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보스" '유치한 권위주의' 행보에 마크롱 지지율 '곤두박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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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세미 기자
입력 2017-07-24 14: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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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현지시간) 프랑스 이스트레 소재 공군 부대를 방문한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의 모습 [사진=EPA=연합]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에 대한 지지율이 곤두박질치고 있다. 자신이 '보스'임을 강조하고 외적 이미지를 강조하는 모습에서 ‘유치한 권위주의‘라는 비판까지 나온다. 

가디언과 도이체벨레 등 주요 외신들이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23일(현지시간) 공개된 Ifop의 최신 여론조사에서 마크롱을 지지한다고 응답한 비율은 54%로 전월 대비 10%포인트나 추락했다. 프랑스에서 집권 초 대통령에 대한 지지율이 이만큼 떨어진 것은 1995년 자크 시라크 대통령 이후 이번이 처음이다. Ifop는 국민들이 불만족의 이유로 “지나친 이미지 메이킹” “권위주의” 등을 지적했다고 전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취임 후 트럼프, 푸틴 등 주요 정상들과 잇따라 만나 할 말은 하는 강단을 보여주는가 하면 트럼프 대통령을 프랑스혁명 기념일에 초대하며 포용력을 보여주는 등 국제적 이미지를 쌓아올리는 데 주력했다. 그 결과 국제적 스포트라이트는 쏟아졌지만 그 사이 국내 여론은 식어가고 있었다.

최근 가장 큰 타격은 군 최고위 장성인 피에르 드빌리에 프랑스군 합참의장이 국방예산 삭감을 두고 마크롱 대통령과 대립하다가 사임한 일이었다고 외신들은 지적했다. 군은 프랑스에서 가장 존경받는 기관으로 꼽힌다.

드빌리에 합참의장은 정부가 올해 국방예산 8억5000만유로(약 1조1000억원) 삭감에 항의해 19일 전격 사임했다. 군 경력이 없는 마크롱 대통령은 군의 사기를 높이기 위해 하루 뒤 공군 부대를 방문했지만 연설에서 “나는 노력하고 있다. 내가 보스”라고 말하며 훈계하는 모습을 보였다. 또한 이날 마크롱 대통령이 군복을 차려입고 헬리콥터에서 핵잠수함으로 강하하는 모습을 찍은 사진이 공개되기도 했는데 일각에서는 강한 남성성을 강조하는 푸틴의 이미지 메이킹을 따라하느냐는 비판이 나오기도 했다. 파리정치대학의 뱅상 데스포르트 교수는 프랑스 르몽드지를 통해 마크롱 대통령의 “유치한 권위주의”를 지적하기도 했다.

마크롱 대통령이 국방예산을 삭감하게 된 데에는 공약으로 내세웠던 감세가 원인이었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약속했던 부유세, 법인세 등을 내리면서도 EU의 재정적자 규정을 맞추기 위해서는 재정지출 축소가 불가피했기 때문이다. 최신 연구에서는 소득 상위 10%가 가장 많은 혜택을 보는 부자감세라는 지적도 나왔다. 마크롱 정부는 재정악화를 이유로 감세 연기의 운을 띄워봤지만 즉각 반발이 감지되자 내년부터 즉각 실시될 것이라고 약속하며 뒤로 물러섰다.

프랑스의 재정 감축안과 노동 유연성 확대를 위한 노동법 개정안은 가을께 구체화될 것으로 보인다. 해고가 쉬워지고 경제 부진 속에서 불만이 높아진 저소득층에 대한 지원마저 깎일 가능성도 있다. 취임 두 달 동안 기성정치 파괴, 총선 압승, 스트롱맨 조련사로서의 능력을 과시하면서 승승장구하던 마크롱 대통령의 앞날이 순탄치 않을 것임을 예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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