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위챗 아이폰 가치 갉아먹어"…애플 확장의 최대 난제로 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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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은숙 기자
입력 2017-07-31 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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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AP]


세계 최대 스마트폰 시장인 중국에서 애플이 고전하고 있는 가운데, 아이폰이 중국에서 부진한 이유 중 하나가 위챗(WeChat)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30일(이하 현지시간) 텐센트의 모바일 메신저 앱 위챗의 중국 모바일 사용자들의 필수앱으로 자리잡으면서 아이폰의 독자적 가치를 갉아먹고 있다고 지적했다. 

월 사용자가 10억명에 달하는 위챗은 중국인들의 생활 전반에 녹아들어있다. 메신지 기능 등 소셜미디어로 사용되는 것 이외에도 모바일 결제 수단, 택시와 버스 등 대중교통 이용 등 다양한 기능이 위챗을 통해 가능하다.

WSJ은 시장조사업체 퀘스트모바일을 조사 결과를 인용해 중국 스마트폰 사용자는 매월 모바일 앱 사용시간 중 35%를 위챗에 할애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최근 위챗은 사용자들이 클라우드 방식으로 앱을 쓸 수 있는 ‘미니 프로그램’ 기능까지 제공하면서, 앱을 기기에 내려받아 저장하지 않더라도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게 만들면서 더욱 많은 사용자들을 끌어들이고 있다. WSJ은 "중국 소비자가 굳이 비싼 아이폰을 살 이유가 또 하나 줄어든 셈이다"라고 강조했다. 

중국 스마트폰 사용자들이 위챗과 검색엔진 바이두, 알리바바그룹홀딩의 온라인 유통업체아 알리페이 등을 사용하는 상황이다. 다른 나라와는 달리 아이폰 생태계가 중국 소비자들에게는 100만원이 넘어가는 고가의 제품을 살만한 요인이 되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독립 애널리스트인 벤 톰슨은 WSJ의 인터뷰에서 위챗 때문에 중국에서는 아이폰 기존 이용자 가운데 새 스마트폰을 또 아이폰으로 선택하는 비율이 50%에 그친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같은 상황에서 아이폰의 중국 내 위상은 점차 하락하고 있다. 지난 26일 미국 CNBC는 시장조사업체 카날리스의 집계를 인용해 올해 2분기 중국 스마트폰 시장에서 애플의 점유율이 4위에서 5위로 추락했다고 전했다. 판매 1위는 화웨이가 차지했으며, 2위는 오포, 3위는 비보가 이름을 올렸다. 샤오미가 애플의 자리였던 4위까지 차지하면서 중국 업체들의 점유는 더욱 속도를 내고 있다. 

애플은 중국 시장 점유율을 높이기 위해 다각도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지난 30일 CNBC 등 외신은 애플이  중국 정부의 규제를 회피하기 위한 애플리케이션인 ‘가상사설망(VPN, vertual private network)’을 중국 앱스토어에서 삭제했다고 보도했다. 현지 정부 법규에 어긋나는 다른 앱도 삭제한 것으로 알려져, 애플이 중국 정부 비위 맞추기에 적극적으로 나선 것으로 보인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전문가들은 애플의 아이폰 출시 10주년 기념 모델의 성패도 결국은 중국 시장의 반응에 달려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무선 충전과 얼굴인식 등의 기능을 갖춘 것으로 알려진 새 모델은 올해 하반기 출시 예정이다.

한편, WSJ은 "위챗이 중국의 모바일 생태계를 장악한 상황에서 애플이 점유율을 높일 수 있는 출구는 디자인이 될 수 밖에 없다"면서 "아이폰은 지금처럼 2년에 한 번이 아닌 매년 새로운 디자인의 모델을 내놓게 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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