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 여야 4당대표와 115분 오찬회동…국정 협조 요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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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진 기자
입력 2017-07-19 1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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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 대통령, "선거전 일 모두 잊자…큰 강 건넜으면 뗏목 버려야" "최저임금, 1년간 정착여부 본 뒤 추가인상 결정"

문재인 대통령이 19일 오전 청와대 상춘재에서 정당대표 초청 정상외교 성과설명회를 하기에 앞서 참석한 여야 4당 대표들과 상춘재 뒤뜰을 산책하고 있다. 바른정당 이혜훈 대표(왼쪽부터), 국민의당 박주선 비상대책위원장, 문 대통령,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 정의당 이정미 대표. [사진=연합뉴스]



주진 기자 =문재인 대통령은 19일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와 국민의당 박주선 비상대책위원장, 바른정당 이혜훈 대표, 정의당 이정미 대표를 청와대로 초청, 오찬 회동을 했다.

이날 오찬회동은 오전 11시35분부터 오후 1시30분까지 약 115분 간 진행됐다.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는 이날 회동에 참석하지 않고 충북 청주의 수해지역을 찾았다.

문 대통령은 상춘재 앞 뜰에서 여·야 대표들을 직접 영접했으며, 오찬에 앞서 여·야 대표들과 함께 상춘재 뒤뜰을 거닐며 담소를 나눴다.

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 경내 전통한옥인 상춘재에서 여야 4당 대표들과 오찬을 함께 하면서 한·미 정상회담 및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의 성과를 공유했다.

이날 회동은 국민의당 박주선 비상대책위원장, 바른정당 이혜훈 대표, 정의당 이정미 대표 등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선출된 야당 대표들과 처음 대면하는 자리라는 의미도 있다.

문 대통령은 야당 대표들과의 첫 만남에서 당선을 축하하는 한편, 일자리 창출을 위한 추가경정예산안과 정부조직법 개편안의 국회 통과 등 국정운영에 협조를 당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 대통령은 7월 임시국회의 핵심 쟁점인 추가경정예산 처리 문제를 놓고 여야 간 입장차를 좁히지 못하는 것과 관련해 "국회에서 다 수용하지 못한다고 하더라도 정부는 최선을 다해 국정운영에 보탬이 되도록 하겠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 대통령은 또 "추경을 좀 도와달라"며 "(국회 논의가) 99% 진전된 것 아니냐. 남은 1%를 채워줬으면 좋겠다"며 야권의 협조를 요청했다.

문 대통령은 공무원 증원 예산 80억원 배정을 놓고 자유한국당, 국민의당, 바른정당이 반대하는 것에 대해 "80억원 전액을 다 해줬으면 좋겠다"면서도 "국회가 그래도 해주는 만큼이라도 부탁한다"고 말했다.

이어 "일반 공무원 증원은 찬성하지 않는다"며 "이번 추경 계획은 민생과 안전 등 국민을 돌보는 데 꼭 필요한 공무원 증원 예산"이라고 호소했다.

박 비대위원장은 "대통령이 요구를 다 받아줄 수는 없겠지만 국회 요청을 수용한다는 것으로 받아들였다"며 "(회동 이후) 당 원내대표와 정책위의장에게 추경이 긍정적으로 타협될 수 있도록 요청했다"고 말했다.

이 대표도 "80억원 전액이 아니더라도 국회가 어느 정도 합의를 보면 받아들일 여지가 있다고 해석했다"고 밝혔다.
 

 문재인 대통령이 19일 오전 청와대 상춘재에서 정상외교 성과설명을 하기 위해 여야 4당 대표를 초청해 오찬간담회 하고 있다. 바른정당 이혜훈 대표(왼쪽부터),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 문 대통령, 국민의당 박주선 비상대책위원장, 정의당 이정미 대표. [사진=연합뉴스]



문 대통령은 정부의 대북 대화제의 등이 미국과 엇박자를 낳고 있다는 일부 지적에 대해 "북한 비핵화에 대해 '올바른 조건에서 대화가 가능하다'라고 미국과 합의했다"며 "정치와 인도적 부분을 구별해서 미국과 이야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정부가 제안한 남북 군사회담은 "적대행위를 금지하고 (현재 단절된 남북 간) 핫라인을 재개하자는 차원에서 제안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비핵화를 위한 대화는 올바른 여건 조성이 조건인데, 그것이 무엇인지는 구체적으로 합의하지 않았지만 그때그때의 상황 속에서 판단해야 할 문제라는 것에 인식을 같이 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와 별개로 인도주의적인 대화는 우리가 주도하는 것이며, 이 역시 비핵화에 도움이 되는 것으로 합의했다”고 덧붙였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과 관련해선, “재협상이 아니란 걸 한미 단독ㆍ확대 정상회담에서 여러 차례 대화를 나눴다”며 “한미 간 상품ㆍ서비스 교역에서 각각 흑자와 적자가 엇갈리지만, 전체적으로 균형이 맞다는 걸 분명히 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런 문제를 예상하고 이번 정부조직법 개편안에 통상교섭본부를 포함시켰다. 국회와 충분히 협의할 테니 너무 걱정하지 않으셔도 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자영업자와 중소기업 등에서 난색을 표하고 있는 최저임금 문제에 대해선 "연말까지 문제점을 계속 보완하겠다"며 "(최저임금과 비정규직 정책을) 1년간 (시행)한 뒤 속도 조절 여부를 결론 내겠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최저임금 (인상)은 총비용이 늘어난다는 우려를 하는데 지금 청년실업률이 최고조"라며 "2021년부터 (베이비붐 세대의 자녀세대인) 에코세대가 급격히 줄어드는데 그때부터는 부족한 노동력을 고민하게 된다. 이번 특단의 대처는 몇 년이 중요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비정규직 문제에 대해 "정부에서 할 수 있는 것은 민간에 인센티브를 준다든지 하는 것"이라며 "제도적인 것은 국회가 마련하고 보완하는 것이 좋겠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여·야·정 국정 상설협의체' 구성이 지연되는 것과 관련해 "일부 야당이 풀어줘야 한다. 그래야 정례적으로 자주 만나 소통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 비대위원장이 "최근 신고리 원전 5·6호기 중단 과정에서 나타났듯 초법적 정책 집행이 되지 않도록 협의체가 가동되게 해달라"고 요청하자 문 대통령은 "손뼉도 마주쳐야 하는 것처럼 선거 전 일은 다 잊고 새로 시작하자"고 답했다.

