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초대석] 배우 배유람 "내 강점은 독립영화서 다진 연기력..제주 사계닮은 배우되고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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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윤정 기자
입력 2017-07-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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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인기리에 종영한 MBC 수목드라마 '군주-가면의 주인'에서 박무하 역을 열연한 배우 배유람이 서울 종로구 아주경제 본사에서 인터뷰 시간을 가졌다.[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배우 배유람은 특별하다.

잘생긴 얼굴도 아니고 못생긴 얼굴도 아니고 본인 자신도 인정하다시피 '어중간한' 얼굴이다. 그렇다고 큰 키에 근육질 몸매를 가진 것도 아니고 강렬한 인상도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디에 갖다 놓아도, 무슨 옷을 입혀도 어울리는 '무엇이나 될 수 있는' 배우다.

배유람을 처음 봤을 때 인상은 생각보다 잘생겼다. 하지만 주연을 맡을 정도로 잘생긴 조각미남은 아니다. 절친인 배우 안재홍과 배유람은 늘 "우린 좀 더 못생겼어야 했어"라고 말한다고 한다. 사실 조금 더 못생기거나 조금 더 잘생겼더라면 주연이든 기억에 남는 성격파 배우든 자리매김할 것 같은데, 뭔가 좀 아쉽다.

하지만 작품목록을 보면서 무릎을 쳤다. 드라마 프로듀사의 1박2일 조연출 PD로, 응답하라 1988에서 박보검의 바둑 매니저로, 그리고 원티드의 김아중 매니저로 출연한 그다. 분명 그 드라마들을 봤지만 '이 사람이 그 사람이었구나' 할 정도로 완벽하게 다른 이미지로 작품속에 자리잡아 있다.

얼마 전 한 배우와의 인터뷰에서 어떤 배우가 되고 싶냐고 질문하자 "나라는 이름 석 자보다 극 중 역할에 완벽히 녹아들어 그 역할로 기억되는 배우가 되고 싶다"고 대답했다. 배유람이야말로 그 역할 자체로 기억되는 배우다.

완벽히 극 중 역할로 변신할 수 있는 비결은 뭘까? 무엇보다 독립영화를 통해 탄탄히 쌓아 올린 연기력이 기반이 됐다.

배유람은 건국대 영화과 졸업을 앞두고 독립영화에 출연하기 시작했다. "제가 2기예요. 선배가 1기뿐이라 딱히 끌어줄 사람도 없어서 맨땅의 헤딩이었죠. 일단 나가서 부딪치자고 생각했고 빨리할 수 있는 게 독립영화였어요. 홍상수 감독님이 학교 교수님이셔서 뭣도 모르고 일단 찍었어요."

그에게 독립영화는 고향, 어머니의 양수 같은 곳이다. 그곳에서 시작했고 돌고 돌아 언젠가 다시 돌아갈 고향 같은 곳이다.

배유람은 스물세 살, 2009년 독립영화 '구경'으로 영화계에 발을 내밀었다. 이후 2011년 독립영화 '북촌방향'에서 영화계에 정식 데뷔했다. 이후 2013년 '끝까지 간다', '18:우리들의 성장 느와르', '마녀', '7 1/2', '하우스 메이트', '초아일기'와 2014년 '소셜포비아'까지 영화계에서 배우로 경력을 쌓았다. 비중이 적은 단역도 마다하지 않고 배우의 길을 걸었다.

독립영화에서 주로 활동을 해왔기 때문인지 독립영화 스타인 윤성호 감독('프로듀사' 1, 2회 연출)이 KBS 프로듀사 오디션을 제안하며 그를 불렀다. 이후 드라마와 인연을 맺고 오 나의 여신님, 처용2, 응답하라 1988, 굿바이 미스터 블랙 그리고 최근 종영한 MBC 군주-가면의 주인에 이르기까지 감초 역할로 톡톡히 극의 분위기를 이끌어 왔다.

배유람은 ‘군주’에서 세자 이선(유승호 분)의 충신 박무하로 분해 편수회와 맞서는 험난한 여정을 이어갔다. 특히 호소력 짙은 눈물 연기는 물론, 때로는 여인을 보고 한눈에 반하는 사랑꾼으로, 팔색조 매력을 선보였다. 이번 드라마 합류는 오디션을 통해서였다.

“제가 아직까진 독보적인 캐릭터를 가지고 있는 것도 아니고, 이름이 알려진 배우도 아니라서 계속 오디션을 보면서 작품을 해가고 있어요. 찬밥, 더운밥 가릴 처지가 아니죠. 좋은 오디션 기회가 와서 하고 운 좋게 하게 됐어요. 아직 절 모르셨던 분들에게 잘 알려가고 있는 중입니다.”

종영한 군주와 관련해 배유람은 “정신없이 달려온 7개월이었습니다. 제가 무하인지, 무하가 저인지 모를 정도로 촬영장에서 먹고 자고 살았습니다. 그렇게 달려온 ‘군주’라는 작품이 이제 끝난다고 하니 감회가 새롭습니다”라며 아쉬운 종영 소감을 전했다. 이어 "부모님들이 군주에 나올 때 좋아하셨어요. 아무래도 독립영화는 아는 사람들만 아니까요. 어른들은 드라마, 그것도 사극에 나와야 알아보시잖아요. 부모님들이 우리 아들 군주에 나온다고 자랑하고 다니셨다더라고요. 이제 자랑 거리가 떨어지셔서 어떡하죠?"라며 미소를 보였다.

