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 칼럼] 여행은 복불복의 연속?..홀가분한 마음으로 여행의 즐거움을 맞이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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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기자단버터플라이즈 -
입력 2017-07-24 1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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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세이투어넷]

홀가분한 마음으로 여행의 즐거움을 맞이해야 한다.

언젠가 각자의 여행 이야기로 무르익던 저녁 모임에서였다. 10대 시절 꽤 오랜 시간 혼자 인도 여행을 하고 돌아 온 20대의 한 친구에게 필자는 질문을 던졌다.

"인도는 여자 혼자 가기에는 위험하다고 하던데 진짜야?" 그녀는 이 질문을 수없이 들어봤을 테고, 더구나 나이도 어렸기에 떠나기 전 주변의 만류도 심했으리라는 생각이 들었다.

낙타를 타고 유유히 돌아다니다 밤하늘을 수놓는 별들을 이불 삼아 잠든다는 자이살메르 사막 사진을 우연히 본 후부터 그랬던 거 같다.

낯선 풍경에서 느껴지는 특유의 이질감이 묘한 매력으로 다가왔던 인도는 오래전부터 막연히 로망을 품었던 여행지였다.

그녀는 대답했다. "사기꾼이 반이죠. 근데 순수하고 착한 사람들도 많아요. 사기꾼을 만나거나 만나지 않거나 둘 중 하나겠죠. 저는 여행하는 동안 너무 좋았어요." 나는 질문을 더 이상 이어가지 않았다.

회상해보면 필자 역시 비슷한 질문을 받은 적이 있다. 중국으로 여행을 간다고 했던 날부터 안전 걱정을 해주느라 내내 호들갑 떨던 친구를 기억한다.

뉴스, 영화, 인터넷 등에서 본 자극적인 소재들 때문이라고 말하면 대충 어떤 이유에서인지 짐작할 것이다. 현지에서 중국인 친구를 만날 거라고 하니, 사람이 더 위험한 법이라며 친구의 목소리는 한층 더 커졌다.

그 성화에 못 이겨 상해 푸동 공항에 도착하자마자 걱정하고 있을 친구에게 문자를 보냈다. 공항으로 마중 나온 중국인 친구와의 반가움이 가시기도 전에 함께 찍은 인증사진을 전송하기도 했다.

시내로 향하는 기차 안에서 중국인 친구에게 이 이야기를 했더니 "설마 내가 널 해코지 할까 봐?" 라며 헛웃음을 터뜨리며 한 동안 놀려댔다. 덧붙여 중국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에 대해 그에게 솔직하게 말했더니, 선입견과 편견 없이 자신의 나라를 바라봐주길 바란다고 답했다. 진심 어린 그의 말투에 괜한 미안함까지 들었다.

상해(上海)는 서울과 비슷했다. 위험하고 불편할 것 같은 중국 이미지와는 거리가 멀어 보이는 국제도시였다. 모두가 호의적인 건 아니지만 관광객들에게 익숙한 상해의 사람들은 이방인의 질문에 능숙하게 대답하기도, 중국어를 못하는 걸 알고 동작을 곁들여 한번 더 설명해주기도 했다.

젊은 사람들은 어디에서 왔는 지 먼저 말을 걸기도 했고, 사진을 찍어 달라는 요청에 흔쾌히 응해주기도 했다.

반면 상해에서 조금 떨어진 소주(苏州)의 분위기는 사뭇 달랐다. 터무니없이 비싼 가격을 부르는 택시기사와 실랑이를 하다가 1시간 가까이 기다려 택시를 탔고, 신호를 지키지 않는 오토바이들 사이로 긴장하며 길을 건너기가 일쑤였다. 이른 아침, 골목을 지나가던 중 닭을 잡는 상인의 모습을 보고 놀라서 눈도 안 마주치고 걸음을 재촉하기도 했다.

관광객이 많지 않은 조용한 도시 난징(南京)에 머무는 동안에는 그들의 일상 속으로 좀 더 가까이 다가갔다. 친구 집에서 지내며 근처 마트에서 장을 봐서 음식을 만들어 먹기도 하고, 더운 날씨에 실내 수영장을 찾기도 했다. 밤에는 조용한 동네 펍에서 맥주 한잔하며 여유로운 하루하루를 보냈다.
 

[사진=세이투어넷]

중국을 가기 전 상상하고 우려했던 것과는 달리 별 탈 없이 돌아왔다. 어느 곳을 가든 사람들이 사는 모습은 비슷했다. 물론 여행하는 동안 방심해서는 안되지만 홀로 인도여행을 했던 그녀의 말처럼 결국 어디를 가든지, 무엇을 하든지, 만족도는 복불복인 셈이다.

여행자가 로마나 바르셀로나 같은 관광지에서 집시들에게 소매치기를 당한다든지, 공항에서 경유해야 할 비행기가 연착된다든지, 여행 중 가방이나 여권을 잃어버린다든지 등 모든 불행한 일들이 발생할 여지는 운명의 복불복 게임과 같다.

인터넷상의 넘쳐나는 사례들과 정보, 후기들로 가보기도 전에 혼란스러울 때도 있지만 여행은 지극히 주관적인 경험이기에 직접 마주해보기 전까진 아무도 모르는 일이다.

여행하고 싶은 곳을 두고 망설이고 있나요? 어쩌면 본인이 얼마나 마음을 열고, 느끼고, 다가가느냐의 차이일 뿐, 앞선 걱정보다는 차라리 홀가분한 기대감과 설레임으로 맞이한다면 오히려 때로는 운 좋은 경험이 나타나게 된다.

/글=서세라 작가 #버터플라이 #청년기자단 #김정인의청년들 #지켄트북스 #청년작가그룹 #지켄트 #세이투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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