시 꾸준히 늘어나면서 커피 프랜차이즈 산업은 미래 20년간 중국 경제를 이끌어갈 핵심 동력으로 여겨지고 있다. 커피 프랜차이즈 산업은 1990년대 이후가 되서야 중국에 처음 등장했으나 발전 속도는 가히 폭발적인 수준이다. 이에 많은 기업들이 중국 커피 소비시장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중국 10대 브랜드망(十大品牌網)에 따르면 지난 2일을 기준으로 중국의 10대 커피 체인점은 스타벅스, 코스타 커피, 퍼시픽 커피, 상도(上島)커피, 디오커피(迪歐咖啡), 만카페 등이 꼽혔다. 순위권에 든 한국계 카페는 만카페 밖에 없었다. 

10여 년 전부터 등장해 신예로서 중국 커피 시장에 등장한 국내 커피 전문점 브랜드는 순식간에 중국 대륙을 전 범위에 걸쳐 석권했다. 하지만 지금에 이르러 중국 시장에 생존해 있는 한국계 카페는 많지 않다.

할리스, 주커피, 망고식스, 투썸플레이스 등 우리나라의 거대 커피 체인들은 2012년을 전후로 중국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을 시작해 불과 2년 사이에 중국 자본과 결합해 중국 전역에 800여 개가 넘는 매장을 확보하며 중국 커피 시장을 잠식했다. 이들 중 대부분은 한류 붐을 바탕으로 예쁜 인테리어와 아기자기한 소품 배치로 소비자들로 하여금 오래 머물고 싶어 하게 만드는 공간을 기획했다. 여성 소비자들이 계속적인 소비를 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것이었다.

이에 중국 인터넷신문 커지쉰(科技訊)은 한국계 카페들의 실패 원인은 주타깃층을 잘 못 잡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한국계 카페들이 타겟으로 한 한류를 좋아하는 중국 여성 소비자들은 평소에 커피를 소비하는 고객층이 아니었기 때문에 이들의 소비는 1회성으로 끝나는 경우가 많다. 또 유행이 지난 한류 소품이나 인기가 시들해진 스타들의 입간판을 수시로 교체하지 않아 '유행에 뒤처졌다'는 이미지를 주고 있다는 것이다.

지금까지 중국에서 가장 성공한 커피 체인으로 꼽히는 세계 최대 체인 스타벅스는 이 점을 명확히 인지하고 주요 타깃층을 중국 커피 시장의 주요 소비층인 직장인 여성으로 설정했다. 스타벅스는 전문성·신속성을 강조하며 ‘도시 안 제2의 사무실’이라는 타이틀에 걸맞는 비즈니스 분위기를 조성해 1선 도시뿐만 아니라 2·3선 도시로 확장해나갔다.

5000개 점포를 이뤄 홍콩 증권시장에 상장하겠다는 포부를 가졌던 카페베네는 매장 확장은커녕 수십 억 원의 적자를 보고 있으며, 주커피 역시 브랜드의 중국 내 사업권을 중국 회사에 매각해 사실상 중국 사업에서 손을 뗀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차이나드림'을 꿈꾸며 중국 시장에 진출했던 대부분의 한국계 카페 체인들은 실적 부진에 시달리고 있지만 만카페만큼은 스타벅스의 아성을 위협할 정도의 성과를 거두고 있다.

만카페는 중국 시장의 속성을 잘 알고 있는 신자상 회장이 중국에 ‘편하게 노닥거릴 수 있는 공간’의 콘셉트로 차린 카페다. 만카페는 진동벨이 아닌 곰 인형을 제공하고, 주방에서 조리한 신선한 요리,소비자들이 편히 앉아서 기다리면 직원이 직접 음식을 가져다주는 서비스 등 다른 커피 체인점들과는 차별화를 둬서 치열한 중국 시장에서 살아남았다. 지난해까지 40개 도시에 150개가 넘는 매장을 보유하고 있으며 스타벅스의 대항마로 성장했다.

전문가들은 중국 시장을 진출하기에 앞서 중국 시장에 대한 파악과 현지화가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지난 4월 중국 둥관(東莞)에 성공적으로 1호점을 오픈해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는 국내 커피 프랜차이즈 업체 텀브커피 역시 이 점을 중요하다고 꼽았다.

