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절벽’ CMB, 세종시 케이블TV사업 물건너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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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두리 기자
입력 2017-07-25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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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요 평가항목 ‘재정 및 기술적 능력’에서 낙제점 불가피

  • 수익정체 현상 속 8VSB 비중 기형적으로 높아

 


세종특별자치시 최초 종합유선방송사업자(SO) 선정의 최종 결과가 코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야심차게 도전장을 내밀었던 CMB의 선정 가능성이 점점 희박해 지고 있다.

업계에서는 세종시의 지역성 구현과 사업 가능성 적합 여부를 따졌을 때, 최근 실적 저하 등으로 성장세가 멈춰선 CMB의 자격 요건이 현저히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만약 선정이 된다 하더라도 신사업 발굴이 가장 뒤처진 CMB에게 있어선 ‘독이 든 성배’가 된다는 냉정한 평가가 나온다.

2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세종시 지역의 종합유선방송사업 신규 사업자 선정 발표가 이르면 이번주에서 늦어도 다음달 초 안에 나온다.

미래창조과학부 관계자는 “방송통신위원회에 자료를 보내 사전동의 심사가 진행중”이라면서 “최종 의견을 수렴해 세종시 케이블TV사업자 선정을 마무리 지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세종시 지역은 출범 이전의 방송구역에 따라 세종시 일부 지역과 타 광역자치단체가 포함돼 종합유선방송사업을 운영해 왔다. 점유율은 티브로드 중부방송(77.4%), CMB충청방송(16.5%), HCN충북방송(6.1%) 순이다. 하지만 세종시에 특화된 지역채널이 없어 지역성 구현에 한계가 있다고 지적돼 왔다.

이에 미래부는 지난 5월 1일 세종시 지역의 종합유선방송사업 허가 신청 공고를 냈다. 참여 의사를 밝힌 곳은 기존 세종시에서 방송을 운영해 온 티브로드와 CMB 두 업체다.

미래부는 공평한 기회를 보장하고 경쟁력 있는 사업자를 선정하기 위해 사업자 수를 제한하지 않는 절대평가 방식으로 심사를 진행하고 있다. 다만 세종시의 규모를 볼 때 중복 투자 및 출혈경쟁 등을 고려해 단일 사업자가 맡아야 한다는 의견에 힘을 실어줄 것으로 보인다. 세종시의 인구는 약 25만1000명이며, 9만7000세대에 이른다.

미래부는 세종시 전 지역에 대한 방송사업 계획의 실현 가능성을 심사하고, 미디어산업 변화에 대응하는 서비스 혁신 전략, 유료방송 시장에서의 공정경쟁 방안 등을 중점적으로 평가한다. 기존 사업자가 방송 서비스 제공을 위해 전송망을 구축한 점을 고려해 납입자본금은 설정하지 않았다. 대신 투자·경영 계획, 방송망 확보계획 상의 신규 투자 자본금 규모의 적정성을 따진다.

허가기준 커트라인은 총 1000점 중 700점 이상을 충족해야 하며, 심사사항별 점수가 배점의 60%를 넘어서야 한다.

 

 


하지만 CMB가 이 기준 요건에 해당할지는 미지수다. 특히 심사 배점 중 가장 높은 점수(360점)에 해당하는 ‘재정 및 기술적 능력’에선 낙제점이 예상된다.

실제 CMB 충청방송의 현금 및 현금성자산의 경우, 2015년 33억7254만원에서 2016년 23억213만원으로 쪼그라들었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149억3989만원에서 141억7061만원으로 줄었고, 영업적자는 10억2495만원 14억920만원으로 늘어나는 등 재정 및 영업요건이 갈수록 하락하고 있다. 당기순손익 또한 7억9853만원 적자에서 12억5600만원 적자로 큰 폭으로 곤두박질 쳤다.

CMB의 디지털전환 등 신규 투자도 이미 업계에선 논란의 중심에 서있다.

CMB의 디지털전환 추진 전략은 사업자의 별도 투자비용 없이 단순 고화질 방송 시청만 가능한 8VSB 고객 위주가 대부분이다. 8VSB는 VOD 서비스를 비롯해 T커머스 등 양방향 서비스에 제한이 있다.

CMB를 제외한 복수종합케이블방송사업자(MSO)의 8VSB 비율이 1% 전후인데 반해, CMB는 무려 82.3%에 이른다. CMB가 셋톱박스 기술 개발 및 신사업 진출에 매우 소극적이라는 걸 알려주는 지표다.

세종시 배후 도시인 대전지역 대표 케이블 방송으로 성장한 CMB 입장에서는 이번 사업자 선정에 실패하면 타격이 불가피한 입장이다. 김태율 대표 체제속에서 지난 2014부터 단방향 디지털 전략을 고수해온 것이 오히려 부메랑으로 돌아올 위기에 놓인 형국이다. 하지만 뾰족한 돌파구가 없어 보인다.

전문가들은 케이블TV사업자들이 혁신적인 투자 없이 장기적인 미래를 내다볼 수 없다 진단한다.

유료방송업계 관계자는 “신규 수익모델 발굴을 위해 프리미엄 콘텐츠 활용은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라면서 “CMB가 세종시 최초 유료방송사업의 적임자라고는 보긴 힘들 것”이라고 꼬집었다.

CMB가 세종시 신규 사업자가 되더라도 오히려 독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업계에서는 CMB가 세종시 사업권 신청을 낼지조차도 반신반의했다”면서 “외부에서는 이 권역 가입자가 대부분인 티브로드가 될 확률이 높다고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재허가에 들어가는 항목중에 투자 계획이 큰 부분을 차지하는데, 이는 세종시의 셋톱박스 구축 및 디지털 전환률을 얼마나 높일지와도 결부된다”면서 “CMB가 가지고 있는 8VSB 가입자로는 한계가 분명하다. 신규 투자의 부담감이 만만치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또 다른 경쟁업체인 티브로드는 세종시 일부 지역에서 방송서비스를 해왔던 현대HCN의 방송설비 자산을 인수하기로 알려졌다. 또한 한국영상대와 산학협력을 맡는 등 지역 내 방송 관련 투자에 속도를 높이며 세종시 케이블 사업에 한 발 더 다가서고 있는 모양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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