문 대통령은 그러면서 "과거처럼 여야가 주고받기로 타협하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세상을 만들기 위한 협치가 필요하다"며 "큰 강을 건넜으면 뗏목을 버려야 하지 않나"라고 강조했다.

박수현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회동 이후 서면 브리핑을 통해 “반부패관계기관협의회는 개별사건에 대한 감사나 수사가 아니라, 제도 개선을 하려는 것”이라며 “참여정부에서도 9차례 협의회를 열었는데 정치보복이나 사정에 활용된 사례를 보신 적 없으실 것”이라고 답했다.

이어 “그렇게 할 수도 없고 염려하지 않으셔도 된다. 정치에 악용하려는 기미가 보이면 언제든 지적해달라”고 당부했다.

또 원전 정책과 관련, “원전정책 밀어붙이기라 하는데 오히려 정반대”라며 “제 공약은 전면 중단이었지만 공론조사란 민주적 절차를 따르겠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문재인 대통령이 19일 청와대 상춘재에서 열린 정당대표 초청 정상외교 성과설명회에서 정의당 이정미 대표에게서 반려견 '토리'를 위한 강아지 용품을 선물받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날 오찬 회동에서 문 대통령과 여야 4당 대표들은 격의 없이 진솔한 대화를 나눴다는 평가를 내놨다.

평소 소탈한 행보를 보여줬던 문 대통령은 이날 회동에서도 여야 대표들과 오찬 장소인 상춘재에서 차담을 나누고, 뒷뜰을 산책하기도 하는 등 편안하게 분위기를 이끌었다.

문 대통령은 상춘재 앞 뜰에서 여·야 대표들을 기다리면서 차 테이블을 그늘 밑으로 직접 옮기는 세심함을 보여줬고, 여야 대표들도 한 사람씩 직접 영접했다. 문 대통령은 오찬에 앞서 ‘더위를 식히자’며 여·야 대표들과 함께 상춘재 뒤뜰을 거닐며 담소를 나눴다.

대표들이 상춘재 옆 연못 위에 줄이 처져 있는 것을 보고 "줄이 왜 설치됐습니까"라고 묻자 문 대통령은 "이게 없으면 왜가리가 연못의 잉어들을 공격해서 잡아먹는다고 한다"고 친절하게 설명해주기도 했다.

국민의당 박주선 비대위원장은 오찬 자리에서 "협치는 구호로 나오는 게 아니라 실제로 행동으로 해야 한다"며 "타협과 양보라는 단어의 의미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고 문 대통령에게 말을 건넸다.

바른정당 이혜훈 대표도 "상처를 많이 입은 국민이라 새 정부에 거는 기대와 바람이 매우 큰 것 같다"며 "대통령은 각 진영을 다 아우르는 국민의 대통령인 만큼 모든 목소리를 경청해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정의당 이정미 대표는 "언론이나 국회에서는 야 3당이라는 말을 즐겨 쓰는데 청와대에서 야 4당을 함께 할 수 있게 해주신 것에 대해 감사드린다"며 "촛불 개혁을 만들어 달라는 국민의 민심이 수용되는 길이라면 언제든지 협력해야 한다는 것이 정의당의 입장"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정의당 이 대표로부터 입양하기로 한 유기견 토리의 애견용품을 선물받자, 그 자리에서 함박 웃음을 터트리기도 했다.

이 대표는 "국민이 찡찡이를 안은 대통령 품을 마약 방석이라고 부른다고 하더라"면서 "대통령께서 마루, 찡찡이, 토리를 모두 한 품에 안으실 수 없을 것 같아서 토리 선물을 사 왔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방석 포장에 "반려견 토리를 위한 선물이다. 새로운 대한민국에서는 모든 생명이 존중받기를 바란다. 대통령께서 동물 복지를 위해서도 노력해 주실 것을 부탁드린다"는 내용의 메모를 붙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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