텀브커피 관계자는 "시장에 진출할 때 로컬 브랜드뿐만 아니라 세계적인 브랜드들이 격전을 이루고 있는 중국 카페 시장에서 성공적으로 포지셔닝 하기 위해서는 시류에 맞게 빠르게 변하는 소비자 니즈를 충족시킬 수 있는 차별화 전략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다양한 메뉴 개발이나 최상의 고객 만족 서비스는 물론 단순한 음식점의 개념을 넘어서 젊은 층을 겨냥한 문화와 오락이 공존하는, 편하게 소통할 수 있는 공간 등의 전략을 세워야 한다는 것이다. 텀브커피는 국내 메뉴 라인을 기준으로 최대한 현지인들의 입맛에 맞게 최적화시키는데 가장 중점을 두고 메뉴 구성을 다각화했다고 밝혔다.

​중국 커피 프랜차이즈 산업은 매년 25%씩 성장세를 보이면서 커피가 경제성장·도시문명의 상징으로 떠오르고 있다. 중국에 만들어진 커피 문화는 젊은 세대들의 문화와 차 문화가 결합돼 자연스럽게 카페로 이어지고 있는 추세다. 자신만의 감성과 스타일이 담긴 카페 창업은 중국에서 가장 인기 있는 창업 아이템으로 꼽힌다.

현재 중국 커피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카페 유형은 크게 미국형, 비즈니스형, 한국형, 유럽형으로 구분할 수 있다. 그중 대표적인 미국형 카페는 빠른 회전율을 자랑하는 스타벅스다. 비즈니스형의 대표 주자로는 홍콩 브랜드인 퍼시픽 커피, 한국형으로는 도시 속의 제3의 휴식 공간으로의 카페를 지향하는 만카페가 꼽힌다. 유럽풍으로는 이탈리아식으로 내린 정통 원두커피를 파는 카페 파스쿠찌 등을 볼 수 있다.

이에 반해 스타벅스는 여전히 다양한 현지화 전략을 구사하며 중국 시장에서의 입지를 더욱 탄탄하게 다지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지난 주 실적발표를 통해 스타벅스가 지난 해 중국에서 500개 이상의 매장을 신설했다고 밝혔다. 하루에 한 곳 이상의 매장을 개장한 꼴이다.

스타벅스는 최근 합작 파트너인 유니프레지던트엔터프라이즈(UPEC)와 프레지던트체인스토어(PCSC)로부터 13억 달러(1조4600억원)에 이들의 보유지분 50%를 사들였다. 대신 UPEC와 PCSC는 스타벅스가 대만 조인트벤처에 보유 중인 지분 50%를 1억7500만 달러에 인수했다.

이로써 스타벅스는 대만을 내주는 대신 상하이(上海), 장쑤(江蘇), 저장(浙江) 등 지역의 매장 1300개에 대한 통제권을 완전히 확보했다. 스타벅스는 모든 점포를 직영체제로 전환하고 본격적인 매장 확대에 나섰다. 

스타벅스에게 중국은 매장 수가 가장 빠른 속도로 늘고 있는 해외시장이다. 특히 스타벅스가 이번에 지분을 대거 매입한 매장들이 위치한 화둥(華東) 지역은 스타벅스의 대중국 전략 거점적 역할을 하는 중요한 지역이다.

화둥 지역의 핵심 지역인 상하이에만 600개의 스타벅스 매장이 운영 중이며, 상하이는 현재 전 세계에서 스타벅스 매장 수가 가장 많은 도시로 꼽힌다. 중국 내 사업 통제권을 완전히 얻은 데다 대만 매장이 410개에 불과하다는 점을 고려하면 손해 보는 장사는 아니라는 게 업계의 평가다.

또 스타벅스는 중국 사업과 관련해 전면적으로 철수하겠다고 밝힌 티바나 사업과는 별개로 스타벅스 매장에서 팔던 기존의 차 제품을 그대로 판매할 뿐 아니라, 새로운 메뉴를 개발해 차 음료 라인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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