극의 감초 역할이지만 늘 감초 역할만 맡는 것에 대한 불만은 없을까?

“평범하게 생기다 보니, 학교 다닐 때도 주인공 친구 역을 많이 했어요. 옆에 있음 부담스럽지 않은 얼굴이죠. 잘 생긴 친구 옆에 놔두면 위화감 들지 않는 인상이잖아요. 주인공 보다 잘 생긴 친구들은 오히려 어중간해서 역할 맡기가 더 힘들어요. 전 그것보단 나은 편이죠. 하하.”

이어 배유람은 "정직하게 살아오는 게 아쉬움은 없어요. 주연 욕심이 왜 없겠습니까. 하지만 주연 하고 싶다 한다고 해서 억지로 하는 것 아니잖아요. 차근차근 밟아 올라가다 보면 언젠가 기회가 생기지 않을까요?"라고 말한다.

최근 인기리에 종영한 MBC 수목드라마 '군주-가면의 주인'에서 박무하 역을 열연한 배우 배유람이 서울 종로구 아주경제 본사에서 인터뷰 시간을 가졌다.[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올여름엔 영화 ‘청년경찰’로 관객을 만날 예정이다.

“박서준, 강하늘과 경찰대학교 동기로 나와요. ‘군주’랑 비슷하게 임팩트 보다는 깨알 같은 장면들이 많아요. 깨를 마지막에 제대로 솔솔 뿌려야 모양새가 좋아지듯 제 역할 역시 그런 부분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또 그는 청년경찰에서 박서준, 강하늘씨가 고생하며 촬영한 것에 비해 공무원처럼 일찍 촬영장에 출근했다가 일찍 퇴근하는 게 미안하기도 하고 편하기도 했다고 촬영소감을 털어놨다.

"저는 액션신도 없었고 겨울에 찍었는데 훈련하는 씬 정도는 다 같이했지만 드문드문 있어서 현장가면 아침 일찍 불러서 찍고 공무원 퇴근하듯이 편하게 퇴근하고 왔어요. 이에 비해 하늘씨랑 서준씨는 늘 지쳐있더라고요. 특히 하늘이가 크게 다칠 뻔했어요. 공중에 매달려 있다가 떨어지는 장면이 있었는데 실제로 떨어질 뻔해서 가슴을 쓸어내렸죠. 즐겁게 촬영한 영화니 기대해주세요".

그는 앞으로 제주도의 사계절 같은 배우가 되고싶다는 소망을 밝혔다.

"제주도는 갈 때마다 사계절이 너무 좋더라고요. 봄 여름 가을 겨울 각각 다른 매력을 풍겨요. 저도 제주도의 사계절처럼 매번 다른 작품에서 색다른 매력을 보여줄 수 있는 배우가 되고 싶습니다".

또 그는 극에서 엄청난 변화를 맞는 역할도 해보고 싶다고 전했다. 독립영화에서는 사이코패스도 맡아봤지만 선한 인상 탓인지 아주 독하게 못된 캐릭터로 등장한 적이 없다.

"원티드의 김아중씨 매니저 역할에서 악한으로 나왔지만 원래 악한 역할이였지 극 속에서 변화를 겪은 인물은 아니잖아요. 어떤 변화를 계기로 완전히 성격이 달려져버리는 입체적인 인물을 맡아서 연기해보고 싶어요".

그는 존경하는 인물로 배우 송강호를 꼽았다. 배유람은 "송강호 선배님을 좋아해요. 영화 변호인에서 맡았던 그런 역할을 해보고 싶어요. 어떤 계기로 삶이 바뀌는 그런 역할이요. 주인공이냐 아니냐를 떠나서 극 안에서도 입체적인 변화도 많고 선이 됐든 악에서 선이 됐든 입체적이고 다양한 느낌을 주는 인물을 맡아서 연기해보고 싶습니다."

그는 프로 무대에서 7년을 넘게 배우로 살아가고 있지만, 늘 “신인의 자세로 연기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실제로 보면 ‘어려 보인다’는 말도 종종 듣고 있다며 성장하는 30대 초반 배우임을 각인시켰다.

“대중들이 절 본 건 7년 정도 됐어요. 비중 있는 주역 보다는 작은 역을 계속 하고 있어서 절 신인으로 생각하는 분들도 많아요. 물론 이쪽이 한 작품에서 주목을 받으면 신인상을 주기도 해요. 드라마에서 유부남 역할로 나오거나 ‘응팔’에서는 대학동기인 안재홍이 고등학생으로 나온 것과 달리 전 어른 역할로 나와서 같은 또래라고 하면 놀라기도 해요. 믿으실지 모르겠지만, 실제로 보면 드라마에서 보단 어려 보인다고 말씀하시는 분들도 계세요.”

배유람은 아직 인생 캐릭터를 만나지 못했다. 하지만 어떤 역할을 맡은 그 역할 자체로 스며들어 갈 수 있는 자신이 있다고 전했다.

"드라마 쪽에서는 지금까지 내 나이보다 좀 많은 역에 불려왔어요. 실제로 보신 분들이 어? 생각보다 젊네? 이렇게 말해주시는 경우가 많죠. 독립영화에서는 제 나이보다 어린 역도 소화했어요. 이 얼굴은 장점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죠. 한없이 안 좋게 보면 어중되게 볼 수도 있지만 어떻게 보면 어떤 역이든 할 수 있는 것이니까요. 어떤 역이든 대중에게 기억될 수 있는 좋은 배우가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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